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경제] 동네 북 최저임금...임대료, 재료비에 밀려난 노동

[생생경제] 동네 북 최저임금...임대료, 재료비에 밀려난 노동

2018.01.10. 오후 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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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경제] 동네 북 최저임금...임대료, 재료비에 밀려난 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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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인터뷰]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우성PD
■ 대담 : 오상봉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 김우성PD(이하 김우성)> 두 번째 생생인터뷰입니다. 앞서 뉴스 말미에도 말씀드렸지만, 최저임금 갈등이 커지고 있습니다. 최저임금 말만 풀어놓고 보면 가장 낮은 수준의 임금, 기준입니다. 시급의 문제가 아니라 삶의 질과도 연결되어 있을 텐데요. 7,530원으로 합의되고 결정된 최저임금에 대한 후폭풍이 이어집니다. 연일 자영업자들의 고통, 인건비 부담, 폐업, 일자리 감소 등 이슈가 등장합니다. 구체적인 통계 자료나 실태는 안 나와 있는데 계속 이러한 얘기가 등장합니다. 최저임금 때문에 부담되어 문 닫는다, 알바 줄였다, 내보냈다는 얘기입니다. 자영업자와 알바, 최저임금 수준을 받는 근로자들, 노동자들의 싸움으로만 부각되는 것 같습니다. 정확한 이슈와 영향을 알아봐야 할 것 같고요. 그 상황에 대해서도 인지를 확대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오상봉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연결해서 관련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오상봉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이하 오상봉)> 네, 안녕하세요.

◇ 김우성> 뉴스에서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데요. 개별적인 인터뷰 사례를 근거로 들어서 최저임금 때문에 일자리 줄일 수밖에 없다, 자영업자들 고통이 너무 심하다고 거론되는데요. 이러한 이슈, 전반적으로 어떻게 보십니까?

◆ 오상봉> 사업자들 같은 경우 그렇게 인식하는 측면이 강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현상으로 보면 관련된 측면이 있는 것 같고요. 2007년부터 2014년도까지 서비스업 통계나 이런 것들을 보면 서비스업에 많이 있는 자영업자들,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들 인건 비중을 보면 대체로 20~25% 정도 되거든요. 그러면 전체 매출에서 나머지 80~75%는 다른 부분에서 발생하고 있기에 인건비 인상되는 부분이 전반적으로 자영업자들이 어려워지는 주요 요인이라고 주장하는 건 과장된 측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 김우성> 실제로 들어가는 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용은 20% 내외라고 하셨는데요. 이렇게 많은 분들이, 자영업자나 이런 분들이 반대하는 이유가 힘들어도 인건비가 올라도 장사가 잘 되는 상황이면 이렇게까지 얘기 안 하실 것 같은데요. 편의점이나 치킨, 통계자료를 보니까 자영업자가 7만6천 명 늘었다고 하거든요. 과포화된 상황도 부추기고 있다고 봐야 할까요? 어떻습니까.

◆ 오상봉> 그러한 측면이 있죠. 심지어 자영업자 개업하는 것을 제한해야 한다는 얘기까지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요. 그렇게까지 하기는 어려울 것 같고요. 지금 과포화되고 있긴 하지만 나름대로 사업을 할 만한 상황, 임금 노동 시장에서 어려움 때문에 자영업 쪽으로 넘어오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강제로 막긴 어려워 보이고요. 정부에서는 다른 방법을 써야 할 것 같아요.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서 생기는 여러 가지 문제들, 부담이 늘어나는 건 사실이지 않습니까. 이러한 부분을 줄이기 위한 여러 가지 방법이 필요할 거로 보이고요. 국내에서는 연구가 많지는 않지만, 해외 연구는 꽤 있거든요.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서 어떤 일들이 발생하는지. 고용감소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논쟁이 진행 중이지만, 전반적으로 보면 사업주들 이윤이 일부분 축소되는 부분이 있지만 소폭의 가격 인상이 있다는 건 거의 일반적으로 나오는 결과입니다. 그래서 최근 정부에서 가격 인상에 대해 강하게 규제하겠다고 말씀하시는 부분이 있는데 제가 받아들이긴 어려운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물론 담합이나 이런 것을 통해서 인상하는 건 당연히 규제해야겠지만, 정상적인 가격 인상 이런 것들은 그렇게 강력하게 규제할 일은 아닌 거로 보이고요. 또한 시간당 임금 인상 부분에 대해서 근로시간 축소로 일반적으로 대응하는 측면이 강해요. 해외 연구 결과도 일반적으로 그렇게 나오고요. 국내에서 자영업자들 인터뷰를 보면 전반적으로 고용 축소보다는 근로시간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겠다는 대답이 많습니다. 그다음 뒤에서도 더 이야기하겠지만, 프랜차이즈 많아졌는데요. 30만 개 이상, 작년 통계로도 30만 개 정도 나오고 실제로는 아마 그보다 더 많을 텐데요. 가맹본점에서 가져가는 몫도 상당하거든요. 소매업의 경우에도 가맹점과 비가맹점 사이 매출원가 비중이 10% 정도 차이가 나요. 비가맹점의 경우에는 매출원가 비중의 60% 정도밖에 안 되는데 가맹점의 경우에는 70%까지 올라갑니다.

◇ 김우성> 지금 오늘 문재인 대통령 기자회견에서도 이게 나왔거든요. 경비원 일자리 같은 부분이라든지 이러한 부분 부작용은 청와대가 직접 챙기겠다고까지 얘기했는데요. 많은 분들이 의구심을 갖고 계십니다. 임대료 오르거나 프랜차이즈 원가 오를 때보다 최저임금을 놓고 유독 반발이나 의견이 많아 보인다, 감정적인 부분보다 실상을 알아야겠다. 2015년 위원님께서도 관련 연구 보고서를 만들기도 하셨는데요. 최저임금의 여파, 실제로도 크다고 봐야 할까요?

◆ 오상봉> 어디에 미치는 영향인지에 대해서, 어디에 대한 여파인지 얘기를 해야 할 것 같은데요. 기본적으로 가구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은 거로 보입니다. 최저임금 받는 사람의 약 80% 정도가 가구주 내지 배우자거든요. 그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한 거로 보이고요. 사업주들에게 미치는 영향도 적은 상황은 아닌 거로 보이는데요. 문제는 전반적인 사회 인식이, 1차 분배를 하면서, 사업을 하면서 여기저기 돈이 나가지 않습니까. 분배 상황에서 인건비 지급하는 것을 가장 후순위로 생각하고 있는 인식이 아주 강한 것 같아요. 다른 나라의 경우 이렇게 심각한 정도는 아닌 거로 보이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다른 것을 다 주고 나서 임금을 주고 심지어 다른 것을 다 주고 모자라면 임금을 덜 줘도 된다는 인식까지 가지고 계시는 분들도 간혹 있는 것 같아요.

◇ 김우성> 모 대기업의 음식 프랜차이즈에서도 인건비 꺾기 부분이 큰 이슈가 될 정도였고요. 실제로 최저임금에 영향 받는 주요 가구 소득원들이 있기 때문에 영향을 많이 준다고 설명해주셨는데요. 대략적 숫자가 어느 정도 됩니까?

◆ 오상봉> 가구 숫자는 얘기하기가 어렵고요. 최저임금 영향을 받는 근로자 숫자는 통계마다 다르게 나옵니다. 전체 임금근로자의 10% 내외 정도가 지금 직접적으로 최저임금 영향을 받는 거로 보이고요. 그러니까 200만 명 정도는 적어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거로 보이고요. 그것의 50~100% 정도는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거로 보입니다.

◇ 김우성> 최저임금 위원회가 열리고 노사를 대변하는 위원들의 이야기, 결국 안 되어 조정위원으로 넘어가는 갈등 요소로 많이 비치고, 갈등이 있을 수밖에 없긴 할 텐데요. 1988년 400원이 최초의 최저임금이었더라고요. 그 뒤로도 두 자릿수 인상이 여러 번 있었는데, 요즘에 더 갈등적 요소로만 비치는 이유나 맥락이 있다고 봐야 할까요?

◆ 오상봉> 양쪽을 다 봐야 할 것 같은데요. 일단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압력이 그동안 계속 커진 측면이 있습니다. 저임금 증가되고 이러면서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압력이 커졌고 그게 사회운동화 되면서 지금 최저임금 1만 원 운동까지 나오게 된 거고요. 또 한 측면에는 IMF 이전만 해도 최저임금 인상률이 두 자릿수, 10% 초반 인상되는 게 부담이 되는 정도가 아니었어요. 왜냐면 임금인상률이 그 정도 됐거든요. 그런데 IMF 이후 전반적인 평균 임금 인상률은 낮아진 상황에서 최저임금 인상률은 옛날만큼은 아니지만 상당 수준 유지했고, 또 한 가지는 적용 대상이 2000년 11월 법 개정 되기 전까지는 소규모 사업자들이 빠져 있었어요. 그런데 그 이후 소규모 사업자들이 다 포함되면서 영세 사업자들이 들어오기 시작한 거죠. 그러면서 2000년대 초중반 넘어가면서부터 그쪽으로 압력이 심해진 측면이 있습니다.

◇ 김우성> 임금 노동 시장을 둘러싼 변화와 밀접하네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소득주도 성장에 대한 여러 가지 논의가 있습니다. 최저임금도 그 부분 중 하나일 텐데요. 앞으로 어떤 공론화가 되어야 발전적인 갈등, 논쟁으로 갈까요?

◆ 오상봉> 지금 저는 제일 중요한 게 1차 분배 쪽에 지금 충격이 갔기 때문에, 1차 분배라고 하면 2차 분배와 사회보장 시스템이나 이런 것을 통해서 정부가 나눠주는 게 아니고 시장 안에서 여러 가지 분배되는 것을 말씀드리는 건데요. 정부가 제도적으로 가지고 있는 최저임금제도 쪽에서 충격을 준 건데요. 여기에서 오는 충격을 분산시키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 같아요. 정부가 시장에 들어가서 플레이하거나 이런 건 당연히 안 되겠죠. 자본주의 시장하에서. 그렇지만 정부는 시장의 틀을 만들고 룰을 만드는 역할은 하지 않습니까. 자본시장을 얘기하지만, 자유방임시장은 있을 수가 없는 거거든요. 어느 나라나 정부에서 만들어진 틀 안에서 플레이를 하는 것이기에. 1차 분배 쪽에서 문제가 있다거나 불합리한 게 있는지 점검해보고 프랜차이즈 갑질 논란도 그런 측면이 있어 보이는데요. 그런 것들을 확인해보고 그쪽에서 룰을 바꾸거나 프레임을 바꿀 게 있는 건지 일차적으로 확인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지금의 효과는 단기적인 효과는 아니고 장기적으로 발생할 것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효과를 누그러뜨리기 위해서는 플레이하는 룰 자체를 바꿔놓아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 김우성> 앞서 임금에 대한 인식, 인식의 환경까지 말씀해주셨는데요. 틀을 짜는 일에 대한 요구, 여러 분야에서도 얘기가 되고 있는데요. 최저임금 논란에서도 역시 마찬가지로 중요한 부분인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드립니다.

◆ 오상봉> 네, 감사합니다.

◇ 김우성> 오상봉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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