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경제] 셰어하우스, 삶을 나누는 새로운 가족 공간

[생생경제] 셰어하우스, 삶을 나누는 새로운 가족 공간

2017.11.24. 오후 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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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경제] 셰어하우스, 삶을 나누는 새로운 가족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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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의소리]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우성PD
■ 대담 : 김미란 경제캐스터

◇ 김우성PD(이하 김우성)> 따지고 보면 경제를 소리로 듣는 것도 좋은 공부이고 학습일 것 같습니다. 앞서 롱패딩 열풍, 교육이 필요하다고 얘기했는데요. 여러분들에게 무료로 교육해드리는 생생경제 ‘경제의 소리’ 시간입니다. 오늘도 김미란 경제캐스터 스튜디오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김미란 경제캐스터(이하 김미란)> 네, 안녕하세요.

◇ 김우성> 지난주 청년들을 위한 행복주택 임대 아파트에 대해 소개했는데요. 오늘은 어떤 이야기입니까?

◆ 김미란> 비슷한데요. 대학생들이나 사회 초년생들이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셰어하우스가 계속 늘어나는 추세인데요. 기숙사나 자취 경험하신 적 있다고 하셨죠. 셰어하우스는 경험하신 적 있으신가요?

◇ 김우성> 기숙사도 돈을 벌기 위해서 조교 일을 하기 때문에 혼자 썼고요. 자취도 역시 혼자 썼기에 집을 나눠서 쓴 적은 없어요. 셰어하우스가 영어인데요. 집을 나눠 쓴다는 건가요?

◆ 김미란> 셰어하우스는 주거비를 절감하면서 조금 더 넓고 좋은 쾌적한 공간을 공유하자는 건데요. 건축가 박현진 씨가 청년들을 위해 지은 ‘짱가 셰어하우스’를 찾아갔습니다.

◇ 김우성> 짱가, 이름이 발랄한데요. 어디에 있나요?

◆ 김미란> 짱가라는 이름은 ‘당신들은 짱입니다.’에서 ‘짱’과 집 가(家)를 써서 지은 이름인데요. 여기는 용산구 후암동 남산도서관 아래쪽 골목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5층짜리 노란색의 예쁘고 개성 있는 사옥인데요. 8년 동안 짓다가 만 버려진 건물을 건축가 박현진 씨가 인수해서 작년 겨울에 리모델링했습니다. 지난해 5월부터 입주를 시작했는데요. 청년들에게 저렴한 비용으로 보금자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 집은 건축가 시선으로 지은 특징이 있는데요. ‘온 건축 디자인’ 대표 박현진 씨를 만나봤습니다.

“건축가 하니까 낡은 것들을 다시 고쳐주는 걸 늘 해왔잖아요. 청년들의 주거가 굉장히 안 좋다는, 지옥고라는 단어를 쓰면서 다큐멘터리를 봤어요. 지하, 옥탑방, 고시원. 청년들의 주거 환경에 건축가들이 같이 좋은 공간을 나눌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사옥에 짱가 하우스를 마련했어요. 열악한 주거 환경은 결국 돈과 결부되니까 저렴한 생활비로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자고 결정해서 만들었습니다. 공간에 대해 실제로 살 때 불편한 건 화장실 쓰는 거잖아요. 화장실을 제일 많이 만들었어요. 5명 거주하는데 화장실 3개를 만들어서 두 사람 당 하나씩 쓸 수 있게, 그게 아마 다른 셰어하우스보다 좋은 장점일 거고요. 일반적인 아파트나 다세대는 거실이 굉장히 크거든요. 크기만 한 게 실제로 자주 사용되지 않아요. 그것을 적정한 크기로 만들었어요.”

◇ 김우성> 많이 와닿습니다. 지옥고. 지하, 옥탑방, 고시원. 저도 이 중에 한 곳에 살아봤습니다. 저는 옥탑방에 살아봤거든요. 옥탑방 관련 드라마도 있었잖아요. 멋있을 것 같다고 하는데 굉장히 덥고요.

◆ 김미란> 저는 로망이 있거든요.

◇ 김우성> 살아보면 힘듭니다. 지옥고라는 표현이 있었고요. 의미 있는 공간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는데요, 어떻습니까? 직접 가서 보셨을 텐데요.

◆ 김미란> 우선 채광이 좋습니다. 창문이 없는 고시원이나 원룸은 답답해서 머물기 힘든데요. 방마다 창문이 있어서 햇볕이 잘 들어와 밝고 쾌적하고요. 거실보다는 개인 공간에 비중을 더 둔 것이 특징입니다. 일층 남자 주거공간은 18평 두 개 2인실과 1인 1실로 방마다 욕실이 있습니다. 아침 출근할 때 가장 바쁘잖아요. 서로 부딪힘이 적도로 배려했는데요. 4층 여자 공간도 18평가량 1인 1실로 넉넉한 수납장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두 명이 공간을 여유 있게 이용하고 있는데요. 옥상에는 남산이 바로 보이고 매일 자연과 함께 산책할 수 있는 장점도 있습니다.

◇ 김우성> 눈에 그려지게 잘 설명해주셨는데요. 셰어하우스 비용에서 메리트가 있어야 하겠는데요?

◆ 김미란> 2인 1실의 경우 보증금이 60만 원에 월 임대료가 30만 원인데요. 1인 1실은 42만 원으로 보통 원룸 시세보다는 훨씬 저렴합니다. 저렴한 비용으로 좋은 공간을 이용할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이죠. 계약은 3개월에서 6개월 단위로 하고요. 입주자가 원하면 추가 비용 없이 계속 연장해서 살 수가 있습니다.

◇ 김우성> 1인 1실은 42만 원, 2인 1실은 보증금 60에 월 30만 원. 제가 살던 때보다 훨씬 싸네요. 청년들이 살 텐데, 입주자간 관계가 중요할 것 같아요.

◆ 김미란> 이곳은 대학가는 아니라 주로 사회초년생이나 지방에서 막 올라와 서울에 직장을 구한 친구들이 찾아온다고 하는데요. 같이 식사나 영화도 보고 자연스럽게 생일도 챙겨주면서 가족처럼 관계가 돈독해진다고 합니다. 3개월째 이곳에 살고 있는 이영현 학생은 서울에 와서 늘 외로웠는데 가족이 생겨서 좋다고 하는데요.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시죠.

“서울에서 1년 정도 자취를 한 번 경험했어요. 사실 집이 감옥 같았거든요. 깨끗할지언정 너무 좁은 거죠. 1천만 원에 50만 원이었거든요. 많은 사람을 들이기 위해 짓다 보니까 소위 말하는 원룸텔이라고. 그런 것을 셰어하우스 들어와서는 느낀 적이 없는 것 같아요. 불편한 건, 밥을 혼자 챙겨먹는 것에 대해서 힘들더라고요. 그런데 여기 있으니까 시켜먹거나 언니가 챙겨주시기도 하고 외롭지 않아서 너무 좋아요. 아직 거취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머문 기간을 정하고 들어올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메리트였던 것 같아요.”

◇ 김우성> 앞서 지금 셰어하우스 이름이 짱가라고 했는데요. 정말 집이 그리운 친구들에게 집 같은 역할을 해준다는 생각도 드네요. 다른 이점도 있나요?

◆ 김미란> 다른 제2의 가족처럼 멤버 간 관계가 좋으면 집처럼 안정감을 느끼고 행복하다고 합니다. 다양한 분야 친구들을 만나고 서로의 다양함을 나누면서 창의력이나 인사이트가 발현되는 이점들이 있다고 합니다.

◇ 김우성> 서로 간 긍정적 영향을 주는 것만큼 큰 이익이 없습니다. 젊은 친구들이 살다보면 청소, 집 관리에 충돌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 김미란> 공동으로 생활하는 만큼 공간에 대한 수칙을 알려주고요. 그 다음부터는 서로가 스스로 알아서 할 수 있게 하는데요. 3층에 건축사무소가 같이 있어서 청소나 관리 부분에서 한 번 더 신경 쓰고 있다고 합니다.

◇ 김우성> 듣기만 하면 참 좋기만 한 공간인데, 어려운 점은 없나요?

◆ 김미란> 대부분의 셰어하우스가 집주인에게 통째로 집을 빌린 후 리모델링해서 다시 재임대하는 방식인데요. 임대료와 운영 때문에 1인 4실, 8실까지 포화상태로 가는 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이렇게 되면 사는 게 힘들고 불편해지는데요. 관리자 입장에서는 유지와 관리 때문에 더 많은 인원을 받게 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좋은 공간을 서로 나눠 이용하자는 셰어하우스의 원래 의미를 생각하면 운영자의 마인드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김우성> 이렇게 사실 셰어하우스에 대한 이점을 말씀드리고 있지만, 또 무리하게 많이 사람을 받으면 본래 가족 같은 편안함, 관계가 흐트러질 수 있으니까 셰어하우스가 아닐 수 있겠네요.

◆ 김미란> 건축가 박현진 씨 앞으로 셰어하우스 어떻게 운영할 계획인지 조금 더 들어보겠습니다.

“제가 건축가로서 제안하고 싶은 건 사람이 살 수 있는 환경의 밀도를 느슨하게 할 필요가 있어요. 그래야 긴장이 덜하거든요. 메인 직업은 건축 설계를 하고 집을 짓고 공간에 대한 환경을 바꾸는 역할을 하잖아요. 이것으로 밥벌이를 해야 하면 청년들에게 좋은 환경을 주겠다는 것을 잃어버리기에, 기회가 되면 조금씩 더 늘릴 생각인 거예요. 2호점은 신림동에 준비하고 있거든요. 조금 더 좋은 환경으로 만들어서 천천히 할 생각인 거죠.”

◇ 김우성> 물론 어렵고 힘든 시기에는 비를 피할 곳이 있다는 게 중요하겠지만, 박현진 건축가가 말한 것처럼 삶의 질, 밀도가 와 닿았어요. 옛날에 단칸방에서 온 식구가 산 적이 있었는데, 삶의 질을 따졌을 때 좀 더 고려해야 한다는 게 중요한 문제인 것 같습니다. 고시원 같은 곳은 안 가보셨죠? 저는 한 번 지인의 방을 구해주러 갔는데, 창문이 없는데 굉장히 좁습니다. 모든 공간이 겹쳐 있어요. 책상 밑으로 발을 넣어야 하고. 공간은 있으나 삶의 질과는 어떤 문제가 있을까 걱정이 많았습니다.

◆ 김미란> 한 공간에 눈코입이 다 있다고 표현하더라고요.

◇ 김우성> 셰어하우스 인기가 많을 것 같은데요. 조심해야 할 부분이 있겠죠?

◆ 김미란> 우선 거주의 질을 위해서는 많은 인원이 있는 집은 피해서 선택하시고요. 집처럼 편하게 쉴 수 있는 곳을 선택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임차인이 기존 집을 빌린 후 다시 임대해서 운영하니까 계약할 때 반드시 집주인의 동의가 있는지 확인하고 사업 등록이 되어 있는 전문 업체인지 잘 살펴서 이용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 김우성> 미리미리 확인해보시고 혹시라도 문제가 있는 곳은 아닌지 확인하시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삶의 질, 중요한 문제입니다. 좋은 취재 감사합니다.

◆ 김미란> 네, 감사합니다.

◇ 김우성> 김미란 경제캐스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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