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경제] 단순실수? 짜고 치는 고스톱은 이제 스톱할 때!

[생생경제] 단순실수? 짜고 치는 고스톱은 이제 스톱할 때!

2018.04.09. 오후 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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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경제] 단순실수? 짜고 치는 고스톱은 이제 스톱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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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인터뷰] 단순실수? 짜고 치는 고스톱은 이제 스톱할 때!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혜민PD
■ 대담 :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

◇ 김혜민PD(이하 김혜민)> 정치인들이 관련된 비리 게이트가 터지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것이 ‘배달 사고’ 라는 단어죠. 사과박스 한가득 현금을 넣어서 유력 정치인에게 전달하는데 이걸 중간에서 누가 꿀꺽한 겁니다. 이 그림이 다른 곳도 아닌 주식시장에서, 그것도 국내 1위 증권사라고 주장하는 삼성증권에서 일어났습니다. 배달 사고가 아닌 배당 사고입니다. 삼성증권 우리사주 배당오류 사건인데요. 직원들에게 배당할 1,000원의 현금을 1,000주의 주식으로 준 황당한 사건, 자본시장연구원 황세운 자본시장실장과 자세히 좀 뜯어보겠습니다. 실장님, 어서 오세요.

◆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이하 황세운)> 네, 안녕하세요.

◇ 김혜민> 제가 뜯어본다고 표현했어요. 분노를 담아서 주제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단어에 대한 개념 정리부터 필요할 것 같아요. ‘우리사주’라는 게 뭔가요?

◆ 황세운> 근로자들이 우리사주 조합을 결성해서 자기 회사 주식을 매입해 보유하도록 하는 제도를 말합니다.

◇ 김혜민> 좋은 제도네요.

◆ 황세운> 임직원들이 주주로서 배당금에 참여하고 주가 상승하게 되면 회사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성과를 공유할 수 있는 장점이 있죠. 그렇기에 회사 업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회사의 성과 개선을 위해서 적극적으로 참여하라는 차원에서 만들어진 제도이고요. 기업 성장을 유도할 수 있다는 측면과 근로자의 재산 형성을 도울 수 있다는 부분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고 도입한 제도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김혜민> 우리사주, 언제 한 번씩 주는 건가요?

◆ 황세운> 우리사주는 사주조합을 결성하고 결성된 이후 종업원들에게 우리사주를 살 수 있는 기회들을 부여하거든요. 일반적으로 사주조합이 결성될 때 하곤 하고요. 꼭 정해진 건 없습니다. 따라서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 추가적으로 한 번씩. 회사를 운영하다 보면 계속해서 종업원들이 바뀌게 되잖아요. 종업원들이 바뀌면 또 한 번씩 기회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운영되죠.

◇ 김혜민> 기회를 지난 금요일에 한 번 주어진 건데요,

◆ 황세운> 지난 금요일엔 배당을 실시한 거고요.

◇ 김혜민> 그러면 배당을 실시할 때 배당금 입력하는 과정에서 1천 원을 입력해야 하는데 1천 주를 입력한 거예요. 그러면 한 주에 얼마인가요?

◆ 황세운> 목요일 종가 당시로 3만9천 원 정도였습니다. 3만9천 원 한 주에 1천 원씩 배당이 되어야 하는데, 1천 주가 되었으니까 3만9천 원짜리 1천 주가 지급된 거죠.

◇ 김혜민> 총액이 얼마가 들어간 거예요?

◆ 황세운> 원래 28억 원이 지급되어야 하는데 28억 주가 지급된 거거든요. 현금으로 환산해보면 122조가 되는 겁니다.

◇ 김혜민> 제가 조를 들어봤겠습니까, 억을 만져봤겠습니까. 그래서 헷갈리는데요. 기사에서는 신입 애널리스트가 저지른 실수라고 얘기하고 있어요. 증권에 대해 모르는 사람도, 이게 한 사람의 실수로 가능할까, 이 정도 규모의 사고가. 어떻게 보세요?

◆ 황세운> 일단 우리사주에 대한 배당 업무를 하다가 나타난 실수라고 보이고요. 배당업무라는 것이 사실상 그렇게 복잡한 업무는 아니거든요. 1천 원을 주기로 주주총회에서 결정됐다면 1주 당 1천 원씩만 지급해주면 되는 거니까 사실상 단순한, 간단한 업무인 거죠. 이 정도의 간단한 업무에서 실수가 발생할 거라고 예상하긴 사실 어려웠기 때문에 보통 한 사람이 간단하게 배당 액수를 입력하는 방식으로 여태 업무가 진행되어 왔고요. 이런 업무가 다른 금융권 영역에서 진행되는데, 지금까지 이런 사고가 발생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단 말이에요. 워낙 간단한 업무였기 때문에 사실상 이러한 실수가 발생할 거라고 예상하는 사람들은 아무도 없었고요. 공교롭게도 이런 실수가 발생하면서 엄청난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거죠.

◇ 김혜민> 그러면 실수로 보시는 거예요?

◆ 황세운> 실수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 김혜민> 말씀하신 것처럼 간단한 작업이고 단 한 번도 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음모론을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세요. 제가 판단하기에 물론 간단한 작업이긴 하지만 실수했을 때 이렇게 파급이 크다면, 그것을 막을 수 있는 시스템이나 서로가 서로를 더블체크하는 제도들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이런 생각이 상식선에서 들거든요.

◆ 황세운> 대부분 금융 회사에서는 내부 통제 시스템을 갖추게 됩니다. 금융 규제가 적용하는 바를 잘 준수할 수 있도록, 직원들 간 이상거래 내지 이상직무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만들기 위해서 내부 통제 시스템을 갖추고 있거든요. 많은 경우 이상거래 행위가 발견되었다면 사전적으로 스크리닝이 가능한 상황인데 이번 사안은 일반적인 상식 수준에서 생각하기 어려운 수준의 사고였단 말이에요. 기존 내부 통제 시스템이 이런 것들을 효과적으로 걸러내지 못했다는 문제점을 노출시켰습니다.

◇ 김혜민> 이번 사고를 통해 거를 수 있는 시스템이 생길 거라고 보이는데요. 화가 나는 건, 실수를 해서 했다고 해도 주식을 배당받은 직원들은 이게 실수라는 것을 알았을 것 아닙니까.

◆ 황세운> 그럴 가능성이 상당히 높죠.

◇ 김혜민> 그런데 16명이 주식을 시장에 내다 판 거예요.

◆ 황세운> 사실 이 부분이 증권업, 금융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굉장히 이해하기 힘든 부분입니다. 만약 이게 일반적인 증권사 직원이면 당연히 뭔가 착오가 있다고 내지 오류가 있다고 판단 내려야 정상적인 거고요. 설사 이런 주식을 한 번 팔아보고 싶다고 하더라도 지난주 금요일 매도가 행해졌단 말이에요. 금요일 매도가 행해졌으면 실질적으로 매도 대금이 계좌에 입금되는 것은 화요일에, 내일 계좌에 입금되거든요.

◇ 김혜민> 벌써 다 알려졌잖아요.

◆ 황세운> 그렇습니다. 따라서 정상적인 금융회사 직원이라면 이 구조를 모를 수 없는 거고요. 지금 매도해도 화요일에 돈이 들어온다는 사실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을 텐데 그렇다면 이러한 매도 행위가 사후적으로 다시 검증될 가능성이 거의 100%라고 봐야 할 거거든요. 이런 상황이 충분히 예상될 수 있었음에도 매도 주문을 했다는 것은 상식적인 수준에서 이해하기 어렵다고 볼 수 있죠.

◇ 김혜민> 이해하기 어려운 것을 이해할 수 있도록 말씀해주셔야죠. 왜 그랬을까요?

◆ 황세운> 여기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진상조사가 필요하지 않을까 보이고요. 상식이 있는 금융회사 직원이라면 이러한 매도 행위로부터 돈을 챙겨 나갈 가능성은 제로라는 사실을 분명히 이해하고 있을 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도 주문이 실행되었단 말이죠. 그러면 당연히 어떠한 이유로, 어떠한 원인으로 매도 행위가 이뤄졌는지에 대한 진상조사가 진행될 필요성이 있습니다.

◇ 김혜민> 개인의 일탈이라고 하기엔 16명이고요. 여러 과정상 될 수 없다는 것을 현실적으로 알고 있었을 텐데 과연 개인의 잘못된 판단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인가. 그 문제에 대한 점검과 조사가 필요할 것 같고요. 6624번 님, “삼성증권 사태에는 거대한 공매도 세력이 있음이 분명합니다. 잠깐의 엄청난 수익을 그들이 올렸거든요. 수사하고 위조 주식을 판 직원들, 모두 구속해야 합니다.” 공매도 이야기는 조금 뒤에 하도록 하고요. 16명이 잘못 배당된 주식을 잘못된 것을 알면서도 시장에 내놓았고, 매도가 많아지니까 주가가 10% 떨어졌단 말이에요. 이 피해는,

◆ 황세운> 상당하다고 볼 수 있겠죠. 이날 500만 주 정도 매도가 실제로 이뤄졌는데요. 많이 떨어질 때 11.6%까지 삼성증권의 주식이 떨어졌거든요. 물론 그 이후 삼성증권이 사태 수습에 나서면서 주가가 다시 반등해서 최종적으로는 3.6% 정도 하락한 상태에서 장이 마무리되긴 했습니다만, 그 과정에서 극심한 변동성이 나타났고요. 여기에 두려움을 느낀 일부 개인 투자자께서 주식을 팔았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평가해볼 수 있거든요. 이런 분들에 대해 어떠한 방식으로 구제책을 제시할 거냐. 물론 금융 당국에서 삼성증권에 대해 피해를 입은 개인투자자분들을 구제해줄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삼성증권에서도 적극적으로 피해자분들을 구제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고요. 어느 정도 수준에서, 차원에서 피해자들에 대한 구제 작업이 진행될 것인지 사후적으로 지켜볼 필요성이 있을 것 같고요. 개인투자자분들은 만약에 그러한 피해 구제와 관련된 부분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되시면 조금 더 구체적인 방법, 예를 들자면 집단소송이라든지 이런 것까지 활용하는 것을 고민해볼 수 있죠.

◇ 김혜민> 자본시장연구원 황세운 자본시장실장과 함께 삼성증권 잘못된 배당 문제 관련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요. 국민청원에서 삼성증권 시스템 규제와 함께 공매도 금지도 함께 청원했습니다. 공매도, 실시간 검색어에요. 공매도에 대해 쉽게 설명 부탁드릴게요.

◆ 황세운> 공매도는 현재 가지고 있지 않은 주식을 빌려서 매도한 후에 나중에 다시 매수해서 되갚는 방식으로 시세 차익을 얻는. 예를 들자면 특정 회사 주가가 떨어질 것 같다고 예상한 투자자가 있을 수 있잖아요. 떨어질 것 같으면 현재 상태에서 나는 주식이 없지만 다른 사람으로부터 주식을 빌려오게 됩니다. 빌려온 주식을 시장에 매도하죠. 그러고 나서 예상한 것처럼 진짜 주가가 떨어진다면 떨어진 주가에서 주식을 되사는 거죠. 그리고 빌려온 주식이기 때문에 더 낮은 가격의 주식을 되사서 상환하게 되면, 떨어진 가격만큼 시세차익을 남길 수 있는 거래 기법을 공매도라고 부릅니다.

◇ 김혜민> 시장을 교란시키는 거잖아요, 어쨌든. 그럴 의도는 아니지만.

◆ 황세운> 정상적인 거래 방식이라고 볼 수 있고요.

◇ 김혜민> 정상적인 거래 방식이라고요.

◆ 황세운> 공매도는 자본시장법에 의해서 우리나라는 차입공매도는 합법화되어 있습니다. 무차입공매도는 자본시장법에 의해 금지되어 있고요. 해외의 경우 살펴보면 대부분 선진 주식 시장에서 무차입공매도는 금지되어 있고요. 차입공매도는 거의 대부분의 국가에서 허용되고 있습니다.

◇ 김혜민> 그런데 국민청원에서는 이 공매도조차 금지시켜야 한다는 것 아닙니까?

◆ 황세운> 개인투자자 분들을 중심으로 해서 공매도에 대한 강력한 불만이 형성되어 있는 상황이고요. 사실 이전에 한미약품 사태라든지 유사 상황, 셀트리온과 관련된 상황에서 공매도가 시세 조작에 악용되었다고 불만이 제기되어왔거든요. 불만들이 계속해서 해소되지 않다 보니까 현재 상황에서 공매도에 대한 개인투자자분들의 불만이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고 볼 수 있고요. 삼성증권 사태에서 어떤 식으로든 공매도와 연관되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입니다. 그러다 보니 공매도를 차라리 폐지해달라는 청원들이 굉장히 많아지고 있는 거죠.

◇ 김혜민> 공매도가 불법은 아니지만 사실 공매도를 개인이 할 수는 없잖아요.

◆ 황세운> 개인들에게도 허용되어 있습니다. 개인투자자가 공매도를 실질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상당히 어렵습니다.

◇ 김혜민> 그러다 보니까 이러한 문제 피해가 생길 때 개인투자자들이 피해를 받으니 아예 이 부분에 대해 금지시켜달라는 건데요. 공매도가 말씀으로 듣기엔 그래도 필요하다는 입장이신가요?

◆ 황세운> 저는 개인적인 판단으로는 공매도에 관한 문제는 공매도를 폐지하는 방향으로 해결하는 것보다는 개인투자자들에게 공매도를 적극적으로 확대하는 방향으로 자유롭게 공매도를 이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적으로 뒷받침해주는 방향성으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 김혜민> 오히려 이런 일이 있다고 제도를 없애는 것보다는 제도를 보완할 수 있는,

◆ 황세운> 가장 중요한 부분은 개인투자자들이 공매도를 제대로 활용할 수 없게 되어 있는 시장 상황이 문제점이라고 인식이 되고요. 따라서 개인투자자들이 보다 자유롭게 쉽게 공매도를 활용할 수 있게 되면 기관투자자나 외국인투자자들과 동일선상에 설 수 있다는 의미이거든요. 이러한 방향으로 제도 개선이 이뤄질 필요성이 있다는 거죠.

◇ 김혜민> 제도 개선 필요성 강조해주셨는데요. 마지막으로 사기업이 실수했다고 치면, 한국거래소는 무엇을 했나, 이런 생각도 들거든요. 거래소 차원에서 실수, 문제를 걸러낼 수 있는 시스템이 없을까요?

◆ 황세운> 현재 상황에서 발생한 문제는 거래소 차원에서 접근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거래소는 얼마나 주식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질 수 있느냐, 효율성, 신뢰성을 확보해야 하는 건 맞습니다만, 이러한 종류의 사고는 사실상 거래소 단위에서 해결이 시도되는 것보다 증권사 단위에서 해결을 시도하는 것이 더 합리적인 방향성이라 생각하고요. 증권사의 내부 통제 시스템에 의해 문제가 발생했고, 증권사 계좌관리시스템에서 이러한 문제점들이 발생한 거거든요. 거래소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보다 증권사 차원에서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시스템을 갖춰나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 생각이 듭니다.

◇ 김혜민> 증권사 자체에서 해결하는 게 가장 쉽고 확실하겠죠. 투자자들이나 소비자들 입장에서 믿기 쉽지 않으니까 제도나 거래소라든지 정부의 도움을 받으려고 하는 건데요. 전문가분들에게 물어보고 소비자가 할 수 있는 일을 알아보는 것도 대안이 아닐까 싶습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과 말씀 나눴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황세운>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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