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경제] 4차산업, 금융이 바뀌어야 성공...융자 대신 투자

[생생경제] 4차산업, 금융이 바뀌어야 성공...융자 대신 투자

2017.09.15. 오후 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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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경제] 4차산업, 금융이 바뀌어야 성공...융자 대신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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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인터뷰]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우성PD
■ 대담 : 윤종록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원장

◇ 김우성PD(이하 김우성)> 두 번째 인터뷰는 4차 산업 이야기입니다. 많이 알려드렸죠. 어제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취재 다녀온 오토타임즈 편집장과도 같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경제 개념, 산업의 개념이 아예 바뀌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지식 혹은 그 안에 들어가는 소프트웨어, 인간의 경험, 체험을 담당하는 거고요. 이것들을 효율적으로 융합시키고 연결시키는 것이 중요한데요. 그래서 소프트웨어 융합 클러스터도 국내에서 추진되고 있죠. 관련된 이야기 전문가 모셔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미래창조과학부 차관도 역임하셨죠, 윤종록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원장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윤종록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원장(이하 윤종록)> 네, 안녕하세요.

◇ 김우성> 여러 보도에서 4차 산업에 대해 준비할 것 많다고 말씀 많이 하셨더라고요. 4차 산업에서 소프트웨어 중요하다고요?

◆ 윤종록> 우선 4차 산업혁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1, 2, 3차 산업혁명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1, 2, 3차 산업혁명의 공통점이 무엇일까, 1, 2, 3차 산업혁명은 원료를 넣어 저 끝에서 제품을 만드는 경제입니다. 그래서 증기의 힘, 전기의 힘, 이러한 힘이 필요했죠. 4차 산업혁명은 조금 다릅니다. 원료를 만들어 제품 만드는 경제가 아니라 상상력을 집어넣어서 거대한 혁신을 만드는 경제입니다. 그래서 눈에 보이지 않는 상상력, 눈에 보이지 않지만 어마어마한 힘을 가진 혁신, 상상력을 혁신으로 바꾸는데 증기의 힘, 전기의 힘이 필요할까요? 거기에는 저는 하드파워가 아니라 소프트파워가 필요하다. 소프트파워의 큰 축을 담당하는 게 소프트웨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4차 산업혁명을 움직이는 힘, 이는 하드파워가 아니라 소프트파워, 소프트파워의 상당 부분은 소프트웨어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모든 산업이 소프트웨어와 융합하는 것, 이것이 대단히 중요한 이슈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 김우성> 말씀하신 것처럼 스마트폰도 그렇고 이제 제품을 만들어 파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안에 담기는 여러 가지 이야기, 스토리, 서비스가 중요해졌는데요. 앞서 소프트파워 얘기하시면 많은 분들은 문화 예술, 이른바 정치, 군사에 반대되는 개념의 소프트파워라고 생각하실 텐데요. 그 개념은 아닌 거죠?

◆ 윤종록> 물론 그러한 개념도 포함하고요. 그래서 소프트파워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역시 머릿속에 있는 상상력을 거대한 혁신으로 만들어 내는 힘이기 때문에 상상력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논리적으로 구현하는 게 필요하잖아요. 소프트웨어이고요. 상상력을 물리적으로 구현하는 수단이 필요하겠죠. 그것이 3D 프린팅입니다. 그래서 저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어린 나이에 소프트웨어를 접하고 3D프린팅을 실험해보는, 그러한 기회를 갖는 게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해 제가 차관 때 중고등학교 소프트웨어 의무교육을 하자고 해서 내년부터 소프트웨어 의무교육이 시작되고요. 또 대학도 소프트웨어 중심 대학을 지정했습니다. 그 지정된 20개 대학은 무슨 과목을 전공하든지 간에 소프트웨어를 일정 수준 이상 배우도록 의무화 했어요. 그래서 소프트웨어를 가르치고 거기에다가 바이올린을 가르치면 그냥 바이올린을 배우는 아이와 달라요. 바이올린에 간단한 장치를 부착해서 내가 바이올린을 연주하면 그에 딱 맞는 피아노 반주가 따라오게 만드는 거죠. 내가 바이올린을 빨리 연주하면 피아노 연주도 빨리 따라가는. 이처럼 소프트웨어는 모든 산업, 모든 학문에 기초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 김우성> 과거 방식으로 말하자면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고 받아들일 수 있지만, 윤종록 원장 이야기를 들어보면 상상력에서 새로운 산업 서비스를 창출한다고 말을 바꾸어야 할 것 같은데요. 정보통신산업진흥원에서도 소프트 융합 클러스터 등 이러한 것들을 진행하고 계시죠?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 윤종록> 네, 정보통신산업진흥원에서는 ICBM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떠올리실 텐데요. 여기서 말하는 ICBM에서 I는 사물인터넷 IoT이고요. C는 클라우드 컴퓨팅, B는 빅데이터, M은 이를 연결하는 모바일. 이 네 개를 엮어서 ICBM이라고 하는데요. 네 가지 요소,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컴퓨터, 빅데이터, 모바일. 이 네 개를 잘 조합하면 모든 산업에서 필요한 비타민을 만들 수 있다. 우리나라 조선업이 세계 25년 동안 1위 했잖아요. 그런데 조선업이 힘들어 하고 있지 않습니까. 자동차도 마찬가지이고요. 지금 기존의 모든 산업이 점점 힘들어지는데요. 여기에 ICBM, 정보통신기술을 살짝 곁들이면 그 산업에 꼭 맞는 비타민이 나옵니다. 우리 산업이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이 넘치고 넘치지만, 간단한 비타민 처방이 대단히 중요한 시점이다. 우리 몸에서도 비타민 A 살짝 집어넣으면 눈이 밝아지고 비타민 D 하나가 들어가면 피부가 좋아지잖아요. 모든 산업이 IoT, 클라우드, 빅데이터, 모바일. 이 정보통신 기술을 통해서 다시 한 번 역동성을 되찾도록 하는 것, 이것이 우리가 해야 하는 부분이고요. 그러한 연장선상에서 소프트 융합 클러스터를 많이 만들고 있는데요. 지금 전국 8개 정도 만들어 놨습니다. 지역별로 특화해서, 자동차를 생산하는 지역, 에너지를 다루는 지역, 그러한 지역에 특화해서 그 지역에다가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아까 말씀드린 비타민을 제공할 수 있는, 그러한 소프트웨어 업체들을 많이 개발하는, 그러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죠.

◇ 김우성> 이런 얘기를 들으며 상상력이 풍부하신 분들은 가슴이 두근거릴 것 같습니다. 기존 산업을 과감히 버리는 게 아니라 새로운 가치로 만들어지는, 비타민 비유도 하셨는데요. 문학적 표현을 잘 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러한 면에서 굉장히 중요하고 참고할 만한 나라가 있더라고요. 이스라엘 사례를 많이 드셨어요. 후츠파 얘기도 하셨고요. 창의적 인재를 길러내는 부분도 얘기하셨고요. 어떤 부분을 참고할 만 할까요?

◆ 윤종록> 제가 2005년 그 당시 KT R&D 담당 부사장을 할 때에 우연히 이스라엘을 다녀오는 기회를 갖게 됐습니다. 그때 가보니 처절하게 자원이 없는 나라이지만, 세계 경제를 완전히 리드하는 하이테크 국가로 바뀌어 있더라고요. 도대체 어디에서 나오는가 봤더니 이스라엘 후츠파 정신이 있더라고요. 뻔뻔하고 당돌할 정도로 도전하는 문화, 그 문화에서 현재 이스라엘은 세계적인 창업 선진국으로 발전했습니다. 인구 800만밖에 안 되는 조그마한 나라인데, 단위 인구당 창업 밀도가 가장 높은 나라가 이스라엘이에요.

◇ 김우성> 실패도 물론 많이 하겠죠?

◆ 윤종록> 그렇습니다. 엄청나게 창업을 많이 해서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기업 중에서 미국을 뺀 전 세계 기업의 40%를 이스라엘이 차지하고 있어요. 예를 들면 자율주행차량 많이 소개되고 있죠. 자율주행차량에서 제일 중요한 건 인공지능이 담긴 카메라가 부착되는 겁니다. 눈에 해당하죠. 인공지능 카메라 기술을 가지고 있는 모빌아이라는 회사, 탄생된 지 5년밖에 안 되는 조그마한 회사인데요, 전 세계 자율주행차량이 그 회사의 솔루션을 채택하고 있거든요. 얼마나 소중한 기술이겠습니까. 미국의 인텔이 이 회사가 탐나 17조 원을 주고 불과 5년밖에 안 된 회사를 사가죠. 이 회사는 5년밖에 안 되는 조그마한 회사이지만 하이테크로 똘똘 뭉쳤기 때문에 17조라는 돈을 주고 파는 거죠. 이처럼 이스라엘은 간단하지만 상상력을 거대한 혁신으로 만들어서 그것을 거금에 팔아넘기는 경제, 이런 것들이 우리가 지향해야 할 경제이고 새로운 정부에서도 창업국가를 지향한다고 얘기하지 않았습니까. 창업은 개업과 달라요. 개업은 여기 음식점 잘 되니까 나도 여기에 차려야지, 이건 개업이죠. 창업은 0을 1로 만드는, 상상을 혁신으로 만드는 게 창업입니다. 이스라엘이 피자의 반지름을 0.1mm라도 계속 늘려가는, 그래서 피자의 면적이 넓어지는, 경제가 커가는. 이런 부분을 우리가 배워야 할 것 같습니다.

◇ 김우성> 이스라엘 사례를 말씀해주셨지만, 마냥 잘 된 것은 아닐 거고요. 거기에도 실패가 있을 텐데요. 우리 같은 경우 스타트업, 업계 간, 부처 간 소프트웨어 융합, 연결. 워낙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크거든요. 마지막으로 우리가 이러한 것을 실현할 수 있는 조건을 지적 부탁드립니다.

◆ 윤종록> 실패에 대한 용인, 대단히 중요한데요. 실패에 대한 용인은 말로 되는 게 아니라 금융 시스템이 바뀌어야 합니다. 융자를 받아서 사업해 실패하면 물어내야죠. 우리나라는 융자는 넘치고 넘쳤습니다. 투자는 없습니다.

◇ 김우성> 융자는 있지만, 투자는 없는 사회다.

◆ 윤종록> 융자는 넘치고 넘치는 사회예요. 그러나 우리는 투자가 없죠. 이스라엘 젊은이들이 융자 받아 사업한다는 건 단 한 명도 없어요. 투자를 받아서 사업을 하면 실패해도 투자라는 것은 책임을 묻지 않잖아요.

◇ 김우성> 책임을 같이 지죠.

◆ 윤종록> 실패해도 용인한다는 말은 쉬운 얘기가 아닙니다. 금융체계가 융자 중심에서 투자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 앞으로 우리나라가 창업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여러 교육이랄지 과학이랄지 여러 가지가 필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금융 시스템이 리스크를 안고 간단한 특허랄지, 좋은 소프트웨어, 좋은 비즈니스 모델의 리스크를 안고 투자할 수 있는 그러한 투자 중심의 금융으로 바뀌는 게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김우성> 이것은 미래에 대한 투자라는 생각도 듭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윤종록> 네, 감사합니다.

◇ 김우성> 윤종록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원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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