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기아차 통상임금 판결 후폭풍...소송 기업 115곳 촉각

[취재N팩트] 기아차 통상임금 판결 후폭풍...소송 기업 115곳 촉각

2017.09.01. 오후 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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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 기아차 통상임금 소송 1심 판결 결과의 후폭풍이 거셉니다.

당장 관련 소송을 진행하는 기업 115곳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김병용 기자!

어제 판결이 다른 통상임금 소송에 미치는 영향은 뭔가요.

[기자]
이번 판결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재판부가 정기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해야 한다고 본 겁니다.

대법원은 일정 간격으로 모든 근로자에게 골고루 지급되고, 추가 조건 없이 하루만 일해도 지급되면 통상임금에 포함된다고 보고 있는데요.

기아차가 근로자한테 지급한 정기 상여금이 이런 통상임금 요건을 충족한다고 재판부는 판단했습니다.

중식비 역시 통상임금에 포함된다고 봤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기아차가 지급해야 할 금액은 얼마인가요?

[기자]
기아차는 3년 2개월 동안 지급하지 않은 통상임금 원금과 이자를 합쳐 4천2백여 억 원을 지급해야 합니다.

또 올해 10월 기아차 노조는 지난 2015년부터 3년간 임금에 대해서도 추가 지급을 요구하는 소송을 낼 예정인데요.

이번 판결이 그대로 유지되면 기아차가 부담해야 할 금액은 1조 원이 넘어설 전망입니다.

이는 기아차 상반기 영업이익 7천8백여억 원을 훌쩍 뛰어 넘는 금액인데요, 기아차는 이번 판결로 회계장부에 충당금 적립의무가 발생해 당장 3분기부터 적자 전환이 예상됩니다.

[앵커]
현재 유사한 소송을 진행하는 기업이 115곳에 달한다면서요.

[기자]
그래서 재계와 노동계의 이목이 집중됐는데요.

통상임금은 휴일 근로수당 등 각종 수당 산정 기준이 되고 임금 총액을 기초로 산정하는 퇴직금에도 영향을 미치는데요.

앞으로 진행되는 소송에서 재판부가 노조 측의 손을 들어준다고 가정하면 기업들이 추가로 지급해야 할 금액은 최대 38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됩니다.

[앵커]
기업들의 한숨이 깊어 지겠네요.

[기자]
"허탈감을 금할 수 없다", "산업 생태계가 무너질 수 있다", 이번 판결에 대한 기업들의 반응입니다.

금액도 부담이지만, 재계에서는 무엇보다 '신의성실 원칙'이 적용되지 않은 점을 가장 아쉬워하고 있습니다.

이 원칙은 기업 생존에 큰 위협이 된다면, 과거의 통상임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건데요.

재판부는 기아차가 최근 8년 동안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사내 유보금도 충분해 통상임금 추가로 지급해도 큰 부담이 되지 않는다고 봤습니다.

[앵커]
신의성실의 원칙은 핵심 쟁점이었군요.

[기자]
사실 법조계와 재계에서는 정기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습니다.

반면 이번 소송 금액이 최대 3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추산이 나오면서 재계에서는 신의성실의 원칙이 적용되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을 있었는데요.

결국 재판부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재계에서는 대법원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대한 판단 기준을 제시해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지금까지 진행된 통상임금 소송에서 재판부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대해 서로 다른 판결을 내렸습니다.

[앵커]
노동계의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기아차 노조를 포함 노동계는 일제히 "당연한 결과"라며 환영의 뜻을 내비쳤습니다.

기아차 노조는 "경영이 어려우면 불법·탈법 경영을 하겠다는 발상이 적폐라는 것을 재판부가 인정한 것"이라고 평가했고요.

민주노총은 "근로기준법에 의해 마땅히 지급해야 할 사용자 측의 지급의무를 확인한 판결"이라고 밝혔습니다.

YTN 김병용[kimby1020@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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