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한미 기준금리 역전 앞두고 금리인상 단행

[취재N팩트] 한미 기준금리 역전 앞두고 금리인상 단행

2017.11.30. 오전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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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그럼 기준금리 인상의 배경과 앞으로의 금리 인상 속도 등에 대해 김원배 경제부 선임기자 연결해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한국은행이 이 시점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기자]
가장 큰 이유는 올해 경제성장률이 3.0%를 웃돌 것이 확실시되고 있고 내년에도 돌발 변수만 없다면 3%대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2% 후반대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기 때문에 3%대의 성장은 잠재성장률을 웃도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통상 금리 인상의 효과는 6개월 후에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는데요.

따라서 지금 기준금리를 올려야 내년 이후 예상되는 물가 급등을 억제할 수 있는 것입니다.

또 하나의 이유는 우리 시각으로 다음 달 14일 새벽에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유력시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인 연방기금 금리는 1.0%에서 1.25% 사이입니다.

미국은 기준금리를 우리나라처럼 고정시키지 않고 상단과 하단을 정해 그 범위 내에서 운용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 상단은 1.25%이고 하단은 1.0%인 것입니다.

한국은행이 이번에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고 다음 달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올릴 경우 미국의 기준금리가 우리나라의 기준금리보다 더 높은 이른바 기준금리 역전 현상이 발생하게 됩니다.

과거 기준금리 역전 현상이 발생했던 시기에 국내 금융시장에 들어와 있던 외국인 자금이 유출됐던 전례가 있습니다.

기준금리 역전에 따른 외국인 자금 유출에 북한발 리스크가 맞물릴 경우 국내 금융 시장에 불안감이 증폭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경고가 꾸준히 제기돼 왔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도 기준금리 역전 현상이 발생하는 것을 피하고 싶었을 것입니다.

더우기 다음 달에는 금융통화위원회가 예정돼 있지 않기 때문에 만약 한국은행이 오늘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고 미국이 다음 달에 기준금리를 올릴 경우 적어도 내년 1월까지 기준금리 역전 현상이 지속 됐을 것입니다.

따라서 한국은행이 한미 기준금리 역전 현상을 피하려면 오늘 열린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올릴 수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앵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임기가 내년 3월 말로 끝나는 점도 오늘 기준금리 인상의 한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죠?

[기자]
기준금리 결정 권한을 가지고 있는 금융통화위원회의 의장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인데요.

이주열 총재의 임기는 내년 3월 말까지입니다.

한국은행이 오늘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았다면 내년에나 되어야 올릴 수 있다는 뜻인데 내년 1월이 되면 이주열 총재의 임기가 석 달도 남지 않게 됩니다.

후임 총재의 국회 인사청문회 일정을 감안하면 2월이면 후임 총재 인선이 시작돼야 합니다.

따라서 내년 들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경우 퇴임이 임박한 이주열 총재가 경제의 흐름을 바꾸는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하는 것이 타당하냐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는 것입니다.

[앵커]
그런 앞으로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는 어떻게 예상되나요?

[기자]
한국은행이 6년 반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은 1회성 이벤트가 아닙니다.

통화정책의 방향이 긴축 쪽으로 선회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따라서 기준금리 인상은 이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기준금리 인상 속도는 결국 국내 경기 상황과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에 달려 있습니다.

물론 가장 중요한 변수는 국내 경기 상황일 것이고 그 다음 변수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될 것입니다.

국내 경기가 내년에도 3%를 웃도는 성장을 할 것이 확실시된다면 남는 변수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될 텐데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와 관련해 지난 9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연준 위원들은 내년에 기준금리가 세 차례 인상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다음 달 14일 새벽에 새로운 자료가 발표될 예정인데요. 만약 다음 달 자료에도 연준 위원들이 내년 기준금리 인상을 세 차례로 예측하고 있다면 한국은행이 심각한 고민에 빠질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역전 현상을 피하고자 한다면 내년에 세 차례 기준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내년 4월 1일 취임하는 새 한국은행 총재가 내년 4월부터 12월까지 9개월 동안 3번의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하는 것은 부담스럽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경제부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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