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커피왕, 강훈 대표의 쓸쓸한 몰락

한국판 커피왕, 강훈 대표의 쓸쓸한 몰락

2017.07.25. 오후 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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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후 아메리카노 한 잔' 이제는 일상이 된 커피 문화 정착에 일조한 '커피왕', 망고식스의 강훈 대표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됐습니다.

커피의 '커' 자도 몰랐던 신세계백화점 직원 강 대표의 인생을 바꾼 건 바로 스타벅스입니다.

1997년 스타벅스 한국 론칭팀에서 일을 맡게 된 건데요.

미국으로 건너가 교육을 받으며 카페가 음료만 파는 곳이 아니라 문화를 주고받는 곳이란 걸 보고 느끼면서 그 잠재력을 확인했습니다.

커피 가루에 설탕을 넣고, 커피 크리머인 '프림'을 넣어 타 마시는 인스턴트커피가 사랑받던 1998년, 강훈 대표는 자본금 1,500만 원을 가지고 서울 강남역 지하에 카페 '할리스'를 열었고, 큰 성공을 거뒀습니다.

'커피왕의 전설'은 계속됐습니다.

2008년에는 할리스 카페를 넘기고, 카페베네와 손을 맞잡았습니다.

커피전문점으로는 처음으로 톱스타 모델을 기용해 '스타마케팅'에 나선 아이디어는 기발했고, 효과적이었습니다.

연 매출 1,000억 원, 최단기간 최다 매장 수 돌파, 업계 최초 500호점 돌파라는 기록을 세우며 강훈 대표가 이끈 카페베네는 승승장구했습니다.

강훈 대표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2011년 카페베네 대표 자리를 박차고 나와 주스 시장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습니다.

스타벅스를 넘어 세계 어디를 가도 한 손엔 망고 식스의 노란 망고 주스를 들고 있는 모습을 보길 꿈꾸던 커피왕의 생각은, 하지만 빗나갔습니다.

망고 주스로 소비자들의 입맛을 4계절 내내 사로잡기는 역부족이었습니다.

강훈 대표는 돌파구를 찾아 해외 매장을 70개까지 불렸고, 무리한 결정은 부메랑이 돼 돌아왔습니다.

매출이 절반 가까이 폭락했고, 지난해에만 60개 점포가 폐점했습니다.

고군분투하던 강훈 대표는 결국 지난 14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 법정 관리 절차인 회생 절차 개시 신청서를 내야 했습니다.

잘 될 거라는 생각으로 도전하고 모험하는 것이 성공의 비결이라고 밝혔던 故 강훈 대표, 도전을 멈추지 않았던 강훈 대표의 쓸쓸한 몰락은 좁은 시장 안에서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프랜차이즈의 슬픈 민낯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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