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경제]고용없는 성장 20년, 중소기업이 경제노화 극복

[생생경제]고용없는 성장 20년, 중소기업이 경제노화 극복

2017.04.25. 오후 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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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경제]고용없는 성장 20년, 중소기업이 경제노화 극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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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인터뷰]


- 경제 호조세, 일부 지표의 시간차 성과 일수도
- 고용없는 성장, 한 두해 문제가 아닌 묵은 과제
- 제조업 중에서도 고용유발할 수 있는 경쟁력 다시 귀국해야
- 일본,독일의 볼펜처럼 한국도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
- 적극적 M&A, 인재확보 등 중소기업 활성화가 해법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우성 PD
■ 대담 : 신세돈 숙명여자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 김우성 PD(이하 김우성)> 예전에 저희 아버지 세대라고 할까요, 국가 경제를 만들었던, 일으켜 세웠던 분들은 회사 일이야, 라고 하면 온 가족이 숨을 죽여야 했습니다. 그만큼 기업과 나라 경제는 바로 동률로 취급받았고요. 그것들이 잘 돼야 나라가 잘 되고, 가정도 잘 된다고 믿었습니다. 우리나라 경제는 여러 가지 부침을 겪고 있지만, 지금은 좋은 소식들도 들려오죠. 반도체를 비롯해서 대기업들의 품목들, 여러 가지 호조를 보이고 있는데 일자리는 정반대로 가고 있습니다. 소득도 늘지 않고 있고요. 소비침체로 내수는 어렵습니다. 자영업들은 비명을 지르고 있죠. 왜 이러한 걸까요. 선진국들은 제조업 리턴뿐만 아니라 다양한 정책을 통해서 일자리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일자리 확보, 우리는 왜 안 될까, 궁금한 점도 많습니다. 신세돈 숙명여자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연결해서 이 문제에 담긴 의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신세돈 숙명여자대학교 경제학부 교수(이하 신세돈) 네, 안녕하세요.

◇ 김우성> 요즘 경제 좋은 소식 없다고 말씀하시는데 반도체나 수출 호조를 보면 조금 그래도 마음이 안심된다고 할까요, 그러한 상황이고요. 성장률도 소폭 상향조정 했는데요. 어떤가요? 회복된다고 봐도 될까요?

◆ 신세돈> 한국은행과 KDI가 금년 성장 전망치를 조금 올렸는데요.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두 기관이 조금 달라요. 한국은행은 최근에 설비투자가 굉장히 많이 늘어났다, 그렇게 해서 성장치를 조금 올려 잡았고요. KDI는 수출이 조금 늘어난다, 그래서 성장치를 올렸는데요. 한국은행이 성장치를 올리면서 내세운 설비 투자 증가가 금년에 6%입니다. 작년에 1.8%로 봤었거든요. 굉장히 많이 올려 잡은 거예요, 설비 투자가. 그래서 역사적으로 보면 설비 투자가 4% 정도 증가하는 게 정상적인데, 한국은행이 6~7%로 증가를 전망했다는 것은 좀 과한 면이 있다고 저는 그렇게 보고요. 수출이 살아난다는 건데, 사실 지난 1년 반 동안 우리 원화와 일본 엔화의 움직임이 굉장히 우리에게 유리한 쪽으로 전개됐어요. 다시 말하면 엔화는 브렉시트 때문에 굉장히 강세로 반전했고요. 우리는 수출이 마이너스로 가니까 굉장히 적극적으로 약세로 운영했어요. 통상적으로 그렇게 되면 환율 효과가 1년쯤 뒤에 나타나거든요. 그런 점에서 보면 이미 작년 이맘 때 쯤부터 금년 봄이 되면 수출이 조금씩 살아날 거라는 전망은 가능했던 거거든요. 문제는 브렉시트 이후 엔화가 굉장히 약세가 많이 됐어요. 우리가 불리하게 된 거죠. 우리나라 원화도 환율 조작에 휘말리면서 원화가 굉장히 빠른 속도로 강세가 됐어요. 그래서 작년 1년 동안 전개된 유리한 상황이 금년에 들어와서 다 뒤집어졌어요. 이렇게 되면 시차가 1년 정도 된다고 했는데 하반기가 되면 긍정적 효과가 다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지금 성장률 상향 조정은 일시적 현상이고 이것이 기조적으로 진행되는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 김우성> 한국 경제가 드디어 턴어라운드 했는지 판단하기에는 너무 단서가 제한적이며 1년 시차를 두고 있는 환율 효과 등의 영향이 커서 섣불리 볼 수 없다, 신중하게 보자는 말씀이신 것 같은데요. 문제는 일단 수출이 늘거나 기업들이 투자하는 부분들은 일단 지금 드러난 상황인데, 여기와 일자리를 연결해서 많은 이야기를 합니다. 이른바 고용 없는 성장이냐, 이런 말이 나오는데요. 어떻게 보세요? 우리나라가 고용 없는 성장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해도 될까요?

◆ 신세돈> 오래됐죠. 고용 없는 성장이 하루아침에 진행되는 것이 아니고 지난 15년 동안 IMF 직후부터 20년 가까이 서서히 진행된 과정인데, 일차적으로는 인건비 비중이 많은 분야를 해외로 옮겨가는 작업이 진행이 되었고요. 그다음 싼 인건비는 그쪽 여러 나라가 있지만 기술이 필요한 이러한 분야의 노동은 옮겨갈 수는 없으니까 자동화가 진전됐어요. 그러니까 한쪽으로는 일자리를 많이 창출하는 분야는 해외로 나가고 공장은 계속해서 혁신을 통해 기계화가 되고 자동화가 되다 보니까 지금 잘 나가는 IT나 석유화학의 경우 대표적인 장치 산업이거든요. 장사가 아무리 잘 되더라도 고용을 창출하는 효과가 굉장히 미미해요. 따라서 최근 수출이 잘 된다는 것이 거의 일자리 유발을 못하는 형편에 있는 거죠.

◇ 김우성> 잘 되는 부분들은 고용유발계수라고 하죠. 일자리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일들이 잘 되고 있고, 로봇화도 세계 1위라고 합니다. 이러한 흐름을 사실 변화라고 본다면 어떤 기업의 이익이나 발전, 산업의 경쟁력을 위한 변화는 다 이뤄지는데 고용 부문은 이렇게 따로 버려지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인데요. 일자리 문제는 여러 가지 경제 선순환을 이야기할 때도 중요하다고 말씀하시는데요. 이 문제는 어떻게 이해하면 좋을까요?

◆ 신세돈> 저는 그 사실 우리가 지금 들여오고 있는 수입에 의존하는 그러한 전통적인 제조업, 예를 들면 볼펜 같은 거죠. 볼펜을 중국이나 베트남에서 생산하기도 하지만, 주로 독일과 일본 같은 선진국들이 이러한 제품을 강력한 어떤 경쟁력을 가지고 사실 제품을 만들고 있거든요. 그러니 우리가 전통적인 제조업, 첨단 산업이 아닌 제조업, 이러한 중소기업이 주도하는 이러한 제조업을 너무 홀대하지 말고 그러한 분야에도 새로운 기술과 새로운 장비와 새로운 지원을 통해서 우리가 볼펜 없이 살 수는 없거든요. 자꾸 첨단, 첨단, 첨단만 이야기하지 말고 우리가 지금 만들 수 있고 주로 중국이나 베트남에서 수입하는 이러한 물건에 대한 경쟁력을 살려서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노력도 조금 필요한데, 우리는 자꾸 없는 것, 첨단인 것, 이런 쪽에서 계속 일자리를 만들려고 하니까 더 빠른 속도로 기존 전통 제조업의 일자리를 빼앗기는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을 많이 합니다.

◇ 김우성> 일자리 미스매치 문제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지금 세계적 중소기업들이 일본, 독일, 미국마저도 그렇게 리턴하는 현상인데요. 그런데 사실 교수님, 기업들이 이익에 더 집중하지 않았습니까. 기업들이 이익을 위해서 인건비가 싼 곳으로 공장을 옮기고 물론 수출의 이유도 있지만 그렇게 됐는데요. 사실 유인책이 없지 않습니까. 지금 대선후보나 여러 경제 공약을 내세우는 분들은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이야기만 하고 있는데요. 이게 대책이 될 수 있는지 궁금하고요. 어떻게 보세요?

◆ 신세돈> 저는 규제, 규제, 규제 완화 이야기를 우리가 하루 이틀 한 것이 아니라 20, 30년 전부터 해온 이야기인데요. 그러한 추상적인 낡아빠진 규제 이야기를 하지 말고, 지금 우리 서서히 죽어가는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살릴 수 있는 구체적 기술이나 자금이나 인력이 무엇인지 전수 조사해서 지금 쓰러져가고 있는 기존 중소기업, 기존 제조업의 경쟁력을 살리는 쪽에 관심을 더 가져 줬으면 좋겠어요.

◇ 김우성> 예를 들면 교수님께서 볼펜 이야기를 하셨지만, 우리나라 손톱 깎기가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그렇다면 더 부가가치를, 건강 진단 기능까지 만들어서 집중해야 하는데 해외로 지금 나가버리는 형국인데요. 일단은 자본이 새롭게 투입되어 규제를 풀고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이러한 논리보다 기존에 있는 것들을 살리자, 중요한 문제일 텐데요. 중소기업이 사실 핵심이라고 하면서 아직은 제자리이거든요. 그런데 또 관계자분들은 한국의 중소기업 지원, 꽤 되고 있는 편이라고 이야기하거든요. 해법은 쉽게 안 찾아집니다.

◆ 신세돈> 왜냐면 중소기업 개수가 너무 많아요. 30만 개에서 어떤 분류에서는 50만 개가 되고요. 자영업 숫자를 따지면 600만 개가 되거든요. 그러면 30만 개 중소기업에 한 기업당 10억만 융자해줘도 몇 십 조가 되어버리니까. 중소기업 숫자가 많은 것도 문제이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저는 국가가 장기적 안목을 가지고 대한민국의 중소기업 경쟁력이 살지 않으면 대한민국 미래는 없다는 그러한 절박함을 가져줬으면 좋겠는데, 계속해서 중소기업 말씀만 하시고 있는데 계속해서 중소기업이 죽어나가는 것은 말은 중소기업 하면서도 실제 정부의 지원은 중소기업을 사실상 별로 우대하지 않는 정책들이 쭉 취해져 왔었죠.

◇ 김우성> 소리 없이 죽고 있는 중소기업들은 정말 시야 밖에 있고요. 대우조선해양을 비롯해서 천문학적 돈이 들어가는 대기업은 화제가 되는 것도 교수님 말씀과 연결되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구조가 바뀌지 않는 것을 교수님께서 만성 노화증이라고 지적하셨는데요. 다시 한국경제 회춘하려면 핵심 정책 방향, 지적 부탁드립니다.

◆ 신세돈> 일단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살리기 위해서 M&A를 해줘야 하고요. 몇 개 중소기업이 뭉쳐서 커져야 하고요. 중소기업 정책은 2~3년 만에 되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10~20년 가는 정책이 필요하거든요. 그래서 긴 안목을 가지고 후계자를 양성하는 것도 관심을 많이 가져줘야 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 김우성> 미래를 내다본 긴 안목의 정책, 여기에는 인재 영입 같은 것도 포함되어 있겠죠?

◆ 신세돈> 그렇습니다.

◇ 김우성> 중소기업을 다시 경제 활력, 경제가 젊어지도록 만드는데 출발점으로 하기 위한 장기적 안목, 정책 입안자들이 듣고 계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드립니다.

◆ 신세돈> 감사합니다.

◇ 김우성> 지금까지 신세돈 숙명여자대학교 경제학부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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