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경제] IB, 한국판 골드만삭스 되려면 꼭 갖출 능력?

[생생경제] IB, 한국판 골드만삭스 되려면 꼭 갖출 능력?

2017.11.14. 오후 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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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경제] IB, 한국판 골드만삭스 되려면 꼭 갖출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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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인터뷰]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우성PD
■ 대담 :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

◇ 김우성PD(이하 김우성)> 오늘 많이 보도됐는데요. 금융의 지각변동이 아닐까 관심을 보이는 분들도 있습니다. 바로 초대형 투자은행, IB에 대한 계획 발표 1년 3개월 만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습니다. 금융위원회 자기자본 규모가 4조 원이 넘는 5개 증권사를 초대형 IB로 지정했고요. 한국판 골드만삭스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였습니다. 일단 정부는 초대형 IB들의 발행어음 등 단기 금융업무, 새 자금조달 수단을 주는 대신에 혁신기업,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도 유도했습니다. 과연 제 역할을 할까요? 아직은 낯선 개념인데요. 어떤 것들이 있을지, 위험하진 않을지 궁금하신 부분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전문가 연결해서 관련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 연결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이하 황세운)> 네, 안녕하세요.

◇ 김우성> 낯선 분들도 많아요. 골드만삭스라고 하면 많이 들어보셨을 텐데요. IB, 드디어 우리나라에 문이 열렸는데요. 어떤 겁니까?

◆ 황세운> 일단 투자은행이라는 용어, IB라는 용어부터 설명 드려야 할 것 같은데요. 투자은행은 장기에 자금을 조달해서 기업의 장기 자금으로 공급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금융회사를 말합니다. 보통 은행이 일반 대중으로부터 예금을 받아서 주로 단기성 자금을 기업에 공급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데, 투자은행은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해 장기성 자금으로 기업에 공급한다는 차이가 있죠. 초대형 투자은행의 경우에는 투자은행 중에서도 자기자본이 4조 원 이상의 증권사들을 의미하게 되는데요. 증권인수나 기업금융 업무에는 다양한 위험요소가 포함되어 있거든요. 특히 장기로 가면 갈수록 더 그렇습니다. 자본력이 크면 그만큼 안정적인 업무 수행이 가능하기에, 특별히 자본력이 큰 증권사에 대해서 초대형 IB 지위를 부여하게 되는 것이죠.

◇ 김우성> 이러한 이유 때문에 은행과는 차이가 있다고 말씀해주셨지만, 정부가 환경까지 조성하면서 IB 계획을 세웠고 5개 인가가 있습니다. 발행어음까지 가능한 큰 한국 투자증권도 생겼는데요. 이러한 계획을 세운 배경은 어떻게 이해하면 될까요?

◆ 황세운> 일단 정부가 초대형 IB를 육성하려는 이유는, 기업에 대한 자금 공급을 더 확대하기 위해서 그런 거거든요. 최근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이 지속적으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었는데요. 떨어지는 경제성장률을 높이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영역이 바로 혁신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벤처기업과 스타트업 기업이라고 볼 수 있거든요. 벤처와 스타트업 기업의 경우 규모도 작고 경영상의 경험도 부족하기에 부실의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이렇게 위험성이 높게 될 경우 자금 공급이 위축되는 현상이 나타나거든요. 정부는 초대형 IB를 출현시켜서 벤처 및 스타트업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모험자본을 더욱 풍부하게 공급해주는 역할을 맡게 하자는 목적으로 초대형 IB를 지정하게 된 거죠.

◇ 김우성> 앞서 말씀하신 단기적 성격의 금융시장과는 비교가 될 수 있는, 어떻게 보면 벤처나 말씀하신 스타트업에게는 투자은행, 초대형 투자은행들이 반가운 소식이 되는 거네요?

◆ 황세운> 그럴 수 있고요. 정상적으로 발전해나가기만 한다면 이러한 자금이 목마른 기업들에 있어서 상당히 도움이 될 수 있는 잠재성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 김우성> 보수화된 은행이 제대로 역할을 못 하는 곳에서 새로운 자금 윤활유 역할을 하겠다는 인터뷰까지 나오는 것을 보면 이러한 기대감이 생기는 건데요. 일단 자기자본 규모 4조 원이라는 기준이 있고 5개 증권사, IB로 지정했습니다. 범위나 역할을 어떻게 이해하면 될까요?

◆ 황세운> 자기자본의 규모에 따라서 증권사들의 업무 범위가 달라지게 되는데요. 자기자본 요건은 크게 3단계로 구분됩니다. 3조 원, 4조 원, 8조 원으로 구분되는데요. 먼저 3조 원 이상이면 기업신용공여, 그러니까 기업 대출을 말하는 거죠. 기업 대출 업무를 할 수 있고요. 4조 원 이상이면 발행어음과 같은 단기금융 업무,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환전 업무의 수행이 가능해집니다. 마지막으로 자기자본이 8조 원 이상일 경우에는 종합투자계좌, 흔히 IMA라고 부르는데요. IMA 업무와 부동산담보신탁 업무를 할 수 있게 됩니다. 이번에 한국투자증권이 초대형IB 중에서는 최초로 단기금융인가를 받게 되었고요. 발행어음을 통해 자금 조달이 가능해지게 된 겁니다.

◇ 김우성> 발행어음도 사실 어려운 개념입니다. 단기금융업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찾아오더라, 이런 얘기도 있거든요. 조금 더 설명해주시면 어떤 내용일까요?

◆ 황세운> 단기금융업 중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사실 발행어음 업무가 되겠는데요. 발행어음 업무가 허용되면 해당 증권사가 고객들로부터 안정적인 소매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증권사들은 주된 자금조달 경로로 자기자본을 쓰거나 혹은 자본시장의 기관투자자로부터 차입하는 방식을 주로 활용해왔는데요. 발행어음이 허용되면 증권사들이 일반 대중들로부터 소액의 자금을 유치해서 운영자금으로 활용 수 있게 되는 거거든요. 소매자금이라고 부르는 건데요.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자금공급이 상당히 안정적이거든요. 비용 측면에서도 장점이 있기에 초대형 IB가 기업 금융업무를 확대함에 있어서는 굉장히 중요한 자금조달 수단이 된다고 보고 있는 거죠.

◇ 김우성> 일반 투자자들에게 발행해서 4조 원인데 이론적으로 한 2배, 8조까지 만들 수 있고, 이를 통해 다양한 사업이 가능한데요. 한국투자증권만 허용됐더라고요. 역시 자기자본 때문인가요?

◆ 황세운> 일단 발행어음 업무에 대한 신청은 5개 증권사가 모두 신청한 거로 보이는데요. 이번에 한국투자증권에만 해당 업무가 허용됐거든요. 금융위원회의 설명을 보면 나머지 4개 증권사는 대주주 적격성 문제, 과거 금융위원회에서 징계를 받았던 이력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는데, 이것 때문에 발행어음인가에서 제외된 거로 보입니다.

◇ 김우성> 많은 분들이 수익에 대한 궁금증이 있는데요. 한 일간지의 제목은, ‘적금들까, 발행어음 살까?’ 이런 제목입니다. 개인 투자 상품으로서 가치도 있나보죠?

◆ 황세운> 일단 발행어음은 수익률 기준으로 보면 기존 예금에 비해서는 다소 높은 수준의 수익률을 제시할 거로 예상됩니다. 현재 발행어음은 예금자 보호가 주어지는 상품은 아니거든요. 투자자분들도 이 점은 분명히 이해하신 후에 결정을 내리시는 게 중요한데요. 예금자 보호가 주어지지 않기에 수익률은 예금보다 더 높게 형성될 거로 보이고요. 현재 발행어음의 수익률은 1.8%에서 1.9% 근처에서 형성될 거로 시장은 예상하고 있거든요. 1년 만기 IP금리가 1.1%에서 1.2% 수준으로 현재 관찰이 되는데, 상당히 높은 수준이 수익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최종적 판단은 개별 투자자분들이 하시는 거죠. 성향에 따라서 예금자 보호가 훨씬 중요하신 분들은 꽤 높은 수익률이 제시된다고 하더라도 사실 선택을 안 하실 가능성이 충분히 있고요. 반대로 위험추구 성향이 조금 있으신 분들은 충분히 고민해볼 만한 사항이 아닐까 판단됩니다.

◇ 김우성> 이제 문을 여는 단계이고요. 해외의 IB 은행의 전문가들도 한국이 프리미엄 브랜드 내놓았으면 좋겠다는 기대도 나오는데요. 아직 문을 여는 상황이라 잘 모르겠지만, 증권사가 자기자본을 갖고 이러한 사업을 하는 것 자체가 성공할 수 있을까. 실효성이 있을까 지적도 있는데요. 이런 부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 황세운> 초대형 IB 지정 자체가 성공적인 초대형 IB의 출현, 이런 것들을 보장하진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첫발을 내디딘 정도의 의미를 부여해야 하는 거고요. 사실 초대형 IB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해당 증권사가 많은 여러 가지 모습을 갖추는 게 중요하거든요. 사업모델을 개발하고 기업 분석 능력을 갖추기 위해 다방면의 투자를 늘려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합니다. 우리가 초대형 IB에게 기대하는 바는 모험자본의 공급을 확대해서 기업들을 도와주라는 거거든요.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자금조달 경로를 조금 다양하게 확보해야 하는 거고요. 그리고 기업에 대한 평가를 정확하게 할 수 있도록, 기업분석능력을 확보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초대형 IB가 이러한 측면에서 성실히 준비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성공적으로 초대형 IB가 발생할 수 있는 모습을 기대할 수 있는 거죠.

◇ 김우성> IB, 낯설기도 하지만 이제 출범하는 단계인데 그게 성공을 보장하진 않는다는 말씀을 해주셨는데요. 씨티그룹의 맥과이어 총괄대표의 경우에도 한국도 삼성이나 LG 같은 IB도 프리미엄 IB 브랜드가 생기면 좋겠다는 기대를 하는 인터뷰를 봤거든요. M&A에 뛰어들거나 말 그대로 골드만삭스 같은 활동을 해야 하지 않나요?

◆ 황세운> 그렇게 다방면에서 활동하는 모습들을 보여주는 건 반드시 필요하고요. 기업금융, M&A와 같은 활동에서의 자문 활동이라든지 증권 인수, 주식이나 채권 발행과 관련된 증권 인수 관련 부분들, 여러 가지 영역에서 활동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말씀드릴 수 있고요.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이런 것들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결국 증권사가 얼마나 기업에 대한 평가 능력을 갖출 수 있는가. M&A 자문을 한다거나 기업 금융을 한다거나 결국은 해당 기업을 얼마나 정확히 평가할 수 있느냐, 이것이 핵심적인 사항이거든요. 증권사들이 기업에 대한 평가 능력을 지금보다는 훨씬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릴 필요성이 있는 거고요. 그런 것들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때 성공적인 IB도 출현할 수 있다는 말씀을 드릴 수 있겠죠.

◇ 김우성> 새로운 금융 지각변동의 성공 요소도 짚었고요. 많은 분들 개인적으로 유동자금이 어디로 가야 할지 고민하시는 분들, 관심을 갖고 살펴보실 텐데요. 앞서 말씀하신 것처럼 정기예금 금리보다 많게는 두 배까지 이익은 있지만 예금자보호는 안 된다고 말씀하셨잖아요. 그만큼 많이 위험한가요? 아니면 돈을 잃을 위험은 없는 건가요. 어떻게 보아야 할까요?

◆ 황세운> 일단 초대형 IB에 대해서만 발행어음 업무가 인가되는 거거든요. 그래서 신용 위험이 전혀 없는 상태는 아니라고 말씀드릴 수 있지만, 반대로 또 신용위험이 그렇게 높은 편도 아니라고 말씀드릴 수 있거든요. 워낙 대형 증권사들에 대해서만 발행어음 업무가 허용될 것이기에 그만큼 신용 위험은 최소한의 수준에서 어느 정도 컨트롤되고 있다고 판단하실 수 있고요. 그러한 신용 위험을 보상하기 위해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드리는 거거든요. 따라서 투자자분들은 신용 위험이 분명히 있다는 사실은 인지할 필요성이 있고요. 그러한 신용 위험에 대해서 조금 더 높은 수익률이 나에게 충분히 매력적인 수준인 거냐, 혹은 그렇지 않은 것이냐. 이를 개인적으로 판단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김우성> 많은 분석들이 나옵니다. 증권사가 망하지 않는 한 괜찮다는 얘기까지 있는데요. 적정한 수익에 대한 적정한 위험 감수를 고민하시는 게 중요한 문제인 것 같고요. 이렇게 나오다 보면 결국 관심이 높고, 한국투자증권처럼 발행어음이 가능한 쪽으로 쏠리거나 양극화가 나타나진 않나, 이런 말도 나오는데요. 5개 모두 다 잘 되면 좋겠지만, 이런 부분은 어떻게 보아야 할까요? 감수해야 하는 건가요?

◆ 황세운> 일단 양극화 현상은 오히려 향후에 더 커질 가능성이 시장에서 제기되고 있고요. 초대형 IB 출범에 따라서 증권업계가 초대형 IB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은 더 큰 것이 아닌가, 그런 전망이 많습니다. 외국인 사례들을 살펴보면 증권업이 대규모 자본력을 가진 몇 개 초대형 IB에 의해서 견인되고 있음이 관찰되거든요.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향후 증권업계가 유사한 방향성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오히려 더 높아 보이고요. 초대형 IB가 시장의 흐름을 주도하고 중소형 증권사들이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이러한 방향성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오히려 높아 보인다고 예상됩니다.

◇ 김우성> 전체적인 흐름과 성격을 짚었고요. 출범 이후 변화 과정을 또 모셔서 이야기 듣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드립니다.

◆ 황세운> 네, 감사합니다.

◇ 김우성>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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