[생생경제] 터키 환율 폭락, 직구 생각할 때 아냐... 장기적으로 세계 경제 악화

[생생경제] 터키 환율 폭락, 직구 생각할 때 아냐... 장기적으로 세계 경제 악화

2018.08.13. 오후 4:30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생생경제] 터키 환율 폭락, 직구 생각할 때 아냐... 장기적으로 세계 경제 악화
AD
[생생인터뷰] 리라화 폭락, 터키 직구 생각할 때 아냐... 장기적으로 세계 경제 악화시킬 것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혜민 PD
■ 대담 : 이진우 GFM 투자연구소 소장

◇ 김혜민 PD(이하 김혜민)> 오늘 가장 뜨거운 경제뉴스를 제일 생생하게 전해드리는 시간입니다. 저희가 뜨거운 경제뉴스를 어떻게 선정하냐면요. 보통 실시간 검색에 오른 뉴스가 우리 청취자분들이 가장 관심 가지고 있는 뉴스라고 여기고 저희가 살펴보고 있습니다. 지금 실시간 검색 1위가 바로 터키 환율이고요. 이어서 터키 쇼핑, 터키 여행, 이런 것들이 뒤를 잇고 있습니다. 터키 리라화가 폭락하면서 직구족들이 쇼핑을 위해 터키 상황에 주목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한나라의 환율이 떨어진 의미가 어떻게 단지 쇼핑을 싸게 할 수 있는 것만 의미하겠습니까? 어떤 의미 가지고 있는지 GFM 투자연구소 이진우 소장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소장님?

◆ 이진우 GFM 투자연구소 소장(이하 이진우)> 네, 안녕하세요.

◇ 김혜민> GFM이 글로벌 파이낸셜 마켓이에요. 그러면 환율에 민감할 수밖에 없겠네요.

◆ 이진우> 네, 아무래도 환율이 국제 금융 시장에서 어떻게 보면 제일 중요한 변수죠. 그것이 금리, 경제 상황, 모든 것을 다 반영하는 굉장히 중요한 변수입니다.

◇ 김혜민> 네, 소장님이 이 환율 문제만큼은 전문가라고 제가 알고 있는데요. 오늘 쉽게 설명을 부탁드릴게요. 팩트체크 먼저 하죠. 리라화, 얼마나 폭락한 겁니까?

◆ 이진우> 네, 이렇게 말씀드릴게요. 작년 말 달러와 리라 환율, 1달러당 3.7886리라였습니다. 이게 지금 오늘 아시아 장에서 7.21리라까지 올라왔어요. 조금 느낌이 잘 안 오시죠. 환율이 90% 올랐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환율로 말씀드리면 작년 말에 1,000원 하던 환율이 1,900원 왔다고 보면 되는 거예요.

◇ 김혜민> 이건 굉장한 거잖아요. 도대체 터키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 이진우> 아마 우리 청취자 여러분께서도 터키 관련 뉴스 최근에 들으시기를 목사 한 명, 앤드류 브런슨이라는 목사가 2016년에 쿠데타를 도왔다는 혐의로 잡혀있는데요. 이 분을 풀어달라는 것을 듣지 않아서 지금 터키산 철강, 알루미늄, 관세를 때리고, 이런 이야기가 들렸는데요. 우리가 당장 상식으로 듣기에도 그것 가지고 싶죠? 지난 4월 초에는 에르도안 대통령하고 푸틴 대통령하고 터키 수도 앙카라에서 정상회담을 했는데요. 미사일 방어 체제, 방공 체제를 가지고 미국이 가지고 있는 페트리어트 체제를 가지는 것이 아니고 러시아의 S-400, 이것을 가지고 도입한다고 했고요. 즉 에르도안 대통령의 재집권 이후에 외교적으로 삐거덕거렸습니다. 미국이 보기에 터키가 마음에 안 들었던 거죠.

◇ 김혜민> 밉보였군요.

◆ 이진우> 네, 그리고 기본적으로 경상 수지 적자가 심각하고, 인플레이션이 15%대, 16%대, 이렇게 치솟는 나라. 언제든지 환율로 공격을 받을 수 있는 개연성이 있죠.

◇ 김혜민> 그러니까 터키가 경제적으로 지금 취약한 상황이고, 미국과 여러 가지 외교적인 문제, 또 터키 내 정치적인 문제 등으로 지금 리라화 가치가 폭락한 건데요. 리라화 가치가 떨어지니까 터키 환율이 오르는 거죠. 그러다 보니까 지금 터키로 여행을 가야 한다, 쇼핑을 가야 한다, 이런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거죠. 그 부분을 설명해주시겠어요?

◆ 이진우> 아까 피디님께서 실시간 검색어 중에 터키 쇼핑, 터키 여행이 올라왔다는 것에 대해서 제가 옆에서 들으면서 이걸 웃어야 하나, 울어야 하나 했습니다. 너무 나이브한 접근이에요. 터키 리라 통화 가치가 떨어졌단다. 터키가 지금 돈값이 많이 싸졌대, 터키 여행 가면 대박이야. 그러다가 우리가 같이 갈 수가 있습니다. 마치 97년에 IMF 외환위기 왔을 때 우리나라 환율 1,000원 정도 가던 게 2,000원도 가지 않았습니까? 주변국가들이 보고 그렇게 얘기했을 수 있겠네요? 일본 사람만 하더라도 이거 한 만 엔 들고 가면 5만 원 줄 것, 잘하면 10만 원, 20만 원으로 바뀌겠는데? 서울에 관광 갈까? 우리 기분 안 좋죠? 뿐만 아니고 지금 이것은 자칫하면 전 세계적으로 이머징 국가뿐만 아니라 터키를 빌미로 해서 시장이요. 오늘 주식 상황 보시면 아시잖아요. 그런 국면인데, 그런 거죠. 터키 통화 가치가 그만큼 떨어진 겁니다. 터키 통화가치가 떨어진 거니까 예를 들어서 우리가 터키 리라를 어느 정도 사는 데 필요한 돈이 환전함에 있어서 우리 원화가 훨씬 적게 드는 거죠. 그만큼 쇼핑에 유리하다, 터키 여행 상품 싸지겠다, 그 말은 맞습니다.

◇ 김혜민> 네, 우리가 외환위기를 겪어봤던 국가로서 그게 얼마나 국민들이 어렵고 힘든 시간을 보낸다는 것을 알잖아요. 그런데 지금 다른 나라가 이렇게 됐다고 해서 우리가 쇼핑갈 수 있겠다, 여행할 수 있겠다, 이건 예의는 아니지만요. 사실 관심을 갖게 되니까요.

◆ 이진우> 그런데 이왕 간다고 하면 지금 터키 가시는 게 도와주는 것이기도 하고, 경제적으로 합리적인 판단이기도 합니다.

◇ 김혜민> 그렇기는 하지만 말씀하신 것처럼 단지 그것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 경제와 국제적인 경제에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그 전에 터키가 어떻게 할까, 앞으로의 대응 방향이 궁금한데요. 지금 에르도안 대통령은 눈 하나 깜짝 안 하는 것 같아요.

◆ 이진우> 그렇죠. 눈 하나 깜짝 안 할 수밖에 없는 것이 저는 이렇게 봅니다. 특히 역사적으로 그런데요. 꼭 에르도안 대통령에 해당하는 것만 아니고, 우리가 독재 성향이 강했던 국가 지도자들, 역사적으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들에게 있어서 사후적으로 밝혀지는 것은 자신들의 조국과 자신의 피지배 대상인 국민들의 잘 사는 삶, 행복한 삶은 그다지 그들에게 중요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사람들에게는 자신의 권력과 자신의 입신양명이 더 중요하죠. 지금 중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시진핑 주석이 조금만 수그리는 모습을 미국한테 보여줬으면 싶죠. 그러면 미중 무역 전쟁도 이렇게 격화되기보다는 조금 실마리를 찾지 않을까 싶은데, 그랬을 경우에 중국이, 또 터키도 마찬가지. 국가적인 차원에서 길게 내다봤을 때 유리하다고 하더라도 현 집권 세력인 그쪽에서는 자기들의 권력이 약화되니까 좀처럼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거기도 또 사위가 재무장관이에요. 후진국에서 들을 수 있는 얘기들이 다 나오죠. 미국도 후진국이에요. 쿠슈너 사위가 실세 역할 하는 것을 보면요. 거기서 뭔가 대책이라고 나왔는데 시장에서 별로 통하지 않습니다.

◇ 김혜민> 그러니까 국민들이 피눈물 흘리는 내용보다는 정권이 자신의 정당성과 자신의 정권을 유지하는 데 더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 경제적 논리로 판단해서 행동하지는 않은 것이다, 터키가요.

◆ 이진우> 실제 규정을 그렇게 하고 있네요. 이것은 경제적인 문제가 아니고, 터키에 대한 공격이다.

◇ 김혜민> 그래서 지금 터키 대통령이 이런 얘기를 했어요. 우리는 새로운 시장으로 새로운 협력 관계로, 새로운 동맹을 얻으면 된다. 그러면 터키가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경제적 상황도 좋지 않고, 이런 폐쇄적인 정권인데, 새로운 무역 구조를 개척할 수 있을까요? 쉽지 않잖아요?

◆ 이진우> 쉽지 않은 얘기죠. 체면치레이기도 하고, 그렇게라도 얘기해야지 뭐 특별한 방법이 있겠습니까? 그래서 새로운 동맹? 나열한 게 러시아, 이란, 우크라이나, 이 정도인데요. 그래 가지고는 안 되죠. 적어도 EU, 유럽 연합 정도가 같이 동맹이라고 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러나저러나 EU는 미국 편을 안 들 수 없죠.

◇ 김혜민> 그렇죠. 이번에도 중국 손 안 잡고, 미국 손 결국은 잡았으니까요. 이제 남의 집 싸움이 동네 싸움, 또 국제적인 싸움으로 번진 게 문제에요. 그래서 일각에서는 터키 경제 위기가 글로벌 경제 위기 도미노의 시작이다, 이렇게까지 얘기하는데요. 이렇게 받아들일 수 있습니까?

◆ 이진우> 네, 그럴 개연성은 충분히 있습니다.

◇ 김혜민> 어떤 면에서요?

◆ 이진우> 우리가 2008년 금융 위기를 겪었을 때도 느꼈지만요. 이제 소위 말하는 세계화, 이런 식으로 전 세계가 유기적으로 엮여있다 보니까요. 한 군데, 한 국가, 한 지역의 문제가 거기서만 그치지 않죠. 여파가 일파만파로 퍼질 수가 있는데요. 우선 당장 이렇게 된다고 하면, 터키 같은 경우에 통화가치가 이 정도로 반 토막이 났다, 그 얘기는 지금 어쨌거나 파이낸셜 타임즈의 지난주 보도가 상당히 터키 외환시장을 흔들기도 했습니다만, 유럽의 은행들이 터키에 돈을 많이 빌려줘 놨고요. 터키 은행 자산의 40% 정도는 달러 차입금으로 이룬 자산이란 말이죠. 그렇다면 달러를 빌렸어요? 우리 한국과도 똑같은 구조입니다. 달러 빌려서 달러 가지고 원화 만들죠, 터키에서는 리라 만들죠. 그걸로 투자도 하고, 기업도 하고 하는데, 나중에 갚아야 합니다. 갚아야 하는데, 우리가 환율이 1,000원인데, 2,000원 갔을 때 갑자기 빚이 2배가 되는 거죠. 그만큼 어려워지는 건데 이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너무 많이 나가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한데요. 이른바 우리가 양적 완화라고 해서 미국, 일본, 영국, 할 것 없이 유럽까지 돈 푸는 것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우리가 10년까지 봤습니다. 돈 풀고, 금리 낮추다가 제로 금리, 마이너스 금리까지 갔다가 이것이 조금씩 오르기 시작해요. 즉 모든 것이 정상화되기 시작하고, 10년 동안 오르기만 했던 주식 시장과 부동산 가격, 전 세계적인 현상입니다. 이런 것들이 기업들은 돈 벌면 그걸로 투자하기 보다는 자사주 매입이라고 해서 자기네들 주식 사고요. 이렇게 보냈던 10년 이후에 이제 그것이 정상화로 돌고 있는 거예요. 금리는 오르기 시작합니다. 돈줄은 줄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된다면,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는 거죠. 이 생기는 문제가 여기저기서 터질 수 있는 와중에 미국도 사실 금리 정상화, 통화 정책 정상화라는 것이 어떤 여파를 몰고 올 것인지 굉장히 내부적으로 두려워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전쟁, 아니면 터키 경제가 무너지네, 이런 것들은 어떻게 보면 좋은 핑곗거리가 될 수도 있는 거죠. 그런 점에서 우리 청취자 여러분께서도 한 번 작금의 시장 상황, 그리고 국제 뉴스를 장식하는 흐름들을 한 번 살펴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 김혜민> 저는 요즘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에서 하는 것을 보면, 세계 경찰도 아니면서 본인들이 그렇게 이야기를 하죠. 미국이 세계 경찰 노릇을 한다고요. 그것뿐만 아니라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국내적인 문제들을 자꾸 눈을 밖으로 돌려서 혼란스럽게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거든요. 문제는 터키나 우리나라처럼 외화에 예민한 국가, 신흥 국가들이 문제란 말이에요. 어떤 나라가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거라고 생각하세요?

◆ 이진우> 아무래도 이런 상황이 오면 결국 빚의 문제입니다. 부채의 문제에요. GDP 대비 국가 부채 비율이라든지, 기업이나 국가나 할 것 없이 부채가 많은 쪽에서는 문제가 생길 수 있는데, 왜? 자기 돈 가지고 망하면 자기 돈 까먹으면 되는데요. 돈 빌린 것은 갚든지, 탕감받든지, 아니면 죽든지, 이 방법밖에 없는 거예요. 그런 상황에서 우리는 이번에 조금은 직격탄은 아닐 거예요. 우리가 받는다면 아마 유탄일 거예요. 그런 식으로 될 수 있겠으나 지금 증시 동향이 시사하는 바와 같이, 어쩌면 우리도 그런지 모릅니다. 우리 경제 자체가 많이 힘들어지고 있고, 우리 펀디멘털이 약화되는 와중에 우리가 자꾸 증시의 하락이나 환율이 오르면서 원화가 약세가 되는 흐름을 우리도 외국 변수 탓으로만 돌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것도 한 번 점검해볼 필요가 있는 거죠.

◇ 김혜민> 아까 미국 이야기하신 것처럼요. 신흥국들 이야기하면서 또 하나는 이제 무역이 주요한 국가들, 우리나라를 포함해서요.

◆ 이진우> 그것도 중요합니다.

◇ 김혜민> 이런 국가들, 이렇게 무역 전쟁, 자꾸 미국이 러시아 건드리고, 중국 건드리고, 터키 건드리고, 이란 건드리면 결국 우리 수출길만 깜깜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단 말이에요.

◆ 이진우> 충분히 생각할 수 있고, 상식적인 걱정입니다. 그럴 수밖에 없죠.

◇ 김혜민> 그러면 어떡해요?

◆ 이진우> 흔히 말해서 우리가 내수 시장 활성화하겠다? 중국이나 인도에 비교하면 인구가 그만큼 안 되니까요. 그다음에 두 번째 내수 시장 활성화하려면 국민들이 돈이 있어서 소비를 해야 하는데요.

◇ 김혜민> 우리 상황에서는 힘들죠.

◆ 이진우> 먹고 죽을 돈도 없다고 하시죠. 그런 상황이니까 우리는 어쨌거나 예나 지금이나 이른바 소규모 개방 경제, 이제 소규모라는 딱지는 뗄 만 합니다만, 바깥과 밀접하게 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지금은 조금 더 늘 그래왔듯이 바깥 동향, 해외 뉴스, 이렇게 면밀히 관찰해 나가셔야 합니다.

◇ 김혜민> 네, 계속해서 뉴스 보면서 우리나라 경제 상황도 함께 살펴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 터키발 금융 시장의 불안 이야기, GFM 투자 연구소 이진우 소장과 말씀 나눴습니다. 소장님, 고맙습니다.

◆ 이진우> 네, 감사합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