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뺏길까 봐"...의사단체가 소아과 야간진료 방해

"환자 뺏길까 봐"...의사단체가 소아과 야간진료 방해

2017.04.27. 오후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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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가 어린이 야간 진료 병원을 지정해 지원하는 이른바 '달빛 어린이병원' 사업이 참여 병원 부족으로 사실상 유명무실해졌습니다.

이유를 알고 봤더니, 전국 소아청소년과 개원의 협회가 '달빛 병원'에 환자를 뺏길 것을 우려해 조직적인 방해를 해왔습니다.

차유정 기자입니다.

[기자]
늦은 밤 병원이 어린이들로 붐빕니다.

한밤중 고열이나 감기로 급작스럽게 병원을 찾은 아이들입니다.

위급한 어린 환자들이 이렇게 밤에도 가까운 병원에서 진료받을 수 있는 건, 정부가 야간·휴일 진료를 지원하는 이른바 '달빛 어린이병원' 사업 덕입니다.

[이창훈 / 아기 아버지 : 야간에 응급실에 진료받으러 가면 너무 오래 기다려야 해서 밤새는 경우도 있었는데 애들도 무서워하고 힘들어했는데 가까운 데서 진료받을 수 있어서 너무 편리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애초 참여 병원도 적었지만, 그나마 야간 진료에 나섰던 17개 병원 가운데, 2년 사이 7곳이 사업을 취소했습니다.

소아청소년과 개원의 협회가 '달빛 어린이병원'으로 환자가 몰릴 것을 우려해 압력을 넣은 겁니다.

야간 진료 사업에 참여하는 의사들을 직접 만나 그만두라고 압력을 가했습니다.

심지어 회원 자격을 제한하는 징계안까지 결의했습니다.

의사 신상 정보를 온라인에 공개해 비방 글을 쓰기도 하고, 병원 운영과 진료에 꼭 필요한 정보들이 있는 커뮤니티 접속도 막았습니다.

[조해영 / 달빛 어린이 병원 의사 : 의사에게 명예란 굉장히 중요합니다. 인터넷 통해서 다수가 내 가족들이 볼까 봐 무서울 정도의 글들을 써서 너무나 마음이 아픕니다.]

일본의 경우 지역의사회가 정부 지원을 받아 어린이 환자 야간휴일 진료에 자율적으로 참여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소아청소년과 의사 단체는 야간 진료 순번제 등의 대안도 제시하지 않은 채 수입이 줄 것을 우려해 정부 사업마저 방해했습니다.

[소아청소년과 개원의 협회 관계자 : 기본적으로 (대응 안 한다는) 입장 고수하고 있어서 답변을 드리기 어렵네요.]

공정거래위원회는 소아청소년과 개원의 협회에 즉시 방해 행위를 중단하라고 명령하고, 부당한 압력을 행사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습니다.

YTN 차유정[chayj@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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