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엘리엇, 현대차에 선전포고..."개편안 반대"

美 엘리엇, 현대차에 선전포고..."개편안 반대"

2018.05.12. 오후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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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3년 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때 존재감을 드러냈던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이 이번엔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에 반대하고 나섰습니다.

자신들에게 불리하다는 게 이유인데, 대기업들이 자초한 일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최민기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엘리엇이 오는 29일로 예정된 현대모비스 주주총회에서 그룹 지배구조 개편안에 반대표를 던지겠다는 뜻을 재확인했습니다.

개편 방향이 자신들의 뜻과 맞지 않는다는 겁니다.

현대차그룹은 앞서 복잡한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기 위해 모비스의 핵심부문만 떼어내 이를 지배회사로 만드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엘리엇은 모비스를 지배회사로 둘 게 아니라 공식적인 지주회사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물론 엘리엇의 지분만으로는 이번 주총에서 열리는 분할 안건을 뒤집을 수는 없습니다.

열쇠는 48%가량의 지분을 가진 외국인 주주들이 쥐고 있습니다.

이들이 엘리엇에 힘을 실어주고, 10% 정도의 지분을 가진 국민연금까지 돌아서면 판도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엘리엇이 모비스와 글로비스의 합병 비율 형평성까지 문제 삼는 상황이어서 현대차그룹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엘리엇의 공세는 지난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때에도 비슷하게 불거졌습니다.

최근엔 합병 당시 정부가 부당하게 개입해 손해를 봤다며, 우리 정부를 상대로 7천억 원대 손해배상 소송까지 추진하고 있습니다.

해외 투기자본의 이런 반복된 행태는 대기업들이 자초한 측면도 적지 않다는 지적입니다.

총수 일가가 '적은 지분'으로도 그룹을 지배하는 취약한 구조가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주주들에게도 반대를 권고하며 엘리엇이 현대차그룹에 사실상 전면전을 선포한 상황.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그러나 이번 모비스 주총에서 지배구조 개편을 관철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YTN 최민기[choimk@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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