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경제] 체크바캉스, 휴가저축이 일자리 만든다?

[생생경제] 체크바캉스, 휴가저축이 일자리 만든다?

2017.07.26. 오후 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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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경제] 체크바캉스, 휴가저축이 일자리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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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인터뷰]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우성 PD
■ 대담 : 김재호 인하공전 관광경영학과 교수

◇ 김우성 PD(이하 김우성)> 여름휴가, 국민 절반만 떠납니다. 나머지 절반, 왜 못 가나 봤더니 시간과 돈이 없다고 얘기합니다. 즉 못 간다는 얘기죠, 가고 싶지만. 또 하나가 있습니다. 휴가 자체가 어려운 여건인 영세기업, 자영업도 있고요. 눈치를 봐야 하는 기업 문화 같은 것도 있습니다. 이 정도 되면 개인이 알아서 휴가를 가고 말고 할 문제가 아니라 정부가 나서서 환경을 살펴야하지 않을까요. 평균 3.9일 휴가 간다는 한국, 프랑스는 20일이 넘습니다. 단순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우리보다 다섯 배나 더 땀 흘려 노는 프랑스가 우리보다 그만큼 더 잘 사는 것, 무엇일까요? 정부가 이러한 것에 대한 대책으로 한국판 체크바캉스를 내놨습니다. 어떤 효과가 있으며 어떤 내용인지 알아보겠습니다. 김재호 인하공전 관광경영학과 교수 연결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김재호 인하공전 관광경영학과 교수(이하 김재호)> 네, 안녕하세요.

◇ 김우성> 어제 국무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참여한 가운데 경제 정책 방향 의결했는데요. 그 가운데 한국판 체크바캉스가 눈에 띄더라고요. 낯설기도 하고 모르시는 분들 많을 것 같은데요. 어떤 제도입니까?

◆ 김재호> 근로자 휴가지원 제도는 프랑스 체크바캉스 제도를 적용한 제도라고 볼 수 있는데요. 프랑스가 1982년, 30년 넘었죠. 국내여행 촉진을 위해서 정책 수단으로 도입한 제도인데요. 전담 기구를 마련해서 사실 우리나라와는 조금 다른 개념이지만 프랑스의 경우 근로자와 기업이 여행 경비를 공동으로 분담하는데 우리나라는 거기에 노사정, 협력 사업으로 준비하는 사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김우성> 근로자가 휴가 갈 수 있게 돈을 좀 모아주자는 얘기로 쉽게 볼 수 있겠군요.

◆ 김재호> 네.

◇ 김우성> 대통령 공약이기도 했기에 더 관심을 받는 것 같은데요. 휴가장려정책, 삶의 질에 대한 부분도 있겠지만 내수 활성화와 같은 경제적 목적도 있겠죠?

◆ 김재호> 그렇습니다.

◇ 김우성> 배경을 어떻게 봐야 할까요?

◆ 김재호> 사실 우리나라가 방금 사회자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OECD 평균 347일 더 일을 하는데 비해서 휴가 사용률 60% 정도밖에, 낮습니다. 프랑스와 독일 얘기도 하셨지만 휴가를 많이 가지 않는 일본까지도 최근에는 휴가 촉진을 위한 제도를 발표한 상황인데요.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지금 정부에서 추진하는 삶의 질과 함께 내수 경기 활성화로 근로자 휴가지원제도를 제안하고 있고요. 이 제도는 사실 이미 2014년 한 번 시범 사업으로 운영해서 논의됐던 사업 중 하나입니다.

◇ 김우성> 휴가장려정책을 쓰는 건 세계적인 트렌드이기도 하다, 우리가 너무 안 쉬기 때문에 그런 것도 바꾸자는 배경 설명을 해주셨는데요. 직장인들은 환영하는 편입니다. 휴가 관련된 것들 싫어하시는 분은 없는데요. 문제는 문화 자체가 휴가 가기에 어렵지 않습니까. 휴가 안 가면 여러 가지 내수에 도움이 안 되는 것인가, 이런 우려도 생기고 여론도 많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 김재호> 지금 우리나라가 휴가를 가지 못하는 이유가 사회자께서도 말씀하신 것처럼 시간과 돈, 직장의 눈치뿐만 아니라 대체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생긴 부분입니다. 2014년 얘기를 했는데, 2014년 시범사업을 할 때도 동일한 우려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참여한 기업들의 상황을, 결과를 살펴보니 중소기업들의 근로자 휴가 문화와 여건이 개선됐는데요. 그 이유가 기업 참여를 하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공인된 휴가 제도라는 것들을 기업과 근로자가 함께 공유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근로자들의 시간적, 심리적인 제한 효과가 완화된 부분이고요. 실질적으로 그들이 쓴 비용을 보니까 정부 지원금 10만 원을 제한했는데 1인당 참여근로자가 쓴 돈이 71만 원 정도, 7배 정도 나왔고요. 무엇보다 혼자 가는 게 아니라 66.8%는 가족이 동반한 부분이 있어서 사실 과거에도 임시공휴일이나 정부가 휴가 장려와 같은 캠페인을 했을 때도 영향이 있는 측면이 있었는데, 이 사업은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제도가 안정화 된다면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는 사업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우성> 우려 속에서 일단 시험 시행된 2014년에도 그 정도 결과가 명백히 드러난 부분이 있기에 안착되면 더 효과가 있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돈 주면 다 해외여행 가지 않나, 내수경기 부양을 할 수 있나, 이런 우려도 있는데요. 그런 부분은 어떻게 보아야 할까요?

◆ 김재호> 지금 정부에서 계획하는 근로자 휴가지원제도 안에 저희가 신용카드 제도를 같이 운용하는데요. 영수증 처리나 정산 문제가 해외에는 제외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내수로만 되어 있고요. 외국의 경우 여행객이 한 번 여행하면 열 군데 정도 사업체를 들르는데, 우리나라는 평균 다섯 군데 정도 들린다고 합니다. 타 산업에 비해서 이렇게 많은 지역에 효과를 낼 사업이 관광 외에는 좀 없을 것 같아서 정부도 제도를 시행하는 거로 판단됩니다.

◇ 김우성> 맛있는 것 드세요, 숙박하세요, 이보다 휴가 가세요, 이것이 직접적 효과가 있고 내수에 제한한 부분이 있다고 하니까 걱정 안 해도 될 부분이 있군요. 대통령 말처럼 쉼표 있는 삶이 되려면 체크 바캉스뿐만 아니라 다른 제도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교수님께서 휴가저축제도를 제안하셨더라고요. 이건 어떤 내용인지 궁금한데요. 말 그대로 휴가를 돈처럼 저축할 수 있는 건가요?

◆ 김재호> 사실 휴가저축제도는 비슷한 성격으로 우리나라 기업들에서 사용하는 기업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초과근무나 사용하지 않은 연월차 휴가를 근로시간으로 환산해 저축한 뒤에 근로자가 휴가 가고 싶을 때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고, 내년, 내후년에도 같이 저축해 사용할 수 있는 부분이고요. 이렇게 되면 기업에 부담이 가는 것 아니냐, 라고 했을 때 다른 외국 사례를 보면 연차 휴가 수당을 폐지하거나 다른 방법으로 기업의 부담을 적게 하는 부분이 있고요. 고용노동부 2016년 발표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근로자들 휴가 가지 않는 이유 중 38.2%가 추가 수입을 원해서였습니다. 2017년도 노동연구원 자료를 보면 휴가 저축 제도를 시행할 경우 휴가 문화, 여가 문화 증진뿐만 아니라 근로시간 단축과 일자리 창출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5인 이상 사업체가 근로자에게 1년에 67.2시간 정도 노동시간이 줄어든다고 합니다. 저축제도를 사용하면요. 그래서 이것의 3분의 1 정도만 고용 전환해도 한 20만 개 일자리, 6분의 1 전환하면 10만 개 정도 일자리가 창출된다고 노동연구원에서 발표한 사례도 있어서요. 사실 영국이나 네덜란드, 호주 등 여러 선진국에서 이미 이러한 비슷한 제도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 김우성> 한해 단위로 휴가가 기준이 되어 있고, 그것을 못 쓰거나 쓰면 돈으로 보상받는 방식인데 이렇게 저축해서 쓰면 결국 일자리를 더 만들어내는 효과가 있다는 건데요. 평창올림픽뿐만 아니라 일본에서도 연이어 올림픽이 열리지 않습니까. 관광과 휴가의 큰 계기가 마련되는 셈인데요. 아직까지 국가가 그렇게 말씀하신 내수의 낙수 효과나 유발 효과가 큰 관광에 대해서는 딱히 논의하거나 의견을 수렴하는 게 안 보이거든요. 이런 것들에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 김재호> 사실 관광이라는 부분이 많은 분들께서 중요한 산업, 미래 산업이라고 얘기하면서 관광이 여러 분야가 얽힌, 그래서 서로 협력되어야 효과가 나는 사업이기 때문에 사실 많은 어려움이 있는데요. 이 사업은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만으로는 이뤄질 수는 없고요. 이미 2014년 그랬듯이 고용노동부나 여가부, 중소기업청들이 같이 힘을 모아야 할 거로 봅니다. 그래서 사실 제가 제안했던 부분 중 하나는 국무총리실 직속으로 휴가 문화 개선과 연속 휴가제 같은 것들을 공론화하고 서로 토론할 수 있는 협의체를 만들자. 국민여가개혁위원회라고 했는데요. 일본이 이미 여가개혁국민회의라는 것들이 구성되어 운영되고 있습니다. 협의체를 통해서 공론의 장뿐만 아니라 국가적 홍보, 기업들을 어떻게 끌고 와서 앞으로 민간 주도로 갈 것인가, 중간 역할도 사실 이 협의체에서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우성> 민간의 자발적인 참여, 서로 상호 이해, 노동자와 경영자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그런 것까지 끌어내려면 말씀하신 제도적 소통 장치가 필요할 것 같네요. 오늘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 김재호> 네, 감사합니다.

◇ 김우성> 김재호 인하공전 관광경영학과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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