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SKB 하청업체 직원 정규직 채용, 짚어볼 내용은...

[투데이] SKB 하청업체 직원 정규직 채용, 짚어볼 내용은...

2017.05.25. 오후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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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 SKB 하청업체 직원 정규직 채용, 짚어볼 내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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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수도권 투데이]

□ 방송일시 : 2017년 5월 25일 목요일
□ 출연자 : 이해조 SK브로드밴드 비정규직지부장

- 그동안 SKB 원청과의 대화는 사실상 없던 상황
- 원청 - 하청 간 1년단위 계약... 20년 근무해도 매년 신입사원
- 공휴일에 쉬려 해도 연차 써야

- 7월부터 SKB 정규직 전환.. 내부에선 찬반 엇갈려
- 자회사 설립, 직접 고용... 진정한 의미 정규직 전환인지 지켜봐야
- 반대측은 무늬만 정규직 우려... 근무조건 오히려 악화 될까 걱정도

◇ 장원석 아나운서(이하 장원석):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 민간 기업들까지 발맞추고 있습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그토록 바라던 정규직화, 새로운 정권이 들어선지 2주도 안돼서 들어서고 있습니다. 대기업 하청을 담당하는 기업에서 일하는 직업들은 대부분 정규직이라는 것이 다른 세상 이야기였는데요. 유니폼에는 A사라는 이름을 달고 있지만 회사 입장에서는 자기 식구 취급을 하지 않은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SK브로드밴드가 업계 최초로 하청업체 설치기사 등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앞으로 다른 민간 기업에도 영향을 미칠까 주목되고 있는데요. 이해조 SK브로드밴드 비정규직지부장과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지부장님, 안녕하세요?

◆ 이해조 SK브로드밴드 비정규직지부장(이하 이해조): 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장원석: 그동안 SK브로드밴드 이사회 결정이 나기까지 고생을 참 많이 하셨죠?

◆ 이해조: 네, 아무래도 많이 고생했죠.

◇ 장원석: 사측에 직접 고용 요구를 한지는 얼마나 됐습니까?

◆ 이해조: 저희가 2014년도에 노동조합을 처음 만들고요. 그때서부터 꾸준히 요구하고 있었습니다.

◇ 장원석: 그동안 노사 대화가 자주 있었습니까?

◆ 이해조: 사실상 원청과의, SK브로드밴드 원청과의 대화는 사실 없었고요. 이번 일을 계기로 해서 논의를 좀 하고 있었던 중입니다.

◇ 장원석: 어쨌든 직접 대화는 어려웠지만 어쨌든 지금 시점이 절묘해서요. 대통령이 취임한 뒤에 일자리 정책을 말하고 있는데 절묘하게 민간 기업도 따라가는 분위기여서요. 어느 정도 합의를 이룬 것이 빛을 발하는 게 아닌가 또 보고 있는데요. 사측에서는 이렇게 얘기했어요. 하청 대리점을 통한 간접 관리는 업무 해결에 한계가 있어서 이렇게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 이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 이해조: 아무래도 저희 같은 경우에는 고용안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었습니다. 왜냐면 원청사와 하청사 간의 계약이 1년 단위로 이뤄지다 보니까요. 그 과정 속에서 업체 교체가 빈번하게 일어났고요. 그렇다 보니까 저희가 10년 넘게, 20년 넘게 일을 하고 있지만 매년 하청사가, 업체 사장이 바뀔 때마다 신입사원이 되는 그런 구조였죠. 그러다 보니까 저희가 또 실적 압박을 많이 당하거든요. 원청사와 하청사 간의 계약에, 예를 들어 점수를 제대로 받지 못하면 계약 해지 조건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실적에 내몰리다 보니까 좀 바쁘게 일해야 하겠죠. 그러다 보니까 고객에 대한 서비스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얘기할 수 있고요.

◇ 장원석: 원청이 하청, 대리점과 계약을 맺으면서 그 대리점에 속해 있는 직원들이 결국 고용 불안에 시달리고 있었다. 지금 SK브로드밴드에서 일하고 있는 비정규직 직원 중에서 하청 대리점 직원은 몇 명 정도 됩니까?

◆ 이해조: 저희가 홈 고객센터가 약 전국에 76개 정도 산재해 있고요. 그중에 일하는 사람들은 약 4,500명 규모로 파악되고 있고, 이 중에 현장에서 고객님 댁을 방문해서 일처리를 해주는 현장 기사들은 약 2,900명 정도로 알고 있습니다.

◇ 장원석: 이번에 언론 보도에 따르면 5,189분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고 발표됐는데요. 그러면 하청 대리점 직원들이 주로 어떤 일을 하시나요?

◆ 이해조: 저희들은 고객님들께서 인터넷 설치, TV, 전화 이런 걸 신청하시게 되면, 브로드밴드에 접수하시게 되면 그게 하청사로 이제 용역이 의뢰되는 구조죠. 그럼 저희가 나가게 되는 거고요.

◇ 장원석: 지금 청취자 분들도 굉장히 익숙한 분들일 것 같아요. 인터넷이 갑자기 안 돼요, 해서 전화 걸면 유니폼을 입고 어디가 잘 안 됩니까, 찾아오시는 분들이 지금 하청 대리점 직원 분들이었거든요.

◆ 이해조: 네, 원청에서는 나가지 않고 저희가 다 나갑니다.

◇ 장원석: 기사님들이 보통 다 대리점 소속으로서 간접고용 형태로 일을 하고 계셨는데요. 어쨌든 SK브로드밴드가 이사회에서 7월부터 대리점 직원을 정규직으로 고용하겠다고 밝혔는데 노조 분위기는 어떤가요?

◆ 이해조: 찬성하는 목소리도 있고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고 좀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고요.

◇ 장원석: 반대는 왜 그런가요?

◆ 이해조: 반대되는 입장에서는 그런 우려가 있는 거죠. 무늬만 정규직이 되는 게 아니냐, 근로 조건이나 기타 등등해서 여러 가지 제반들, 사안들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그리고 그런 선례들이 좀 많았거든요. 되려 근무조건이 안 좋아지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그런 우려의 목소리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 장원석: 근로조건과 관련해서 사측과 충분한 협의를 거쳐야 할 텐데, 일단 그 전에 지금까지 직접 고용을 꾸준히 요청하시면서 하청업체 근로자들의 작업환경이나 처우 같은 것들은, 고용불안 말고 다른 불합리한 것들이 많았습니까?

◆ 이해조: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가장 중요한 게 저희가, 과도한 지표와 실적 압박에 지금 시달리고 있죠. 거기에 부족한, 상당히 부족한 임금을 받고 있다 보니까, 장시간 노동에 일단 시달렸고요. 그로 인해서 또 안 좋은 게 많았죠. 그러다 보니까 작년 9월 같은 경우에는 저희 동료 중 한 명이 비오는 날 전봇대에 올라가서 작업하다가 떨어져 사망하는 사건도 있었고요. 그런 일이 좀 비일비재하게 많이 일어났어요. 며칠 전 같은 경우에는 이게 좀 심각한 얘기인데요. 고객님 댁에 방문했다가 강아지한테 물려가지고, 이제 좀 커가는 개겠죠. 허벅지에 심각하게 상해를 입는 그런 일도 좀 있고요. 저희들의 업무환경이 좀 안 좋습니다.

◇ 장원석: 그런 상해를 당하면 원청이라든지 대리점에서 산재라든지 그런 보상이 안 나옵니까?

◆ 이해조: 일단은 고객님들이 클레임 같은 걸 좀 심하게 제기할 경우에는, 아무래도 하청사다 보니까 그런 것에 적극 대응을 못합니다. 그러다 보니까 현장 기사들은 제대로 된 치료는 받겠지만 재발 방지 이런 게 전혀 안 이뤄지고 있거든요. 또 하청사들은 산재 요율이 오른다고 해서 제대로 산재 처리도 안 해주고 있고요. 그런 일이 좀 많습니다.

◇ 장원석: 서로서로 눈치를 많이 보는 상황이네요.

◆ 이해조: 네, 그렇죠. 눈치를 좀 많이 봅니다.

◇ 장원석: 몇 시간 정도 일을 하십니까?

◆ 이해조: 보통 어느 정도 임금 수준을 좀 받으려고 하다보면, 근무 시간을 저녁에 늦게 7~8시까지 일하고. 때에 따라서는 요즘에는 맞벌이가 많다 보니까 심한 경우에는 9~10시에도 방문해서 처리도 해드리는 경우가 좀 비일비재합니다.

◇ 장원석: 집이 비어있는 상태에서는 A/S라든지 처리를 못하니까 고객들이 퇴근한 이후에 작업하다 보니까 그렇게 늦은 시간까지 일을 하시는군요.

◆ 이해조: 네, 아무래도 그렇죠.

◇ 장원석: 참, 이게 실적 때문에 이렇게 힘들게 일을 하고 계셨는데, 어쨌든 방법이라든지 내용은 좀 더 손을 봐야겠다는 말씀도 노조에서 하시지 않습니까? 제시한 방안은 자회사를 만들어서 그 자회사를 정규직으로 채용하겠단 건데, 완전한 직접고용이라고 보기엔 좀 어려워서 다른 문제가 생기지는 않겠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거든요.

◆ 이해조: 네, 저희 중에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 그 부분입니다. 자회사로 직접 고용해서 고용 안정을 이뤄냈지만, 무늬만 정규직이 되는 건 안 된다. 왜 그러냐면 안 좋은 사례들이 상당히 많았거든요. 모 회사 같은 경우엔 자회사를 만들어서 직접 고용을 했지만, 과도한 영업 배당이라든가 실적 같은 걸 요구해서, 그 회사의 직원들이 실제로 이직률이 상당히 높은 모습을 보이고 있거든요. 그래서 저희 내부에서도 그런 식의 정규직은 정규직이 아니지 않냐는 목소리가 큽니다. 그리고 정규직이 돼도 근로조건은 예전과 똑같을 수도 있으니까, 그것에 대한 걱정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저도 좀 많이 걱정하고 있고요, 그런 부분은.

◇ 장원석: 그래서 사측과 대화를 자주 하면서 논의를 해나가야 할 텐데, 사측에서는 구체적인 논의 계획 같은 걸 이야기하고 있나요?

◆ 이해조: 일정 부분 논의하고 있는데, 저희가 생각하는 것과는 차이가 좀 많이 나고요. 이견이 있던 중에 지금 중단돼 있습니다, 대화는. 조만간 다시 이뤄지겠죠.

◇ 장원석: 어떤 내용들이 중점적으로 다뤄져야 할까요?

◆ 이해조: 일단 가장 큰 게, 쉽게 얘기해서 이런 부분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공휴일날 다들 쉬잖아요. 그런데 저희는 그걸 연차로 대체해서 쉬고 있어요. 그런 건 진정한 의미의 정규직이 아니잖아요? 예를 들어서 뭐, 연차가 1년에, 1년 다니면 15개 정도 생기는데, 그 연차를 달력에 있는 빨간 글씨는 저희는 다 해당이 안 되는 거죠. 1년에 9개, 9개라고 하면 9개는 그걸로 다 없어지는 거고요. 연차 대체를 해서 없어지고. 거기에 따라서 저희는 기껏 해봐야 여름휴가를 3~4일 정도 다녀오면 그냥 그걸로 끝인 거죠. 그런 것은 아시겠지만 진정한 의미에서 되게 안 좋은 상황인 거죠, 저희한테는. 지금 현재 하청사들은 비용의 문제, 기타 등등을 들어서 그건 절대 안 된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 장원석: 그래서 지금 정규직으로 채용되면서, 그런 전반적인 근로 조건, 임금 구조, 처우 개선 같은 것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정규직으로 되는 것인데, 그 부분에 대해선 아직 더 진보된 논의는 아직 안됐단 말씀이시군요.

◆ 이해조: 네, 아직 정해진 건 없습니다.

◇ 장원석: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앞으로 어떤 상황으로 흘러갈지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있으니까요. 저희가 또 어떤 상황이 되면 나중에 연결 또 해서 인터뷰 요청 드리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이해조: 네, 감사합니다.

◇ 장원석: 지금까지 이해조 SK브로드밴드 비정규직 지부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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