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경제] 어금니아빠 때문에 기부중단 안될 일...

[생생경제] 어금니아빠 때문에 기부중단 안될 일...

2017.10.13. 오후 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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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경제] 어금니아빠 때문에 기부중단 안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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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인터뷰] 어금니아빠 때문에 기부중단 안될 일...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우성PD
■ 대담 : 비케이 안 한국기부문화연구소 소장

◇ 김우성PD(이하 김우성)> 이 뉴스 나올 때마다 고개 돌리시는 분들 많더라고요. ‘어금니 아빠’라고 불렸던 이영학의 범행에 치를 떠는 분들이 많습니다. 천사 아빠 이미지로 많은 분들의 기부를 받아 왔거든요. 그런데 기부받은 돈으로 호화 생활을 했다는 의혹부터 시작해 지금 드러난 끔찍한 살인 범죄, 성적 범죄들 때문에 많은 분들이 놀라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이유 때문에 기부하면 무엇하냐는 식으로 기부 자체를 터부시하거나 못하겠다는 여론, 기사들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언론도 물론 이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할 겁니다. ‘어금니 아빠’ 언론도 만드는데 일조했기 때문이죠. 선량하고 정당한 기부까지 피해받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 할 것 같은데요. YTN 라디오도 좋은 기부 프로그램, 많이 운영하고 있는 방송사입니다. 이 문제 어떻게 보아야 할지 고민하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비케이 안 한국기부문화연구소 소장 연결해서 관련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비케이 안 한국기부문화연구소 소장(이하 비케이 안)> 네, 안녕하세요.

◇ 김우성> 작년 최순실 국정농단 때도 최순실 씨 때문에 재단 이미지가 왜곡되어 선량한 재단들 기부 피해받고 있다고 다뤘는데요. 이번에는 이영학 사건이에요. 자꾸 이러한 일로 인터뷰 드려서 안타깝네요.

◆ 비케이 안> 그러게 말이에요. 큰일 났습니다.

◇ 김우성> 그만큼 우리 사회가 이런 부분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데요. 애써 기부한 돈으로 외제 차 타고 범행 저지른다. 기부 포비아, 기부 공포라는 얘기도 나오는데요. 왜 이러한 얘기까지 나올까요? 배경 어떻게 보십니까?

◆ 비케이 안> 글쎄요, 사실 지금 말씀하신 왜 이러한 일이 일어났냐는 질문보다는 제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일이 일어났을 때 우리 미디어들, YTN 같은 곳에서 어떻게 관심을 갖고 어떻게 이것을 반응하는지에 대해서 제 개인적으로 관심이 있고요. 특히 기부자들은 이러한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났을 때 한국에서는 어떻게 관심을 갖고 반응을 하는지, 이런 것에 대한 것에 대해 개인적으로 관심이 있습니다. 그런데 아시다시피 미국에 라스베이거스 총격 사건이 있었을 때,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시스템의 문제인지 개인의 일탈 사건인지. 이러한 일이 있었죠. 불행히도 기억나시겠습니다만, 2016년 K스포츠재단 사건, 많은 권력형 사건이 있었고요. 몇 달 전에 새희망씨앗 사건이 있어서 조직적인 단체조차도 이러한 비리가 있었고요. 이러한 사건들이 있기 때문에, 참 안타깝습니다. 시스템으로 보아야 할지, 개인의 일탈으로 보아야 할지. 그렇습니다.

◇ 김우성> 이 자체가 만들어내는 불신이 가장 큰 피해이겠다는 생각을 하시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 비케이 안> 그렇죠. 결국 기부 문화라고 하는 것은 신뢰 산업이고 신뢰를 바탕으로 해야 하는데요. 많은 분들이 처음으로 제가 깜짝 놀란 게 오프닝 하실 때도 YTN에서 미디어도 책임이 있지 않으냐고 하셨을 때, 맞습니다. 이러한 여러 가지 문제가 있는데 신뢰가 개인 기부할 때는 신뢰가 부족하기 때문에 미디어 힘을 얻어서 이번 사건도 커진 거겠죠.

◇ 김우성> 보통 큰 재단이나 사회복지 기금 등에 기부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재단 못 믿겠다, 새희망씨앗 이야기도 해드렸지만, 재단도 못 믿겠다고 해서 개인적으로 기부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어떻게 보아야 할까요?

◆ 비케이 안> 개인 기부는 세계적인 추세입니다. 지금까지는 공증된 기관에 기부했지만, 장단점이 있죠. 시간이 걸리고 비용도 들기 때문에. 주로 미국에서는 다이렉트로 하는, 세계적인 추세이고요. 개인 기부로 하는 것이 나쁜 건 아닌데 사람들이 개인 기부를 하게 되는 3요소가 있어요. 주로 아는 사람, 두 번째는 자신이 관심이 있고 케어가 있는 사람, 마지막으로 믿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 거거든요. 3요소가 있을 때 개인 기부가 가능한데요. 어쨌든 이러한 경우는 본인들이 주로 아는 사람이거나 자기가 믿는 사람이어야 하는 건데요. 불특정 다수로 개인 기부를 요청하는 사람이 있으면 굉장히 조심하고 많은 교육을 기부자로서 받아야겠죠. 기부자에 대한 책임도 필요하고 의무도 필요하고 권리도 있겠습니다만 기본적인 교육, 좀 더 현명한 기부가 필요하다고 생각이 드네요.

◇ 김우성> 한국 사람들이 감정적이어서 잘 도울 땐 잘 돕고, 안 도울 땐 안 돕고. 기부에 대해서도 공부해야겠다고 싶은데요. 앞서 말씀하신 개인 기부, 이영학 사건의 경우에도 개인 기부에 해당되는데요. 투명하게 쓰이는지 끝까지 관심을 갖고 봐야겠네요.

◆ 비케이 안> 그렇죠. 우리가 모든 사람을 믿어야겠죠. 제 인생에 영향을 줬던 신부님 말씀이, 믿어도 손해를 보고 안 믿어도 손해를 보는데, 결국 믿어서 손해를 보는 게 덜 데미지가 적다. 그래서 우리가 믿고 기부하는 게 기본적인데요. 어쨌든 믿고 주지만 항상 검증할 수 있는 시스템도 필요하고 본인도 그러한 노력이 필요하죠.

◇ 김우성> 개인 기부든 재단 기부이든 기부하는 사람들, 이 돈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검증되어야 한다는 부분이 중요한 부분인데요. 이러한 것을 강조한 이유가, 기부 자체가 지금 기부 포비아, 이런 표현까지 등장했는데, 국정농단 때도 그렇고 이렇게만 흘러가면 안 될 것 같습니다. 좀 대변을, 변명을 해야 할 것 같은데요.

◆ 비케이 안> 저도 그 얘기를 듣고 깜짝 놀랐는데요. 같은 전문가로서 많은 사람들이 이런 사건의 경우 선정적이고 미디어가 잘 끌고 나간다고 생각은 안 하고 있습니다. 본질을 알아야 하는데, 사건과 기부 횡령 문제는 다른 문제인데요. 결국 아무래도 예전 세월호 사건 때 사건 때문에 수학여행이 다 폐지되지 않았습니까. 수학여행이 중요한 추억인데 다 폐지되어 버렸죠. 그러한 식으로 어느 한 문제 때문에 모든 것이 다 폐지되거나 처벌 제도를 한다든지 규제 제도를 한다든지. 솔직히 말씀드리면 기부 문화의 품격은 어디에서 나오느냐면, 어떤 규제를 푸느냐, 어떤 것을 제대로 강화하느냐를 제대로 아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현 정부나 모든 관계자들이 이것을 알고 미디어뿐만 아니라 기부자라든지 정부라든지 단체들 다 모여서 큰 합의나 내용들, 담론이 나와야 할 것 같습니다.

◇ 김우성> 이것을 담론이 필요하다고 하셨는데요. 보충해드리면, 기부 문화가 성숙한 나라들은 계획 기부를 하고, 기부에 대한 이해와 순환에 대한 이해가 높은 반면에 우리나라는 즉흥적이고 감정적으로 기부를 한다고 나뉘어 있더라고요. 그렇게 성숙하지 못했다고 하는데, 맞습니까?

◆ 비케이 안> 맞습니다. 예를 들면 이러한 사건이 나올 때 반응 속도를 보면 정확히 나타나죠. 미국도 우리나라 못지않게 많은 비리 사건들, 횡령 사건이 나오지만 주로 사람들의 반응은 1년 반이나 2년 뒤 정도에 나타납니다. 그만큼 사람들이 계획을 하고 있다는 거죠. 합리적이거나 논리적으로 기부를 한다는 거죠. 감정적인 것보다도. 우리나라의 경우 즉각 즉각 반응이 나타나죠. 그래서 그러한 것은 우리 기부 문화가 역량 강화들, 내공을 쌓아야 하지 않겠는가. 어쨌든 성장통이니까 자꾸 이런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미디어에서 잘 끌어주면 잘 본질을 찾아서 얘기하면 좋은 방향으로 나갈 것으로 저는 좋게 보고 있습니다.

◇ 김우성> 좋은 마음과 도움을 나눠주시는 기부도 공부가 필요하고 맥락을 잘 이해해야 한다는 것도 새롭게 알게 됐는데요. 제도 같은 거나 모니터링, 어떻게 돈이 들어오고 나가는지에 대해 보완하려면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지 않습니까. 그런 부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 비케이 안> 제도적 보완은 많은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투명성을 갖기 위해서 규제 쪽이나 모니터링에 대한 시스템을 얘기하는데요. 모니터링이나 규제나 다 돈이 들어갑니다. 기부자들은 문제가 자기들의 기부금이 다 100% 수혜자에게 가도록 원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러한 딜레마가 생기는데요. 이러한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자체가 돈이 들어가서 이것을 정부가 댈 것인지 민간 자체 스스로 매개 기관을 만들어서 할 것인지. 서양의 경우 대개 하고 있습니다만 지금 서서히 전문가들이 모여서 그런 얘기를 해야겠죠. 모니터링 기관을 만들든, 실질적으로 사람들이 기부를 투명성 확보하고 협조하는 기관에 투자할 수 있도록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김우성> 돈이 투명하게 쓰일 수 있는 기관 혹은 대행할 수 있는 기구, 그 자체도 비용이 들어가는 문제도 있습니다만 필요하다면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고요. 잘못된 사용, 횡령의 경우 다른 것보다는 강력하게 환수하거나 처벌을 강하게 해야 하지 않습니까? 그러한 조치는 있나요?

◆ 비케이 안> 우리나라 법 전체적으로 보면 다른 서양에 비해서 법이, 나름대로 충분히 규제도 할 수 있고 충분히 처벌도 할 수 있는 거고요. 딜레마가 너무 규제를 해서 문턱이 높아 기부 문화가 죽어서도 안 되고요. 너무 낮아서 이러한 여러 가지 문제가 생겨도 안 되고, 좀 더 논리적이고 합리적으로 시간을 두고 노력해야 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 김우성> 뭔가 아직 틀이 없어서 틀을 만들어야 한다는 말씀으로도 들립니다. 일단 연말이 다가옵니다. 이렇게 저렇게 해도 기부를 한다는 기부 총량도 제가 소개해드렸는데, 우리나라 기부 문화 제도, 보완하고 가야 할 방향들을 제시해주세요.

◆ 비케이 안> 주로 사람들이 총량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습니까. 질에 대한 것, 주로 투명성도 중요한데요. 투명성보다 중요한 것이 실질적으로 그 돈이 제대로 쓰이느냐 문제이거든요. 그리고 영향력입니다. 우리가 투명성을 하더라도 돈이 제대로 효율적으로 효과적으로 쓰이지 않으면 기부자들은 떠나니까 서양식으로. 당연히 투명은 해야겠죠. 투명 자체가 기부 문화를 작동하는데 도움이 되고, 영향력. 효율적, 효과적으로 쓰이는 쪽으로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김우성> 선의로 시작된 이 기부 돈, 자체 행위가 아니라 어떻게 쓰이지는 지 발전해야 할 숙제들 아직 많군요.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비케이 안> 네, 감사합니다.

◇ 김우성> 비케이 안 한국기부문화연구소 소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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