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백혈병 분쟁, 11년 만에 합의 서명

삼성전자 반도체 백혈병 분쟁, 11년 만에 합의 서명

2018.07.24. 오후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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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의 백혈병 집단 발병 사태가 10여 년 만에 해결점을 찾았습니다.

양측은 이르면 두 달 뒤 나올 중재안을 무조건 받아들이기로 하는 합의안에 서명했습니다.

김현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삼성전자와 반도체 사업장에서 일하던 딸을 백혈병으로 잃은 황상기 씨가 한자리에 앉았습니다.

양측은 백혈병 중재위원회가 내놓을 중재안을 무조건 수용한다는 합의안에 서명했습니다.

2007년 딸이 숨진 뒤 처음으로 백혈병 산재 가능성을 제기하며 싸워 온 황상기 씨는 끝내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황상기 / 반올림 대표 (고 황유미 씨 아버지) : 작업현장에서 화학약품에 의해서 병들고 죽어간 노동자를 10년이 넘도록 긴 시간 동안 해결하지 못한 것은 참으로 섭섭한 일입니다.]

[김선식 / 삼성전자 전무 : 완전한 해결만이 발병자와 그 가족들의 아픔을 위로하고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일이라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중재안은 이르면 두 달 뒤, 늦어도 10월 중에는 발표될 예정입니다.

중재 대상은 새로운 질병 보상 방안과 반올림 소속 피해자 보상안, 삼성전자 측의 사과와 반도체 작업 환경 개선 등을 통한 재발 방지 방안 등입니다.

중재위는 특히 이번 중재안이 직업병에 대한 새로운 이정표가 될 수 있도록 자문위를 구성해 사회적 논의 절차를 밟는다는 계획입니다.

[김지형 / 삼성전자 반도체 등 사업장에서의 백혈병 등 질환 발병과 관련한 문제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 위원장 : 전체적으로 산업안전보건 문제의 불확실성에서 비롯되는 직업병 발병의 위험에 실효적으로 대처하는 방향까지 (모색할 것입니다).]

삼성전자 백혈병 산재 인정 투쟁은 2007년 황유미 씨가 급성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나며 시작됐습니다.

당시로써는 생소한 투쟁이었지만, 비슷한 환자가 잇따르면서 피해 보상을 요청한 직원 수는 150명을 넘겼습니다.

대법원에서도 첨단기술 분야 직업병은 연구결과가 부족한 만큼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아도 부정할 수는 없으며, 사업주가 유해요소와 노출 정도를 구체적으로 특정할 수 없으면 근로자에게 유리한 간접사실로 고려한다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YTN 김현아[kimhaha@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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