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경제] "주 52시간 근무, 서울신문 토요신문 폐간"

[생생경제] "주 52시간 근무, 서울신문 토요신문 폐간"

2018.06.18. 오후 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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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경제] "주 52시간 근무, 서울신문 토요신문 폐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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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인터뷰] "주 52시간 근무, 서울신문 토요신문 폐간"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혜민PD
■ 대담 : 강병철 서울신문 노조부위원장

◇ 김혜민PD(이하 김혜민)> 오늘 가장 뜨거운 경제뉴스를 제일 생생하게 전해드리는 시간입니다. 다음 달 주 52시간 근로 시행을 앞두고 있는데요. 300인 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주당 최대 노동시간을 52시간으로 제한하는 겁니다. 원칙적으로는 40시간 노동을 해야 하지만 부득이한 경우 최대 12시간 더 일할 수 있는 의미인데요. 이를 어기면 사용자는 형사처벌까지 받을 수 있다고 하네요. 단순히 근무시간만 줄어드는 게 아닙니다. 이에 따라 우리의 삶도 많이 바뀔 테고요. 또 잘 정착하기 위해 기업과 사회에서 바뀌어야 하는 부분들도 많이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서울신문이 다음 달부터 주5일만 신문을 발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신문 강병철 노조 부위원장과 관련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강병철 서울신문 노조부위원장(이하 강병철)> 네, 안녕하세요.

◇ 김혜민> 부위원장님도 기사이시죠?

◆ 강병철> 정치부 소속 기자입니다.

◇ 김혜민> 지금 주 5일만 신문만 발간하겠다고 한 이 결정을 어떻게 받아들이실지 궁금해요. PD 같은 경우에 자기 프로그램 제작을 하니까 비교적 근무 시간이 정해져 있어요. 취재를 나가거나 이러지 않으면요. 그런데 기자들은 특히 정치부 기자들은 근무시간 내에 모든 일을 할 수 없잖아요.

◆ 강병철> 그렇죠. 저희도 통상 근로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로 정해져 있는데요. 사실은 통상 근로시간 내에 모든 상황이 끝나지도 않고, 저희가 모든 일을 끝낼 수도 없는 그런 상황입니다. 그래서 뉴스가 발생하면 9시 이전이든, 오후 6시 이후든 언제라도 현장에 가 있어야 하고, 노트북 앞에 앉아야 하는, 그런 상황입니다.

◇ 김혜민> 그런 일의 환경에 있는 분인데, 처음에 이 52시간 이야기를 들으셨을 때, 어떤 생각이 먼저 드셨어요?

◆ 강병철> 저도 노조에서 일하고 있지만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정말 이게 가능할까, 52시간을 해서 우리가 신문을 과연 제대로 만들 수 있을까, 그런 고민을 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 김혜민> 그래서 서울신문이 다음 달부터죠. 토요일 자를 폐쇄하겠다, 고 결정을 하셨단 말이에요. 토요일에 신문을 발행하지 않는다는 것, 신문사에게 어떤 의미라고 해야 할까요?

◆ 강병철> 말하자면 이것은 시대의 요구, 그리고 변화를 위한 신문사의 고민이 낳은 자연스러운 결론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신문사에서 신문을 만들지 않는다는 것은 제조업체에서 제조품을 만들지 않는다는 것과 똑같죠. 그럼에도 저희가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된 것은 더 이상 주 6일 발행이 현실적으로 힘들고, 많은 분들이 그것을 원치도 않는 시대가 되었다 는 것을 고려한 점입니다. 지금 독자들이 언론에 요구하는 것이 지금처럼 신문 같은 형태로 매일 주 6일 발행하면서 뉴스를 생산, 유통하는 시스템이 과연 독자들이 원하는 것이냐, 그런 고민도 작용한 것이죠.

◇ 김혜민> 시대에 흐름에 맞는 신문사의 자구책이었다고 말씀해주셨어요. 그런데 서울신문에서 토요일 자를 없애는 대신에 여러 가지 다른 시도를 하신다고 들었어요.

◆ 강병철> 네, 토요일 자 발행을 안 하게 되면 사실 신문을 받아보는 독자 입장에서는 6일 봤던 걸 5일만 받아야 하니까 아무래도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죠. 전달되는 뉴스의 양도 확연히 줄어들게 되고요. 그 점 때문에 회사에서는 토요일 신문을 발행하지 않는 대신에 신문을 발행하는 월요일부터 금요일 자 신문을 일부분씩 지면을 늘리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섹션도 많이 고민해서 많이 만들고, 지금까지 제공하지 않았던 콘텐츠를 독자들에게 제공하자, 그럴 계획입니다.

◇ 김혜민> 보통 신문 토요일판은 기획 기사들이 많잖아요. 그러니까 그런 부분들은 평일 신문으로 소화하겠다, 이런 건데요. 말씀하신 것처럼 이게 시대의 따른 것이긴 하지만 종합 일간지 사상 첫 사례고요. 이렇게 결정하기까지 과정이 만만치 않았을 것 같아요. 먼저 이것을 누가 제안했나요? 노조 측에서 제안했나요?

◆ 강병철> 이게 단순히 노조에서 제안하고, 회사에서 받고 해서 내린 결정은 아닙니다. 저희도 상당 기간 고민하고, 내린 결론인데요. 토요일 자 폐지라는 게 이번에 주 52시간 노동제 시행과 관련해서 갑자기 생기게 된 그런 방법은 아니고요. 이미 한 10년이 넘은 것 같아요. 뉴미디어를 강조하고, 뉴스 소비 플랫폼이 점점 신문에서 PC, 인터넷, 모바일로 옮겨가는 추세가 계속되다 보니까요. 저희 내부적으로도 ‘온라인 퍼스트’라고 하는 전략을 꾸준히 고민했습니다. ‘온라인 퍼스트’ 전략을 실현하는 방법 중 하나가 토요일 자 폐지였죠. 그런데 이제 쉽게 결론을 못 내리고 있었는데요.

◇ 김혜민> 이게 용단하기가 쉽지 않죠.

◆ 강병철> 그렇죠. 신문사에서 신문 안 만든다는 결정을 사장이 내리기 정말 어려운 결정인데요. 그 결론을 못 내리고 있었는데, 이번에 주 52시간 노동제가 촉매제가 된 겁니다. 그래서 우리 노조에서도 요구를 했고요. 사측도 진지하게 검토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고, 또 말씀드렸던 이런 배경에서 시대의 흐름이다, 하는 인식을 노사가 공유하다 보니까 별 큰 마찰은 없이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됐습니다. 그리고 특히 노조에서는 최근에 아마 청취자분들도 많이 들으신 단어 같은데요. CVID.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노동시간 감축을 이루려면 근무시간을 조절하거나, 휴일 근무를 축소하거나, 금, 토, 일 근무를 일부 조정하는 방식으로는 52시간 확실한 노동시간 감축을 이루어 낼 수 없다, 그런 생각으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 김혜민> 그러니까 일의 구조를 바꿔주지 않고, 노동 시간을 단순히 줄이라고 하는 건 정말 눈 가리고 아웅인데, 일단 주 5일제라는 구조를 만든 거잖아요. 그러다 보면, 이것은 정말 실현 가능한 거죠. 그렇지만 이 안에서도 많은 이야기가 있었을 것 같아요. 특히 월급 부분은 어떻습니까? 똑같습니까?

◆ 강병철> 현재로서는 똑같습니다.

◇ 김혜민> 현재로서는 이라고 말씀하신 이유는요?

◆ 강병철> 아직 저희가 주 5일 발행을 결정하고, 공식화하기는 했지만, 저희가 주 52시간 노동제 관련된 협상이 이것으로 끝난 것은 아닙니다. 여러 가지 부수적인 협상도 있는데요. 일단 우리 노조에서는 이게 근무시간이 줄어들더라도, 신문을 덜 만들더라도, 노동자들의 실질적인 임금 감축이 있으면 안 된다, 하는 원칙으로 회사와 협상을 하고 있고요. 토요일 자를 안 만들다 보니까 주 5일 근무가 정착하게 되면 휴일 근무에 대해서 보상을 해주든, 대휴 수당 같은 것을 못 받게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 김혜민> 그래서 사실은 기자님들도 월급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기자님들도 월급에 예민한 상황인데, 제조업체나 일부 소득이 적은 분들의 경우에는 나는 일 더 하겠다, 차라리 돈을 더 달라,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들도 굉장히 많으세요. 그래서 참 이 부분을 사측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또 정부에서 보조해준다는 얘기도 있죠? 그런 여러 가지 제도가 있으니까 장기적인, 그렇지만 시대의 요구라는 것은 맞다, 그 대명제는 맞습니다. 그러면 이제 뭐 하실 거예요? 부위원장님, 이제 토요일에 신문 안 나오면요.

◆ 강병철> 저는 사실 노동자 전임 근무라서요. 정치부 소속으로 있지만 전임 근무라서 저는 철저하게 주 52시간 근무를 하고 있고요. 그래서 동료 기자들에게 이미 주 52시간 이하 근무하는 기자로서 말씀을 드린다면 주 52시간 근무, 정말 좋습니다. 월급을 좀 덜 받더라도 우리가 일상적으로 받는 스트레스, 훨씬 덜 받게 되고요. 우선 아기들과 엄청 친해집니다.

◇ 김혜민> 그게 중요하죠. 단순히 제가 앞서 말씀드렸지만, 노동 시간이 줄어든다는 게 그것만이 아니라 가치가 변하는 것 같아요.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돈보다 더 중요한 것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인 것 같습니다. 서울신문에서 토요일 자 폐지 소식을 제가 저의 SNS 친구 글에서 봤어요. 그분도 언론에 몸담고 있는 분인데, 모든 신문의 토요일 자에 대한 고민을 하면 어떻겠냐고 제안을 하더라고요. 서울신문뿐만 아니라요. 그 말의 근거는 아까 기자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과연 토요일 자 신문이 요즘 같은 세상에 효용성이 있느냐의 문제일 거예요. 아까 앞서 설명해주셨지만 어떻게 설명하세요? 다른 신문사들이 토요일 자에 대한 고민, 해야 할까요?

◆ 강병철> 그렇죠. 예로부터 생각해보면 신문이라고 하는 것은 새벽에 배달되면 아침에 읽고 하루를 시작하시거나, 지금은 그런 풍경이 많이 사라졌지만, 출근길에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신문을 보시고, 전날 뉴스를 정리하고, 하루를 시작하는 그런 매체였는데요. 사실 토요일 자는 그런 수요조차 사실 없습니다. 이미 2004년에 주 5일제 시행이 돼서, 제가 어느 정도 비율인지는 말씀 못 드리겠지만, 상당수 업장에서 토요일 업장에서 출근을 안 하시기 때문에 그 같은 기능을 예전처럼 할 수 없고요. 그리고 언론 매체로서 파급력이 아무래도 평일보다는 떨어진다는 것이죠. 이것은 저희 서울신문뿐 아니라 다른 매체에서도 더 많이 고민하셨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혜민> 그래서 지금 보도에 따르면 다른 신문도 국민일보 같은 경우는 발행 부수 현실화를 위한 방안을 모색 중이고요. 매일경제는 구독료 인상을 했고요. 한겨레신문도 지금 공정 및 콘텐츠 혁신 TF팀을 만들어서 고민해 보겠다고 했습니다. 결국 장기적으로 토요일 신문 발행이 없어지지 않을까, 이렇게 예상하는 전문가도 있고요. 변화하는 과정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하는데, 또 궁금한 것은 이런 것이에요. 주 5일제 신문을 만든다 해도요. 기자들 업무가 바뀌지 않잖아요. 이런 것에 대한 회사의 방침이 있었습니까? 기자들 소위 ‘뻗치기’라고 하죠. 근무시간 외에 면담자 만나고 하는 것, 그런 것은 어떻게 한다고 하던가요?

◆ 강병철> 뻗치기나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연장근로에 대해서는 사실 기존에도 야근 후에 다음 날 오후에 출근하는 방법으로 하고 있었는데, 대형 사건이 발생해서 야간에 뻗치기 했는데 그다음 날 오후가 평화로울 리가 전혀 없죠. 사실 그래서 불가능한 방법이었고요. 그래서 아직 검토 단계이기는 한데, 저희 서울신문에서 고민하는 방법은 대형 사건이 발생했을 때, 3개월 단위로 사안마다 상의를 통해 탄력근무제를 시행해서 일단 큰 사건은 저희가 모든 힘을 투자해서 마무리하고, 그다음에 기자들의 휴식권도 보장해주자, 이런 방법을 염두에 두고 회사와 협상하고 있습니다.

◇ 김혜민> 이제 계속해서 협상과 결단이 있겠네요. 아직 시작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이것과 관련해서 주변에 있는 사람들, 다른 신문사 다니는 동료들한테 반응 많이 들으셨을 것 같아요. 뭐라 그러던가요, 부러워하던가요?

◆ 강병철> 대부분은 부러워하는 것 같습니다. 저희가 주로 만나는 외부의 다른 기자들은 타 매체 언론 노조 관계자들을 주로 만나는데, 거기도 저희와 똑같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주 52시간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 고민하고 있는데, 저희가 선도적으로 토요일 자 발행을 안 한다, 이렇게 결정을 해버리니까 너무 부러워하고 계시죠. 그것만으로도 많은 부분이 해결되기 때문에요.

◇ 김혜민> 네, 그래서 오늘 저희도 주 52시간 근무와 관련해서 서울신문 사례를 소개해드렸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결단하고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고요. 또 노사가 이렇게 원만하게 합의했다는 것이 참 대단한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팁을 준다면 이요?

◆ 강병철> 글쎄요, 회사마다 사정이 다르기 때문에 그런 팁을 드릴 처지에 있는지는 모르겠는데요. 일단 기본적으로 서로 이해가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법이 왜 실행이 됐는지, 당장, 이 법이 정권이 바뀌고, 바로 아무 근거 없이 시행된 것이 아니라, 우리가 노동자들의 노동 시간을 줄여야 한다, 그리고 일과 가정의 균형을 중시해야 한다는 시대 흐름에 있다는 것을 노조는 물론이고, 사측도 잘 이해하고,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면서 접근하신다면 잘 해결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혜민> 오늘 몇 번이나 강조해주신 시대의 흐름, 그 시대의 흐름이라는 대명제를 노와 사가 함께 인정하고 대안을 찾아 나간다면 좋은 선례가 나올 것이고, 그렇다면 또 많은 기업들이 쫓아갈 테니까요. 그렇게 될 것 같습니다. 오늘 서울신문 강병철 노조 부위원장과 관련 인터뷰 나눴습니다. 고맙습니다.

◆ 강병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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