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개혁 1단계 시동...현대차·롯데 자진 개선 압박

재벌개혁 1단계 시동...현대차·롯데 자진 개선 압박

2017.06.24. 오전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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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4대 그룹 경영진을 만나 재벌의 자발적인 변화를 주문하며 재벌 개혁 1단계의 시동을 걸었습니다.

최근 여당이 편법 승계를 위해 일감 몰아주기를 했다고 지목한 현대차와 롯데, 하림 등이 강한 압박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고한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재벌의 자발적인 변화를 기다리겠다고 한 건, 현실적인 이유가 큽니다.

지배 구조 개선 등을 위해서는 법 개정이 필요한데, 여야 대치 정국 속에 개정안이 국회를 언제 통과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계속 기다리지만은 않겠다고 분명한 경고 메시지를 줬습니다.

[김상조 / 공정거래위원장 : 우리 기업이 또 다시 변화의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는 점, 한국 경제와 우리 기업에 남겨진 시간이 많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미 공정위는 연초부터 자산 규모 5조 원 이상 45개 대기업 집단의 내부 거래 현황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재벌이 스스로 변하지 않으면 언제든 칼을 뽑을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재벌 중에서도 최근 여당이 물류 업무와 극장 매점 일감을 계열사에 몰아줬다고 지목한 현대차와 롯데, 편법 승계 의혹이 불거진 하림이 강한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재벌이 스스로 변하지 않으면 공정위는 직접적인 제재를 통한 2단계 개혁에 들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일감 몰아주기 규제는 법 개정 없이 시행령만 고쳐도 처벌 대상을 확대할 수 있어서 효율적인 재벌 개혁 수단으로 꼽힙니다.

[박상인 /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 재벌의 과도한 일감 몰아주기 때문에 많은 중소 중견 기업들의 좋은 사업 기회 자체가 없어집니다. 약자의 재산권이 보호가 안 되니 혁신할 유인이 없어집니다.]

중소기업과의 상생, 황제 경영 탈피 등의 개혁 과제를 재벌 스스로 얼마나 달성할 수 있을지가, 앞으로의 재벌 개혁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보입니다.

YTN 고한석[hsgo@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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