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경제] 박삼구 회장 사과했지만... 아시아나 현직 승무원이 말하는 기내식 대란

[생생경제] 박삼구 회장 사과했지만... 아시아나 현직 승무원이 말하는 기내식 대란

2018.07.04. 오후 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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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경제] 박삼구 회장 사과했지만... 아시아나 현직 승무원이 말하는 기내식 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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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인터뷰] 박삼구 회장 사과했지만... 아시아나 현직 승무원이 말하는 기내식 대란

- 가장 화나는 것, 회사에서 어떤 대응지침도 내려오고 있지 않아... 아무도 책임지려 하지 않는 것
- 직원들도 언론 보도 통해 문제 파악하는 중
- 이미 예견된 일, 현장 근로자들이 여러 차례 문제 제기
- 기내식 담당자, 승진 인사 게시판에 공지, 사상 초유의 일이 일어난 상황 속에서 이런 인사 있었어야 했나
- 양심 있는 사람으로서 어떻게 승무원이 식사를 할 수 있겠나
- 제공된 식사 있어도 승무원들은 대부분 식사 안 해
- 장기화되면 기내식 공급뿐 아니라 현지식사공급 어려워져
- 회사에서 정확하게 사태에 대한 설명과 명확한 지침 내려주기를
- 승무원들이 맨몸으로 총알받이 하며 모두 힘들어하고 있어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혜민PD
■ 대담 : 아시아나 현직 승무원

◇ 김혜민PD(이하 김혜민)> 오늘 가장 뜨거운 경제뉴스를 제일 생생하게 전해드리는 시간입니다.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사태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가장 큰 불편은 말할 것도 없이 승객일 테고요. 그다음은 승객들을 상대하는 승무원들입니다. 아시아나 현직 승무원 전화로 잠시 연결해 지금 상황 어떤지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익명과 음성변조로 이루어진다는 점 청취자분들의 양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 아시아나 현직 승무원> 네, 안녕하세요.

◇ 김혜민> 현재 상황이 어떤지 가장 궁금합니다.

◆ 아시아나 현직 승무원> 네, 지금 3일, 4일째 들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현재는 장거리 위주로 식사가 실리고 있고, 중, 단거리 노선에는 식사가 대부분 없이 비행이 진행되고 있고요. 식사 부분에 대해서는 공항에서 식사쿠폰을 제공하고, 기내에서는 면세품 등을 살 수 있는 TCV를 손님들께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혜민> 네, 일단 장거리 위주로 식사가 제공되고 있고, 중, 단거리 노선에는 식사 없이 비행이 진행되고 있다, 그리고 식사 쿠폰 대신 면세품을 살 수 있는 쿠폰이 제공되고 있다고 상황을 설명해 주셨습니다. 승객들이 많이 불편해하죠? 어떤 컴플레인을 제일 많이 하던가요?

◆ 아시아나 현직 승무원> 우선 첫날, 둘째 날은 아비규한이었고요. 왜냐하면 그때는 식사가 아예 안 실린 것도 아니고, 실린 것도 아니고, 정말 모든 것이 엉망진창이었기 때문에요.

◇ 김혜민> 조금 자세히 말씀해주시겠어요? 그건 어떤 의미죠?

◆ 아시아나 현직 승무원> 첫째 날, 둘째 날은 전체적으로 식사가 안 실린다, 이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끊임없이 식사가 만들어져서 기내로 들여오는 과정에서 비행기 출발 시간은 계속 늦어졌고, 식사는 정상적으로 탑재되지 않아서 원래 한 가지의 식사만 실려야 한다고 하는 구간에 7가지, 8가지, 다른 종류의 식사가 실린 경우도 있었습니다. 기물 같은 것도 다 정상적으로 탑재되지 않았기 때문에 승객들에게 충분하게 공급할 수 없는 상황이었고요. 그 와중에 어떤 분은 드리고, 어떤 분은 안 드릴 수 없었고, 그 모든 상황은 비행기 문 닫은 이후에 승무원들이 다 처리를 하는 방법밖에는 없었기 때문에 첫째 날, 둘째 날 가장 승무원들이 힘들었던 것 같고요. 현재는 식사를 아예 제공하지 않는 편수를 늘리고, 장거리에 집중적으로 식사를 탑재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김혜민> 네, 첫째 날, 둘째 날은 정말 아비규한이었다고 표현을 하셨고, 이제 보도가 조금 되면서 승객들도 이 사태에 대해서 조금 더 깊게 알게 됐잖아요. 그러면 승객들 반응이 조금 다릅니까?

◆ 아시아나 현직 승무원> 네, 상식적으로 저희도 이해가 잘 안 되는 수준인데, 손님들 입장에서는 어떠셨겠어요? 첫째, 둘째 날이요. 하지면 이제 이런 과정들이 있었고, 상황들이 있었다는 것을 손님들이 알게 되신 다음부터는, 아직도 화를 내시는 승객분들도 계시기는 하지만 그래도 저희도 불쌍하게 바라봐주시는 분도 계시고, 힘을 주시는 분들도 계시고는 있습니다.

◇ 김혜민> 결국 이 모든 상황을 승무원들이 다 수습하고, 감당하고 계신데요. 직원들의 단체 톡이나 아니면 사내 게시판에도 많은 글들이 올라온다고 들었습니다. 승무원들, 어떤 이야기들 하고 계세요?

◆ 아시아나 현직 승무원> 우선 저희 쪽에서는 충분히 걱정하고, 우려했다는 것?

◇ 김혜민> 이미요?

◆ 아시아나 현직 승무원> 어떻게 보면 예견된 상황이었다는 것? 저희가 전 업체하고 6월까지 계약이었고, 7월부터 새로운 시스템이 도입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저희는 이제 끊임없이 이제 과연 정상적으로 아무런 불편 없이 시스템이 넘어갈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제시했지만, 회사에서는 우리가 충분히 시뮬레이션을 해봤고, 충분히 가능할 것이고, 처음이라서 조금의 버벅거림과 버퍼링은 있겠지만, 기내식을 생산하고, 조달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을 것이다, 그 정도로 계속 회사에서는 저희에게 교육을 시켰고요. 그렇게 이야기를 했거든요. 저희 입장에서는 이제 간단하지 않은 문제고, 현재 시스템과 바뀌는 부분들이 많기 때문에 그 담당 슈퍼바이저 분들하고 이야기가 이게 과연 가능할까요, 정말 너무 힘들 것 같은데, 비행기 이륙 시점 맞출 수 없을 것 같은데, 그렇게 했지만, 회사에서는 문제가 없다고 했고, 진행이 됐고, 결국 7월 1일부터는 이렇게 끔찍한 상황이 발생한 거죠.

◇ 김혜민> 저희 청취자분들은 내부 기내식이 어떻게 준비되고, 어떻게 제공되는지, 시스템을 잘 모르니까요. 지금 승무원님께서 예견됐다고 표현을 하셨어요. 어떤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을 하신 겁니까? 그 당시 현장 필드에 계신 승무원들이요.

◆ 아시아나 현직 승무원> 식사와 기물들이 한 회사를 통해서 그냥 케이터링 한 차에 탑재돼서 실려 왔었거든요. 기내에서 쓰는 기물이라고 하는 것은 기내에서 식사하는 것 이외에도 손님들에게 나눠드려야 하는 비상약품이나, 기내에서 저희가 사용하는 기물들, 그다음에 페이퍼타월, 휴지, 컵, 커피 서비스 하는 주전자 같은 팟, 그런 기물들이 따로 필요한데요. 그런 것들을 이번에 새로 시작하는 업체에서는 기물은 조달할 수가 없어서 그런 것들을 다른 방식으로 다시 전달한다고 들었어요.

◇ 김혜민> 그러니까 그전에는 한 회사에서 식사뿐만 아니라 필요한 용기들이나 많은 것들을 다 한꺼번에 탑재시켰는데, 이번에는 이제 회사가 다 달라졌다는 이야기죠?

◆ 아시아나 현직 승무원> 제가 알기로는 그렇습니다. 그래서 비행기 내에서는 합쳐져서 들어오는데, 그 안에서는 작업하시는 분들은 그게 따로 조달이 됐기 때문에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고, 분명히 엉킴이 있을 거고요. 그리고 기본적으로 기내식을 만드는 회사가 지금보다는 절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회사이기 때문에 버퍼링 없이 하루 만에 바꾸는 것은 가능하기 힘들다는 것이죠.

◇ 김혜민> 그러니까 하루 만이라는 것은 물론 회사에서 시뮬레이션을 했지만, 그렇지만 하루 만에 그 시스템들이 다양해지는 것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고 현장 근로자들은 이미 판단했고, 그 부분에 대한 우려를 하셨다는 거잖아요. 그렇다면 지금 이런 일이 일어나고 나서, 회사 측에서는 어떤 지침을 줬습니까?

◆ 아시아나 현직 승무원> 정말 저희도 너무 당황스럽지만, 단 한 건의 어떤 지침도 받지 못했습니다.

◇ 김혜민> 단 한 건도요?

◆ 아시아나 현직 승무원> 네.

◇ 김혜민> 지금까지요? 이렇게 사태가 심각해진 이 상황에서도요? 대응 매뉴얼도 없었습니까?

◆ 아시아나 현직 승무원> 네, 저희도 사실 언론 기사에서 접하는 정보들이 더 많고요. 저희 회사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서 보는 것이 전부라고 보시면 됩니다.

◇ 김혜민> 공식 홈페이지에서 저도 볼 수 있는 그 정도의 사과 내용과 대응 매뉴얼을 지금 승무원들도 그 정도 수준밖에 못 보고 있다는 말씀이시죠.

◆ 아시아나 현직 승무원> 네, 저희가 제일 화가 나는 부분이 그런 건데요. 지금 정말 회사의 비상상황에 대해서 가장 정확히 현 상황을 알고 있어야 하는 사람이 현장 직원들인데, 정작 저희 승무원들은 회사에서 어떠한 공지나 지침도 받지 못한 채 해당 일에 비행기에 가서, 아 오늘은 이거 안 실립니다, 못 드립니다, 못 합니다, 그렇게 비행하고 있습니다.

◇ 김혜민> 아, 고생이 참 많으실 텐데, 이 와중에 기내식 관련한 팀장이 승진했다는 소식이 들렸어요. 이거 정말입니까?

◆ 아시아나 현직 승무원> 우선 회사 인사 게시판에 그렇게 공지가 된 걸로 봐서는 사실이 맞는 것 같고요.

◇ 김혜민> 언제 그 공지가 게시됐습니까?

◆ 아시아나 현직 승무원> 정확한 게시 날짜는 저도 확인을 하지 못하였습니다.

◇ 김혜민> 사태 나기 전이에요? 이런 대란이 나기 전인가요?

◆ 아시아나 현직 승무원> 회사에서는 인사 결정이 된 것은 그 전이라고 얘기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김혜민> 그렇군요. 지금은 그 인사 결정을 바라보는 승무원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계십니까?

◆ 아시아나 현직 승무원> 전 승무원의 입장을 제가 대변할 수는 없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지금 케이터링으로 인해서 전 직원과 모든 아시아나를 이용하는 승객들이 이렇게 사상 초유의 불편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이렇게 했어야만 했나, 그런 생각이 들죠.

◇ 김혜민> 그렇겠죠. 승무원분들, 식사는 하세요? 비행 지금 하시면서요?

◆ 아시아나 현직 승무원> 불행인지, 다행인지, 제가 비행한 편에는 승무원 식사가 제대로 실렸습니다. 하지만 식사가 실렸다는 것보다 식사를 먹을 수 없는 환경이라고 해야 하나요? 저희는 그래도 양심이 있는 사람이고, 손님들은 모셔야 하는 승무원이라는 사람들이고, 저희 손님들께서 식사를 전혀 못 하고 계신 상황에서 사실 저희가 식사를 마음 편하게 할 수는 없습니다. 네, 실리기는 했지만, 손님들한테 보이는 것도 죄송하고, 저희 스스로도 잘 넘어가지 않고, 매니저님들도 되도록 그냥 보이지 않게 빨리 먹고 치우자고 해서 먹지 않고, 그냥 넣어버리는 승무원들도 꽤 많고요. 그런 상황입니다.

◇ 김혜민> 손님들은 식사를 못 하고 잇는데, 어떻게 저희가 밥을 먹을 수 있겠습니까, 라는 말씀이, 이게 바로 직업의식이고, 직업윤리인데, 그런데 이제 박삼구 회장은 출장길에, 그것도 중국이에요. 장거리도 아니고요. 기내식을 싣고, 정시에 출발했다고 알려져서 사람들이 더 분노했거든요. 물론 아시아나 측에서는 모든 비행기가 다 노밀은 아니었기 때문에 그 비행기에서는 기내식을 먹을 수 있었다, 이렇게 말은 하고 있습니다. 이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 아시아나 현직 승무원> 그것도 제가 직접 그 비행기에 탑승하지 않았던 승무원이라서 뭐라고 말씀드리기는 힘들지만, 지금 현재 상황을 봤을 때 회장님께서 내 비행기는 밥을 꼭 실어라, 이렇게 지시하지는 않으셨을 겁니다. 다만, 케이터링이 바뀐 첫날이었고, 위에 임원들이나 다른 분들 입장에서는 회장님께 우리가 케이터링 업체가 이렇게 바뀌었는데도 불구하고, 식사는 모두 정상적으로 잘 탑재가 되고 있고, 정시성 운항에는 문제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셨어야 하지 않았을까, 직원으로서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회장님이 탄 비행기에서는 조금 더 신경을 써서 다른 부분들은 채우지 못한 것들을 채웠을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혜민> 회사를 사랑하는 직원으로서, 또 승무원으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한 명의 직업인으로서 이번 사태가 어떻게 수습됐으면 좋겠는지 마지막으로 말씀 주시겠어요?

◆ 아시아나 현직 승무원> 네, 지금 2, 3일 안에 정상화된다고 했던 것이 점점 길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희가 가장 걱정하는 것은 지금의 이 사태가 장기적으로 될수록 현재 인천에서의 기내식 공급만이 아니라, 이제부터는 현지에서도 식사 공급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게 가장 걱정입니다. 보통 인천에서 기물을 실어가야 현지에서도 거기에 식사를 담아서 오는데, 그 기물이 며칠째 못 가고 있는 상황이니, 이제는 장기화되면서 점점 더 이 사태가 커질까 봐 그게 가장 걱정되고요. 그리고 회사에서는 저희 현장직들에게 지금 현장 상황을 가장 정확하게 이야기해 주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것에 대해서 단 한 번의 공지 없이, 단 한 번의 업무 지침 없이 매뉴얼 없이, 이 상황을 모두 저희 승무원들 맨몸으로 다 총알받이 시키는 것 같아서 저희는 너무 힘이 들고, 저희도 약간 놓아버리고 싶은 마음도 자꾸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직원들도 많이 동요하고 있고요. 하루빨리 현재의 상황을 정확히 알려 주시고, 규칙을 세워주시고, 저희에게 정확한 업무 지침 매뉴얼을 내려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김혜민> 회사에서 이 사태에 대해 정확하게 알려주고, 정확한 업무 지침을 달라고 하는 승무원의 이야기를 아시아나 항공이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인터뷰 고맙습니다.

◆ 아시아나 현직 승무원>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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