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경제] 오너가 빠뜨린 위기, 오너가 구해야! 한진그룹 총수일가에게 지금 필요한 건?

[생생경제] 오너가 빠뜨린 위기, 오너가 구해야! 한진그룹 총수일가에게 지금 필요한 건?

2018.04.25. 오후 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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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경제] 오너가 빠뜨린 위기, 오너가 구해야! 한진그룹 총수일가에게 지금 필요한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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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인터뷰] 오너가 빠뜨린 위기, 오너가 구해야! 한진그룹 총수일가에게 지금 필요한 건?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혜민PD
■ 대담 :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

◇ 김혜민PD(이하 김혜민)> 오늘 가장 뜨거운 경제뉴스를 제일 생생하게 전해드리는 시간입니다. 뜨거운 뉴스를 전해드리는 생생인터뷰인데 오늘도 뜨거운 소식은 대한항공 뉴스네요.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는 새로운 소식들 속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는데요. 대한항공이 정말 다시 날아오를 수 있을지 걱정이 될 정도 충격이 아주 큽니다. 기업 경영 성과 평가 회사죠. CEO스코어 박주근 대표와 관련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이하 박주근)>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혜민> 물벼락 갑질 이후부터 하루가 멀다 하고 나오는 한진그룹 일가의 갑질이 지금 한진그룹 관련 주가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궁금하거든요.

◆ 박주근> 지난 12일 문제가 발생했죠. 한진그룹은 상장사 4개 가지고 있습니다. 대한항공, 한진칼, 진에어, 한진 이렇게 네 개 가지고 있는데요. 사건이 터지고 약 사흘 동안 4천억 정도가 시가총액 증발했습니다.

◇ 김혜민> 4천억 원이요?

◆ 박주근> 네. 지금은 조금 회복했는데요. 어느 정도이냐면, 3년 전을 기억할 겁니다. 조현아 사장의 땅콩회항 때는 2천4백억 원 정도 증발했거든요. 사안은 그때보다 덜했는데 사실 그때보다 더 증폭해 약 4천억 원 정도 증발했습니다.

◇ 김혜민> 상습법으로 찍히면 형벌도 가중되고 지금 조현민 전무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대한항공의 여러 가지 전반적 문제가 터지고 있으니까 충격이 더 컸던 것 같은데요. 그런데 제가 궁금한 것은, 대한항공을 포함한 한진그룹의 지배구조 속에서 조 회장 일가가 차지하는 비율이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거든요.

◆ 박주근> 한진그룹의 지배구조 살펴봐야 하는데요. 한진그룹은 한진칼이라는 지주회사를 정점으로 한진칼이 대한항공, 진에어, 칼호텔네트워크, 한진 등의 계열사를 지휘하고 있는 지주회사 체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한진칼의 소유구조가 중요한데요. 한진칼은 조양호 회장이 17.8%, 장녀인 조현아 사장이 2.31%, 조원태 사장이 2.34%, 문제가 된 조현민 전무가 2.3%, 총수 일가가 약 25%의 지분, 한진칼의 지분을 가지고 있으면서 한진그룹 전체를 지배하고 있는 형태입니다.

◇ 김혜민> 이 정도 지분으로 이렇게 그룹 전체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게 의아하거든요.

◆ 박주근> 그렇죠. 많은 분들은 작은 지분, 전체 그룹에서 사실 시가총액을 따져보면 거의 2~3% 정도 지분을 가지고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것을 의아해 생각하시는데요. 옛날에는 한진그룹도 잘 아는 순환출자 고리를 가지고 지배했어요. 3년 전쯤 지주회사 체제로 바뀌면서 한진칼에만 지분을 들고 있는데, 한진칼의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서 공정위에서 조사하고 있는 일감 몰아주기라든지, 비상장사에 일감 몰아줘서 비상장사의 가치를 증폭시켜 그 비상장사를 대한항공이나 계열사가 비싼 값에 사들여 그 돈을 자녀에게 줘서 그 돈으로 지분을 획득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전형적인 소액 지분으로, 작은 돈으로 그룹을 지배할 수 있는 구조를 가지게 된 거죠.

◇ 김혜민> 산술적으로는 조 회장 일가가 3천6백억 원의 지분을 들고 3조2천억 원이 넘는 대한항공을 지배하는 꼴인데요. 말씀하신 대로 구조 가운데 지배할 수 있었다고 설명해주셨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한진그룹 관련 논란이 계속되면서 한진그룹이 어디까지 갈 것인가, 어디까지 무너질 것인가가 문제이거든요. 지금 기사에 보면 대한항공은 경쟁 회사인 아시아나에 브랜드 가치를 역전당했다는 기사도 나오는데요. 예상을 구체적으로 말할 순 없겠지만, 대표님이 보시기에 어느 정도 기업의 손해를 예상하십니까?

◆ 박주근> 어떻게 보면 물컵 한 잔을 엎질러 생긴 일인데, 던졌다거나, 말 그대로 사실 엎질러진 물이 된 상태입니다. 어머니 이명희 씨의 갑질 논란과 더불어 관세법 위반, 탈세 논란, 공정위에서 조사 중인 일감 몰아주기 등 그룹 총체적으로 문제가 됐는데요. 문제는 항공사의 업종 자체가 플랫폼 사업이에요. 대한항공의 경우 장거리 노선에 있어서는 사실 아시아나보다 압도적인 노선을 갖고 있기에 어떤 분들은 해외출장 다닐 때 대한항공 싫지만 어쩔 수 없이 타야 하는 상황도 생기는 경우가 있죠. 이미지 타격은 굉장한 거고요. 회복하기엔 오래 걸리겠지만 실제 불매할 수 있을 만큼 될 수 없다는 게 안타까운 거죠. 왜냐면 이미 대한항공이 전 세계적으로 노선을 많이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다고 아시아나 다른 그룹이 그 플랫폼을 가질 수 있지 않아서 매출액의 피해는 한계가 있을 것 같고요. 대한항공에 대한 이미지, 한진그룹에 대한 이미지의 실추는 회복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거나 어쩌면 회복 불능까지 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김혜민> 4천억짜리 물이었네요. 엎지른 물이요. 문제는, 이제 지금 주주들이 이 손해를 고스란히 짊어지고 있다는 건데요. 일반 주주들의 피해는 어떻게 보세요?

◆ 박주근> 소액 주주들은 사실 가장 큰 일이죠. 오너들이 저지른 일 때문에 가지고 있는 주식이 떨어지는 상황이기에 이 상황에서 가슴만 치고 있는 상황인데요. 외국의 경우 이렇게 소액주주가 특정 사건으로 많은 피해를 볼 경우 소액주주운동을 통해서 배상을 한다거나 소송에 들어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런데 현재 주주들은 어쩔 수 없이 피해를 보는 상황이죠. 최근에, 오늘도 뉴스가 떴지만 소액주주들이 일종의 반발 운동을 한다거나 소액주주운동을 시작하려는 것 같습니다.

◇ 김혜민> 그래서 한 법률 회사에서 소액주주들을 모아 대한항공 경영진을 교체하는 운동을 하겠다고 나섰는데요. 이게 가능할까요?

◆ 박주근> 상징적인 의미는 있는 것 같고요. 국내에도 소액주주 운동이 가능하고 권익을 지키기에 가능하다고 상징적인 의미는 있지만, 실제적으로 큰 효과는 미지수입니다. 대한항공의 지분 구조를 보면, 한진칼이 29.8% 정도 가지고 있으며 그 외 우호 지분이 33% 정도 들어와 있거든요. 국민연금 지분이 12% 가까이 됩니다. 그러면 소액주주가 다 합쳐도 몇 퍼센트 되지 않기 때문에 상징적 의미는 있지만 실질적으로 소액주주 운동, 소액주주가 경영권을 교체한다든지 이사를 교체할 수 있는 힘은 미약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일을 통해서 오너 일가, 대주주들이 경각심을 가지고 소액주주에 대한 권익이나 이익에 대해 반추하는 중요한 계기는 되는 것 같습니다.

◇ 김혜민> 어떻게 해야 합니까. 불매운동도 못하죠, 소액주주가 경영진을 교체할 수는 없고, 대주주가 움직여줘야겠네요. 국민들의 민심을 읽고요.

◆ 박주근> 그렇습니다. 사실 이러한 장치가 되어 있는 것이 사외이사제도라든지 경영진, 특히 오너 일가 경영진을 견제할 수 있는 게 몇 가지 되어 있긴 한데 이 또한 한진그룹이나 대한항공 측에서는 무용지물입니다. 왜냐면 사외이사들도 대부분 명단을 보면 권력기관 출신들, 회장과 밀접한 관계를 가진 사람들이 대부분 포진하고 있고요. 국민연금의 역할도 한계가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렇지만 소액주주나 기관투자자들이 지속적으로 견제할 필요가 있고 더더욱 국회에 계류되어 있는 상법 같은 게 개정된다면 좀 더 강력한 견제 기능을 할 것 같습니다.

◇ 김혜민> 생생인터뷰, 기업경영성과평가회사인 CEO스코어 박주근 대표와 관련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요. 다른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리스크에 대처하는 한진그룹 오너들의 태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조 회장 일가에서 직접 보인 행동은 조양호 회장의 공개 사과문입니다. 직접 기자회견을 한 것도 아니고요. 이것 보고 더 화나신 분들도 많았어요. 사태가 이 정도인데 이런 대처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박주근> 안타까운 사실인데요. 2015년 땅콩회항사건을 돌이켜보면, 그때 대한항공 측에서 3단계로 사과를 합니다. 첫 번째 일이 벌어졌을 때 사과문을 내놓는데, 사퇴하지 않고 오히려 승무원에게 책임을 돌린다든가, 진정성이 결여된 사과문을 합니다. 여론이 잦아들지 않으니 조현아 부사장이 일단 사퇴를 합니다. 보직은 유지한 채. 그래도 여론이 사그라지지 않으니까 결국 모든 직에서 사퇴하며 일이 마무리되는데요. 똑같은 일이 벌어졌는데 똑같이 하고 있다는 거죠. 즉 대한항공 측에서 보면 사과의 원칙이 있습니다. 내용이 중요하고, 더 중요한 건 진정성 있는 태도가 중요하고, 타이밍이 중요한데요. 그래서 CAT라고 하죠. 다 놓치게 됐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진정성인데, 직접 발표하지도 않고 서문으로 돌리고 사건 당사자는 나타나지도 않고. 누가 봐도 진정성이 전혀 없는, 그래서 아마 더 이러한 대한항공에 대한 여론이 더 들끓게 만든 것 같습니다.

◇ 김혜민> 3단계로 하고 있다, 사과문 발표, 당사자가 사퇴하는 것, 모든 직책에서 물러나겠다. 그리고 하나 더 있어요. 시간 지나면 다시 복귀하는 것. 지금 그것까지 갔는데요. 이번에도 이렇게 될까요? 이번에는 쉽지 않아 보이는데요. 어떻게 보세요?

◆ 박주근> 그렇습니다. 이번에도 물론 조현아 조현민 두 자매가 사퇴하는 것까지 발표했는데, 제가 볼 때는 이걸로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중요한 건 제도적 개선이죠. 다시 재발하지 않는 무언가를 분명히 보여줘야 하는데, 그러려면 오너 일가들이 경영권에서 어떻게 견제 장치를 만든다든지, 전문 경영인을 한다고 하지만, 또 현재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조원태 사장은 전혀 움직임도 없습니다. 중요한 건 이러한 사태가 재발되지 않는 견제 장치를 발표해야 하고요. 기업 측에서 오너 일가가 어떻게 이러한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것에 대해 장치들을 발표하고 확약해라, 이런 것을 생각해봅니다.

◇ 김혜민> 그렇다면 사실 갑질 논란이 비단 한진그룹의 이야기만은 아닙니다. CJ파워캐스트의 이재환 대표 비서 갑질도 만만치 않더라고요. 역대 사례 중에서 대처를 잘못해 리스크 대처를 잘못해서 리스크 해결을 못 했던 기업, 한진그룹이 반면교사 삼을 기업이 있을까요?

◆ 박주근> 사실 우리나라 대기업 재벌 오너 일가들은 대부분 대처를 제대로 못 한 것 같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한화그룹, 몇 번 재발했고요. 대림그룹, 중견 기업이지만 잘 아는 미스터피자, 대부분 오너 일가들이 지배하는 기업들은 계속해서 일이 반복되고 갑질이 반복됩니다. 그 이유는, 어느 권력이든 견제 장치가 없는 자체적으로 부패하게 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 대기업 재벌 오너 일가들은 견제 장치가 전혀 없습니다. 반복해서 일어나는 거죠. 반면 외국의 사례를 보면 미국의 경우 대부분 전문경영인과 오너가 분리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오너들의 문제가 개인의 일탈로 끝나고 경영진의 일탈은 경영진 일탈로 끝나서 기업이나 주주들의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죠. 오너 일가는 그 회사의 지분을 조금 더 많이 가진 사람일 뿐이라고 생각해야 하는데 동일시되다 보니까 오너 일가의 일탈이 피해가 퍼져가는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 김혜민> 그래서 오너 일가가 잘못되면 그 기업이 망가지고, 기업이 망가지면 한국경제가 망가진다고 생각하시는 국민들이 많으세요. 결국 우리나라 기업의 체질 변화를 요구하는 문제네요.

◆ 박주근> 네, 그렇습니다. 지배구조 개편이라든지 이런 모든 문제들이 경영과 소유구조의 분리, 투명성 확보가 앞으로 이러한 일이 재발되지 않는 또 하나의 방침이 되는 겁니다.

◇ 김혜민> 오늘 좋은 인터뷰 감사드립니다. 지금까지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였습니다.

◆ 박주근>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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