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SK하이닉스, '낸드 플래시' 강자로 우뚝 서나

[취재N팩트] SK하이닉스, '낸드 플래시' 강자로 우뚝 서나

2017.09.21. 오후 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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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SK 하이닉스가 참여한 이른바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이 일본 도시바 메모리를 인수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습니다.

국내 반도체 산업에도 큰 호재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관련 내용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김세호 기자!

우리나라의 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 연합이 도시바 반도체 메모리를 인수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 겁니까?

[기자]
도시바의 반도체 자회사인 '도시바 메모리'는 낸드플래시의 원천 기술을 가지고 있습니다.

전세계 생산량 2위를 기록할 만큼 낸드플레시 반도체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낸드플래시 메모리는 전원을 꺼도 데이터가 삭제되지 않고 저장할 수 있어 메모리반도체로 불립니다.

SK하이닉스는 비메모리인 D램 부분에서는 삼성전자에 이어 2위를 굳히고 있지만, 낸드플래시 메모리 부문에서는 4위에 그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도시바 메모리 인수자에 포함된 것은 낸드플래시 부문의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릴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고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그런데 한미일 연합의 인수 과정이 순탄치 않았지요? 그동안의 과정을 설명해주시죠?

[기자]
도시바는 지난 6월에도 한미일 연합을 우선협상 대상자로 발표했지만, 7월에 미국 웨스턴 디지털, 대만 홍하이 그룹과도 협상을 하고 있다며 입장을 번복했습니다.

그리고 8월에는 도시바 메모리의 합작사인 미 웨스턴 디지털이 주도하는 이른바 '신 미일 연합'과의 협상을 우선하겠다고 해 SK하이닉스가 참여한 한미일 연합의 인수가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웨스턴 디지털이 우선 인수 우선권을 무리하게 주장하고, 함께 참여한 대만 홍하이 그룹에 대해서는 중화권에 도시바를 내줄 수 없다는 일본 내 여론이 강하게 형성됐습니다.

이렇게 되자 다시 분위기는 한미일 연합으로 기울기 시작했고, 도시바 반도체의 최대 고객인 애플이 한미일 연합에 가세하며 판세가 완전히 뒤집혔습니다.

애플 입장에서도 안정적 반도체 공급을 위해 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 연합에 참여하는 편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낸드플래시 세계 시장점유율 1위가 삼성전자인데, 자칫 스마트폰 경쟁자이기도한 삼성전자에 반도체 의존도를 높일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앵커]
SK하이닉스의 오늘 주가가 8만 원을 넘어가며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는데요,

SK 하이닉스가 반도체 부문에서 당장 실질적인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건 아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어떤 의미죠?

[기자]
우선 이번 인수에서 도시바와 일본 기업측의 지분은 50.1%입니다.

일본 측이 경영을 여전히 쥐고 있죠.

SK하이닉스는 지분 매입이 아닌, 자금 대출 방식으로 인수전에 참가했습니다.

이 떄문에 SK 하이닉스는 직접적으로 경영권에 참여할 수는 없어 한계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SK하이닉스가 이번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에 참가한 것은 중국과 같은 강력한 경쟁자들의 시장 진입을 막아, 추격을 지연시킬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삼성전자의 독주를 견제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었다는 점이 큰 성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당장은 직접적인 지분을 갖진 않더라도 자금 대출을 통해 SK하이닉스가 어떤 형태로든 도시바 메모리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잠재력을 확보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SK하이닉스 측은 언론보도가 나간 뒤에도 특별한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죠?

말 그대로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는 입장이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SK하이닉스 측 관계자들은 전화통화에서 현재로서 자신들은 '노코멘트'라는 말 밖에는 할 말이 없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그동안 입장을 수 차례 번복했던 도시바의 행태로 봤을 때 SK 하이닉스로는 당연한 입장이죠.

도시바 이사회에서 도시바 메모리 매각을 결의했다는 것이 매각이 바로 결정됐다는 것을 의미하진 않습니다.

즉 도시바 이사회의 결의는 법적인 구속력이 없다는 뜻입니다.

이대로만 간다면 도시바는 내년 초쯤 한미일 연합과 최종 계약을 체결하게 됩니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도시바는 지난 6월 한미일 연합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도 다른 진영과 협상을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한미일 컨소시엄이 도시바 측과 인수 조건과 관련해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한 부분들이 여전히 남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SK하이닉스측은 최종 계약을 체결할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되풀이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경제부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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