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재벌 해체 아냐"...실용적 개혁 시사

김상조 "재벌 해체 아냐"...실용적 개혁 시사

2017.05.18. 오후 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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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내정자는 수십 년 동안 재벌 개혁을 위한 시민운동을 이끌며 '재벌 저격수'라는 별명까지 얻고 있습니다.

그러나 인사청문회를 통과해 공식 취임한다면, 삼성과 현대차 등 거대 재벌에 대한 감시에 집중하되, 제도 개선은 점진적으로 추진하는 '실용적 개혁'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차유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재벌 저격수, 재벌 개혁 전도사라고 불리는 김상조 교수가 공정거래위원장으로 지명된 지 하루 만에 기자 간담회를 열었습니다.

평소 강한 어조로 재벌 개혁을 주장한 것과는 달리, 비교적 온화한 말투로 앞으로 펴나갈 재벌 정책 등을 설명했습니다.

우선, 경제력이 집중된 상위 4대 재벌을 중심으로 법을 엄격하게 적용해, 일종의 본보기로 삼겠다고 밝혔습니다.

[김상조 / 공정거래위원장 내정자 : 한국 경제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4대 그룹에 '법을 어기지 마십시오. 더 나아가 한국 사회와 한국 시장이 기대하는 바를 잘 고려하셔서 판단해주시기 바랍니다'는 신호를 보내는 겁니다.]

김 내정자는 이를 위해 재벌 감시를 전담하는 기업집단국을 신설하고, 공정위의 경제 분석과 조사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재벌 개혁은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를 위한 수단일 뿐 그 자체가 목적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특히, 삼성그룹 순환출자 해소, 총수 경영권 제어를 위한 상법 개정, 지주회사 규제 등 제도적인 부분은 국회 입법이 필요한 만큼, 시간을 두고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김 내정자를 바라보는 두려움 섞인 재계의 시선을 의식한 듯, 대대적인 개혁이 아닌, 실용적인 개혁에 나서겠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김상조 / 공정거래위원장 내정자 : (저는) 재벌을 해체하자는 말을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습니다. 재벌 해체가 아닙니다. 재벌 그룹이 한국 경제 소중 자산으로 건전하게 발전할 수 있도록 도와드리고 유도하는 게 재벌개혁입니다.]

김 내정자는 공정위가 가진 공정거래법 위반 고발 독점권은 지자체 등과 나누고, 취임하면 초반에는 가맹점과 대리점 거래 실태, 골목상권 등 서민경제 문제를 푸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YTN 차유정[chayj@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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