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대통령 시대 맞아 은행권 진퇴양난

일자리 대통령 시대 맞아 은행권 진퇴양난

2017.05.20. 오전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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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자리 대통령을 내세운 새 정부가 출범과 동시에 일자리 창출에 강력한 의지를 보이면서, 은행권은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모바일뱅킹 등 비대면 거래가 급증하면서 이미 대세가 된 은행권의 '몸집 줄이기'가 새 정부의 정책과는 방향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박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한국씨티은행이 올해 안에 비정규직 3백여 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했습니다.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선언한 새 정부 일자리 정책에 동참한 것입니다.

하지만 정작 씨티은행은 무려 80%나 되는 영업점 구조조정 문제를 놓고 노사 갈등이 극에 달한 상황입니다.

[김호재 / 씨티은행 노조 부위원장 : (정규직화는) 임단협 교섭 중에 합의된 사항입니다. 그런데 마치 지금 이 시국에 정부 정책에 호응하는 듯하게 악용을 하는 거죠.]

씨티은행만큼 극단적인 감축은 아니더라도 은행업계에 점포나 인력 줄이기는 이미 대세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말 기준 전국 은행 영업점 수는 1년 전보다 175곳이나 줄었고, 임직원 수도 2천2백 명 넘게 감소했습니다.

모바일과 인터넷 등 디지털 뱅킹 시대에 굳이 생산성이 떨어지는 영업점을 유지해야 할 필요도, 여력도 없기 때문입니다.

[최공필/ 금융연구원 위원 : 기술을 활용한 경비절감 수단이 강화되는 추세기 때문에 신규 고용 창출 여력도 제약이 있고, 정규직 전환에 따른 부담도 소화하는 데 한계가…]

대규모 채용 방식을 없애고, 인원도 줄이는 쪽으로 잠정 방침을 세워놨던 은행들.

하지만 예사롭지 않은 새 정부의 일자리 행보에 대부분이 올해 채용 계획조차 내놓지 못하고 눈치만 보고 있습니다.

디지털 금융시대, 몸집 줄이기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지만, 그렇다고 새 정부의 정책 방향을 거스르기도 어려워 은행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YTN 박영진[yjpark@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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