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증원 '80억 원'이 뭐길래...與野셈법!

공무원 증원 '80억 원'이 뭐길래...與野셈법!

2017.07.20. 오후 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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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꼬인 정국의 실타래가 조금씩 풀리는 모양새입니다.

하지만, 아직 정국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 있죠.

바로, 추경안에 포함된 공무원 증원 예산 80억 원입니다.

80억 원. 전체 11조 2,000억 원의 추가경정 예산안에서 0.1%도 안되는 금액입니다.

여야가 전체 추경예산의 0.1%도 안되는 공무원 증원 예산에 사활을 건, 신경전을 이어나가고 있는 이유는 뭘까요.

먼저, 여당에게 공무원 증원 80억 원이 지니는 의미는, 문 대통령이 대선 때 약속한 공무원 17만 4,000명 증원으로 가는 첫 걸음입니다.

[문재인 / 대통령(지난 4월) : 민간에게만 일자리 만들기 맡겨놓고 기다릴 시간 없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공공일자리 창출 정책의 핵심은 공무원 증원입니다.

대규모 재정 투입으로 일자리를 늘리고, 소득을 증대시켜 경제 문제를 풀어가겠다는 J노믹스의 방향과 일치합니다.

여당인 민주당은 문재인 정부가 증원하고자 하는 공무원은 사회복지공무원, 소방, 경찰, 집배원 등 국민 생활안전과 복지를 담당하는 사람들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추경을 통해 채용하려는 1만2000명에는 일반 행정직 공무원이 단 한 명도 없다는 입장입니다.

[우원식 / 민주당 원내대표 : 한국 공공부문 고용은 7.6%로 평균 18%에 한참 못 미쳐. 그리고 이처럼 턱없이 부족한 일자리는 공공서비스 일자리 분야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돼….]

이와 상반된 주장을 하고 있는 야 3당.

야 3당에게 공무원 증원 80억 원의 의미는 규모는 작아 보이지만 미래세대에 엄청난 재정부담을 지우는 '철밥통 예산' 입니다.

다시 말해, 세금으로 공무원을 늘리는 일자리 정책에는 동의할 수 없다는 겁니다.

[정우택 /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 이 대한민국은 잘못하면 철밥통 천국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저는 지적하고 싶습니다.]

[주호영 / 바른정당 원내대표 : 국민 혈세로 철밥통인 공무원들을 늘리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고요.]

민주당은 80억원을 추경에서는 삭제하는 대신, 올해 예산안에 편성된 예비비 500억원에서 충당하는 절충안을 제시하기도 했죠.

하지만 야3당은 80억 원 편성은 물론 예비비 사용도 불가하다고 못을 박았습니다.

그런데, 예비비 사용을 놓고 오늘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충돌했습니다.

바로 어제, 예비비 500억을 공무원 증원에 사용하는 방안에 대해 조건부 찬성 입장을 보였던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입장을 선회하자 민주당의 불만이 터져나온 겁니다.

민주당은 국민의당이 추경 협상 과정에서 '말바꾸기'를 했으며, 대선 공약도 지키지 않는다고 비판했고 국민의당은 "사실관계 왜곡"이라고 반박했습니다.

[김태년 /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 정치 그렇게 하시면 안 되는거죠. 저하고 이번 과정에서도 몇 차례 통화에서 추경에 담는 건 좀 거북하니 작년에 예비비, 목적예비비로 편성한 것은 써도 좋다고 우리에게 얘기한 바가 있지 않습니까. 그걸 지금와서 뒤집으면 어떡하자는 겁니까.]

[김동철 / 국민의당 원내대표 : 국민의당이 지난 대선 때 약속한 것은 안전과 사회복지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서 필요한 인력을 확충하자는 것이었지, 문재인 정부처럼 단순히 세금으로 공무원 일자리를 늘리기 위한 공약이 아니었습니다.]

국민의당 내부 의견도 조금씩 갈립니다.

이용호 국민의당 정책위의장은 "국민의당도 협치에 응할 것은 응해야 한다, 지나치게 우리 입장만 고수하는 것은 국정의 발목을 잡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하반기 공무원 1만 2,000명 증원을 포함해 5년 임기 동안 모두 17만 4,000명의 공무원을 더 뽑아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계획입니다.

추가경정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11월 말까지 공무원 추가 채용이 가능해집니다.

공급이 부족했던 현장서비스 인력에 국가재정 우선순위를 두고 투자한다는 것이 정부의 계획입니다.

여야가 양보 없는 일진일퇴의 공방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공무원 증원 정책이 고용의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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