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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 댐 붕괴 전 이미 11cm 침하"...'늑장 대응'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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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 2018-07-26 12:03
앵커

SK건설이 공사를 맡은 라오스 댐이 사고 발생 나흘 전에 이미 11cm 정도 내려앉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즉각적인 조치를 안 해 '늑장 대응'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취재기자와 함께 더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강진원 기자!

5억 톤에 달하는 엄청난 양의 물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면서 현지시각으로 지난 24일 새벽 댐 하류 마을이 잠겼는데요.

그런데 이보다 나흘 앞서 댐에서 이상징후가 발견됐죠?

기자

SK건설과 함께 라오스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댐 사업에 참여한 한국서부발전이 어제(25일) 국회에 사고 경위를 보고했는데요.

여기에 그런 내용이 담겼습니다.

지난 24일 새벽 5억 톤에 달하는 물이 댐 하류 마을을 덮치기 전에 문제의 댐에서 침하 현상이 발생했다는 겁니다.

그동안 시공사인 SK건설의 해명에는 없었던 내용입니다.

김병숙 한국서부발전 사장의 말을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김병숙 / 한국서부발전 사장(어제) : 지난 7월 20일 금요일 세남노이 저수지 조성을 위해 축조한 보조댐 5개 중 하나가 지속적인 폭우로 약 11cm 침하 됐습니다.]

서부발전의 보고 내용을 다시 정리하면, 사고 나흘 전인 지난 20일 해당 댐은 폭우 속에 11cm 정도 내려앉았습니다.

하지만 당시 별다른 조치는 취해지지 않았습니다.

폭우로 댐이 침하 하는 경우가 있는 데다, 11cm는 허용 범위라는 게 이유였습니다.

그런데 이틀 뒤인 22일엔 댐 상단부 10곳으로 침하가 확대됐고, 다음날인 23일엔 결국 댐 윗부분이 1m 정도 내려앉았습니다.

이후 제대로 손쓸 틈도 없이 5억 톤에 달하는 엄청난 양의 물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왔습니다.

앵커

결국, 초기 대응을 제대로 안 해 사태를 키운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생길 수밖에 없는데요.

폭우로 넘쳐나는 물을 못 이겨 댐 일부분이 쓸려 내려가기 전에 미리 수위를 조절할 수는 없었나요?

기자

먼저 지도를 보시겠습니다.

이번에 사고가 난 건 세피안·세남노이댐 사업의 본댐 2개가 아닌 5개 보조댐 가운데 하나입니다.

흙과 자갈을 섞어 만들었는데, 본댐과 달리 수문이 없습니다.

언제든 물을 방류해 수위를 조절할 수 있는 구조는 아닌 건데, 역으로 그만큼 세심한 수량 관리가 필요하다는 얘기입니다.

물론 아예 물을 못 빼는 건 아닙니다.

문제의 댐은 본댐의 '비상 방류관'을 통해 수위를 낮출 수 있도록 설계돼 있습니다.

담수 능력 이상의 물이 유입돼 범람하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입니다.

그런데 비상 방류는 23일 새벽에야 이뤄졌습니다.

댐 상부 10곳에서 침하 현상이 나타난 이후 6시간이 지난 시점입니다.

비상 방류만 서둘렀더라도 보조댐의 수위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됐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일각에선 이번 사고가 댐 공기 단축과 관련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는데, 어떻습니까?

기자

SK건설은 지난 4월 세남노이댐을 조기에 완공하고 물을 채우는 작업, 즉 담수를 시작했습니다.

애초 계획보다 공사 기간을 4개월 정도 줄인 겁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공기 단축에 따른 부실시공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데요.

SK건설은 사실무근이라며 강하게 반박하고 있습니다.

조기에 완공된 건 이번에 사고가 난 보조댐이 아니라 본댐이며, 시운전과 전체 프로젝트 준공 일정은 바뀌지 않았다는 겁니다.

아직 구조작업이 진행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설계나 시공 등에 문제가 있었는지는 사태 수습 이후 라오스 당국 등의 조사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사업 파트너인 한국서부발전은 물론 라오스 현지 언론도 당국을 인용해 '붕괴'라는 표현을 쓰는데 SK는 그건 아니라는 입장이죠?

기자

SK건설은 '붕괴'가 아니라 폭우로 인한 '유실'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라오스 당국을 인용한 현지 언론은 물론, 댐 건설 이후 27년 동안 발전소 운영을 맡을 서부발전이 '붕괴'라는 표현을 쓴 것과 차이가 납니다.

이는 붕괴와 유실, 이 두 단어의 방점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붕괴는 댐 구조물의 설계와 시공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에, 유실은 폭우로 인한 자연재해라는 것에 무게가 실려 있습니다.

피해 보상 규모와 다른 사업 수주 등에 미치는 악영향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SK건설이 유독 '유실'을 강조하는 이유로 보입니다.

앵커

우리 정부도 이번 사안을 심각하게 보는 것 같은데,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긴급 구호대가 파견되죠?

기자

사고 소식이 알려진 지 하루 만인 어제 청와대가 관련 대책을 긴급 발표했습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지시를 내렸습니다.

외국에서 일어난 사고에 우리 정부가 이렇게 신속하게 움직이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입니다.

우리 기업이 직접 공사를 맡은 데다, 라오스 국민의 인명 피해가 워낙 크기 때문입니다.

자칫 양국 간 외교 관계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당장 오늘 긴급구조대 선발대가 현지로 떠났고, 곧 본진이 합류할 예정입니다.

구호물품 제공 등 다른 지원방안도 마련되고 있습니다.

SK도 그룹 차원에서 사태 수습에 나섰습니다.

사장이 직접 라오스 현지에 가 있는 SK건설의 직원 외에, 추가로 그룹 임직원 20여 명을 라오스에 급파했습니다.

생필품과 의약품 등 구호용품 지원도 적극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앵커

강진원 기자[jinwon@ytn.co.kr],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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