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경제] 5년 전 돌아가신 어머니를 납치했다고?

[생생경제] 5년 전 돌아가신 어머니를 납치했다고?

2017.11.22. 오후 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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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경제] 5년 전 돌아가신 어머니를 납치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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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수사대] 5년 전 돌아가신 어머니를 납치했다고?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우성 PD
■ 대담 : 김범수 금융감독원 불법금융대응단 팀장

◇ 김우성PD(이하 김우성)> 경제생활, 안전한 게 가장 중요한데요. 안전을 수시로 노리는 범죄자들 오늘도 기승부리고 있습니다. 범죄자들을 압박하고 옥죄는 코너죠, 범죄수사대. 오늘도 김범수 금융감독원 불법금융대응단 팀장 연결해서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김범수 금융감독원 불법금융대응단 팀장(이하 김범수)> 예. 안녕하세요.

◇ 김우성> 경제수사대 오랜만에 나오셨는데요. 납치형 보이스피싱 준비하셨다고요?

◆ 김범수> 그렇습니다. 최근에는 대출 빙자형이죠, 금융회사를 사칭하면서 대출을 해줄 것처럼 속인 뒤에 자금을 편취하는 수법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과거에 유행했던 납치형 보이스피싱도 꾸준히 발생하고 있고요. 아직도 많은 국민들이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 김우성> 돈이 궁한 시대이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대출 빙자형이 기승이었는데, 과거 납치빙자형, 저희도 한 번 다뤘는데 여전히 있다고 하거든요. 저희가 실제로 범행 목소리를 준비했습니다. 지금 들려드릴 목소리는 실제 범인 목소리인데요. 위압적이고 불편할 수 있지만 예방 차원에서 들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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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음 내용]

◆ 사기범> 여보세요?

◇ 피해자> 여보세요?

◆ 사기범> 돈이 필요해서 어머니 지하 창고에 잡아두고 있어.

◇ 피해자> 뭐라고요?

◆ 사기범> 네 엄마 잠깐 데리고 있다고.

◇ 피해자> 어머니가.

◆ 사기범> OO. 경찰한테 신고하거나 딴짓 거리하면 어머니 손가락 다 잘라놓을 거야. 알겠어?

◇ 피해자> 죄송한데 우리 어머니가 5년 전에 암으로 돌아가셨는데요. 5년 전에 어머니가 돌아가셨는데 어떻게 어머니가 있습니까.

◆ 사기범> 그래, 그래 장난 전화 한기다.

◇ 피해자> 신고했습니다.

◆ 사기범> 일 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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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우성> 음원 편집하면서 굉장히 긴장했다가 속된말로 빵 터졌습니다. 이분이 대처를 잘 하셨네요.

◆ 김범수> 네, 첫 번째 사례는 청취자분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 재미있고 사기범이 다소 어눌해 보이는 사례로 골랐습니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 개인정보가 광범위하게 유출됐기에. 최근에는 사기범들이 수신자의 이름, 전화번호, 직업, 가족 이름까지 모두 알고 있는 상태에서 전화를 거는 상황이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더 유의하셔야 합니다.

◇ 김우성> 개인정보 유출 큰 문제인데요. 이름도 위치도 알고 있는데 이러한 전화 오면 정말 당황스럽겠죠. 이번에도 납치범의 목소리를 들려드리겠습니다. 범행 목소리인데요, 아까와는 달리 험악하고 일단 들어보시길 바랍니다. 실제 범인 목소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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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음 내용]

◆ 사기범> 여기 지금 지하 창고인데, 여보세요?

◇ 피해자> 말씀하세요.

◆ 사기범> 내가 며칠 전에 감방에서 나왔는데 돈이 필요해서 어머니 지하 창고에 잡아두고 있어, 지금. 여보세요? 전화기 끊고 경찰한테 신고하거나 딴짓 거리하면 네 엄마 손가락 다 잘라버릴 거야. 알겠어? 동철아.

◇ 피해자> 여보세요.

◆ 사기범> 손가락 잘라버려.

◇ 피해자> 여보세요. 저기요.

◆ 사기범> 내가 말하면 금방금방 말해라. 어르신이 그러는데, 00씨 81년생이라는데, 맞아?

◇ 피해자> 뭐라고요?

◆ 사기범> 81년생이라는데 맞아?

◇ 피해자> 누구신데 그러세요.

◆ 사기범> 여보세요. 상황파악 잘 안 되는 것 같은데, 네 엄마 잠깐 지하 창고에 감금하고 있다고. 무슨 말씀인지 알겠어?

◇ 피해자> 무슨 말씀인지 모르겠다고요. 정확히. 이해가 안 간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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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우성> 실제 범행 목소리입니다. 81년생, 이런 얘기도 나오고요. 어머니 손가락을 자른다는 패륜적인 범죄자들, 나쁜 짓인데요. 무섭네요.

◆ 김범수> 그렇습니다. 전화 받으시는 분 목소리 떨리는 것 느껴지시죠? 굉장히 험악하고 급박한 상황을 연출하고 있는데요. 사기범이 교도소에서 출소한 지 얼마 안 됐다, 어머니를 지하실에 감금해두고 있다, 돈을 안 주면 손가락을 자르겠다고 위급한 상황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납치 빙자형인 경우 예전에는 주로 자녀를 납치하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우리 사회가 점점 고령화 사회로 들어서면서 홀로 계신 어르신들이 많지 않습니까. 부모님들을 납치했다는 보이스피싱도 늘어가는 것 같습니다.

◇ 김우성> 이런 말씀 드릴 때마다 화가 나는데요. 범죄자들 이런 것까지 연구하고 있습니다. 혼자 계신 어르신들이 많으니까. 이런 것들을 노려서 범행을 저지르는데요. 정말 당황하시면 안 되고 대처 방법을 소개해드리겠지만, 여러분들에게 예방 차원에서 실제 범행 목소리를 들려드리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생각하고 싶지도 않을 텐데요. 자녀를 납치했다고 협박하는 실제 사기범의 목소리, 잠시 들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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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음 내용]

◇ 피해자> 여보세요?

◆ 사기범> 내가 지금부터 민감한 이야기 할 거니까 사람 없는 곳으로 가서 전화 받아요. 되묻지 말고 사람 없는 곳으로 전화 받으라고, 아줌마.

◇ 피해자> 여보세요, 말씀하세요.

◆ 사기범> 경고하는데 경찰에 신고하거나 주위 사람에게 알리면, 애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나?

◇ 피해자> 지금 학교 갔는데, 전화가 와서.

◆ 사기범> 아줌마 지금 옆에 누구 있어요?

◇ 피해자> 여기 직장입니다.

◆ 사기범> 그런데 왜 옆에 사람에게 아이가 다쳤느니, 맞았다느니 왜 말해요?

◇ 피해자> 지금 같이 근무를 하고 있으니까.

◆ 사기범> 아줌마 내가 원하는 건 단순히 돈이야, 돈. 나는 돈이 필요하다. 애는 해칠 마음 없다.

◇ 피해자> 어디 있는 거예요?

◆ 사기범> 아이 어디에 있냐고? 일산이에요.

◇ 피해자> 일산 어디인데요. 아이 봐야 알죠.

◆ 사기범> 아니 어디인지 왜 자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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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우성> 여러분 들어보시면 섬뜩하죠. 제가 편집하면서 욕설을 많이 잘라냈는데, 이렇게 전화 받으면 저도 아이들이 있는데 당황할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 김범수> 맞습니다. 요즘은 자녀를 한두 명밖에 낳지 않기 때문에 맞벌이로 인해 자녀를 낮에 혼자 둬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 김우성> 학교, 학원 알아서 돌잖아요.

◆ 김범수> 저도 수많은 목소리를 들어봤지만, 제게 만약에 제 자녀가 납치됐다는 전화를 받으면 가슴이 철렁할 것 같아요. 그런데 지금 들려드린 목소리에서는 전화를 받으신 어머니가 처음에는 당황하신 것 같지만 곧바로 차분하게 사기범에게 대응하고 계신데요. 아마도 옆에 있는 직장 동료에게 곧바로 전화의 내용을 얘기하고 그래서 주변 사람들로 하여금 보이스피싱이라고, 그런 얘기를 드린 것 같습니다.

◇ 김우성> 주변에 보면 이런 전화 받으면 안 속는다고 하지만 실제로 굉장히 당황합니다. 대처법 알려주세요.

◆ 김범수> 가족이 납치됐다는 전화를 받았을 때는 절대 당황하지 마시고 침착하게 대응하는 게 중요합니다. 절대로 사기범 요구에 따라 바로 송금하는 일은 없어야 하겠고요. 우선 주변 지인으로 하여금 보이스피싱으로 의심되는 전화가 왔다고 메모 등을 통해서 이야기하고 전달하고요. 주변 지인에게 납치되었다고 하는 부모님이나 자녀가 안전한지 전화하도록 해서 안전 여부를 확인하셔야 합니다. 사기범들은 협박을 하며 한결같이 주위 사람이나 경찰에 이러한 이야기를 하지 말라고 하는데요. 그렇지만 그럴수록 주변 도움을 요청해야 합니다. 요즘 같은 세상에 누가 보이스피싱 당하겠어, 이러한 청취자분들이 많은데요. 말씀드린 대로 사기범들은 사전에 확보한 개인정보와 정교하게 기획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보이스피싱을 시도하기에 누구라도 피해를 입을 수 있습니다. 오늘 소개해드린 납치 빙자형뿐만 아니라 검찰 경찰을 사칭하는 사칭형, 대출을 해줄 것처럼 속이는 대출 빙자형, 모두 일단 전화를 끊고 정확한 사실관계를 먼저 확인하시는 게 중요합니다.

◇ 김우성> 당황스러우시겠지만, 지금 급합니다. 다시 전화해달라고 끊고 확인하시고 주변 분들에게 도움을 취하십시오. 사기범 말에 말려 들어가시면 안 됩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김범수> 네. 감사합니다.

◇ 김우성> 지금까지 김범수 금융감독원 불법금융대응단 팀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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