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경제] 대우조선해양 추가 지원, 국민만 고통분담?

[생생경제] 대우조선해양 추가 지원, 국민만 고통분담?

2017.03.20. 오후 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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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경제] 대우조선해양 추가 지원, 국민만 고통분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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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인터뷰]

- 안일한 상황판단, 소나기만 피하자 식의 반복
- 2015년 지원 때 판단한 수주액의 10% 수준
- 한진해운과 형평성 고려, 정부 신뢰 상실
- 국민 혈세로 살리는 기업에 대한 고통분담 확실히 해야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우성 PD
■ 대담 : 김보원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

◇ 김우성 PD(이하 김우성)> 지난 한 해 생생경제를 진행하면서 많은 인터뷰를 했는데요, 그중에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이야기들, 안타깝고 답답했던 분들 많을 것 같습니다. 왜 손실은 사회화하고 이익은 사유화하느냐, 이러한 비판도 했고요. 또 실질적으로 기업을 살리면서 일자리를 지킬 여러 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했는데요. 2,700% 부채를 안고 있는 대우조선해양, 추가 지원 방향이 23일 발표됩니다. 금융당국은 지난 2015년 10월 이미 4조 2천억 원을 투입하면서 더 이상 지원이 없다고 공언했지만, 현재 채무 재조정 후 신규 자금 지원 방안에 대해 무게를 더 두고 채권자들과 정치권에 대한 설득 작업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고 알려졌습니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거라는 우려도 있지만, 또 기업과 산업을 살려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과연 이 사안, 이 기업의 진로, 우리 국민들은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김보원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 연결해서 관련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김보원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이하 김보원) 네, 안녕하세요.

◇ 김우성> 지금 대우조선해양 추가 지원으로 금융 당국에서 가닥을 잡았다고 알려졌거든요. 결정된 배경을 어떻게 보십니까?

◆ 김보원> 사실 추가지원을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었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2015년 10월에 청와대 서별관회의에서 대우조선 지원안을 결정하지 않았습니까? 그 당시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놓고 가장 적합한 시나리오를 중심으로 결정했다고 했는데, 그 당시 시나리오가 너무나 낙관적이었거든요. 예를 들어서 대우조선해양의 수주액을 기반으로 지원액을 결정했는데, 사실 지금 보면 그 당시 예상했던 것의 10%만 수주가 안 이뤄지고 있어요. 사실 그 당시 애초에 4조 2천억 원을 지원할 당시, 너무나 낙관적인 예측을 통해서 했기 때문에 조만간 또 다른 추가 지원이 필요할 거라는 것은 사실은 예측된 바이며, 그것이 현실화됐다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 김우성> 정부의 태도, 물론 말씀하신 것처럼 지금 대우조선해양의 수주액은 4,144억 원 정도 굉장히 다른 조선사와 비교해도 적은 금액인데요. 정부는 2015년에 없다고 얘기했는데 그렇게 했는데도 불구하고 선회했다고 볼 수 있는 것 아닌가요?

◆ 김보원> 결국 그 당시 정부가 정확한 시장의 트렌트를 예측하고 의사 결정한 것이 아니라, 다른 의도에서 예측하고 의사결정 했던 거고요. 그 당시 했던 것이 지금 현 상황에서 도저히 성립될 수 없기 때문에 오히려 정부가 스스로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말 바꾸기를 했다고, 심하게. 그렇게 사실 판단할 수 있는 부분이 됐습니다.

◇ 김우성> 한진해운 파산이 큰 뉴스였는데요. 물론 여러 가지 비슷한 점도 있고 다른 점도 있지만, 일단 놓고 보면 형평성이 없다, 다르다, 한진해운 때는 안 된다더니 대우조선은 왜 되느냐, 이런 얘기는 어떻게 보세요?

◆ 김보원> 일견 중요한 부분이죠. 어떤 분들은 이제 대우조선해양 파산했을 때 여파라고 하는 건 한진해운보다 더 크다고 하지만,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사실 달라지는 거고요. 한진해운과 대우조선해양에 대해 정부가 하는 정책의 일관성이 결여됐기 때문에 그것으로 시장에 주는 부정적인 정부에 대한 불신, 이런 것들이 사실 더 큰 이슈가 되지 않았나. 이중 잣대를 쓰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더해진다고 하겠습니다.

◇ 김우성> 서별관회의도 언급하셨지만, 이중 잣대, 신뢰성을 잃어버린 부분, 가장 큰 문제인 것 같습니다. 국민들의 세금으로 부담되는 부분인데요. 추가 지원은 어떻게, 어느 정도 규모로, 3조 원 이야기도 나오는데요. 그러면 국책은행을 통해서 동원되는 건가요? 어떻게 보십니까?

◆ 김보원> 일단 정부가 6조 정도를 생각하고, 그중에서 출자전환을 3조, 신규지원을 3조 하면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에 고통을 분담하라고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사실은 다른 시중은행들도 상당히 대우조선해양에 물려 있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래서 아마도 제대로 되려면, 일반 은행들도 출자 전환을 어느 정도 하고, 채권단도 거기에 동조해야 할 거로 생각해서, 아마 정부에서 6조 원을 지원한다고 할지라도 그것이 쉽게 실행되기 어려운 난관이 있을 거라고 봅니다.

◇ 김우성> 다시 말하면 시중은행과 지원에 필요한 부분이 다 물려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다르게 해결할 수 있다는 건데요. 이렇게 지금 여러 가지 재원, 공적 재원을 쏟아부어서 회생한다고 한다면 국민들도 기다릴 것 같은데요, 그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세요?

◆ 김보원> 사실 저희가 굉장히 계속 실기를 하고 있습니다. 2015년 10월에도 정말 근본적인 개혁, 대우조선해양이 정말 다른 기업과 M&A를 하든지 굿 컴퍼니, 배드 컴퍼니로 분리되어야 한다든지, 그러한 여러 가지 안들이 나왔거든요. 그런데 그러한 안들은 귀담아 듣지 않고 계속 국민의 혈세를 퍼붓는 방향으로 나갔어요. 그러면서 계속 정말 구조적으로 개혁할 수 있는 타이밍을 놓치고 있는데요. 지금도 그러한 상황인 것 같거든요. 그래서 여기에서는 한번 쯤 다시 전체 전략을 돌이켜보면서 근본적으로 어떤 처방을 내려야 하는가를 점검하고 그 다음에 지원해야 하지 않나, 이런 생각을 하고요. 지금 현재 상황에서는 정부나 대우조선해양에서 바라는 것처럼 빠른 회복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왜냐면 이러한 사태의 큰 요인으로서 글로벌 유가가 있는데요.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거든요. 그래서 아마 향후 수주 실적을 기대하는 것이 굉장히 요원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됩니다.

◇ 김우성> 유가나 여러 가지 대형 선박 건설에 필요한 환경들, 이런 것들을 제대로 읽지 못해서 어려움에 빠졌다는 얘기도 있는데요. 자구안을 봤더니 계획했던 자구안의 27%밖에 달성하지 않았다고 보면, 물론 말씀하셨던 선결 과제를 해결해야 함은 당연하고, 결국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된다는 것이 확실하다, 이 근거로 보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6조 원의 자구안을 얘기했는데 1조 6천억 원 정도밖에 안 됐다,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을까요?

◆ 김보원> 제가 전반적으로, 그 당시 2015년에도 정부도 마찬가지고, 기업도 마찬가지고, 어떻게 하면 소나기를 피할까 하는 생각밖에 없었어요. 나쁘게 얘기하면요. 근본적으로 고통이 따르는 개혁을 해야 하는데요. 그것 말고 외부 환경이 조금 나아지니까 1~2년 정도 소나기를 피하면 된다, 그러니까 당연히 낙관적 수치를 가공해서 내놓고, 그것을 근거로 국민의 혈세가 들어간 거죠. 결국 위기 인식을 안 가졌기 때문에, 말씀드린 것처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타이밍을 계속 놓치는 겁니다.

◇ 김우성> 소나기만 피하자, 결국 뒤에 더 큰 위험들이 쌓인 느낌입니다. 지금 회생에 무게를 실어주시는 분들은 교수님께서도 언급하셨지만, 최대 60조 가까운 우리 경제에 대한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또 실업자 문제는 어떻게 할 것이냐, 이러한 얘기들을 하고 있는데요. 어떻게 보세요? 방법이 없을까요?

◆ 김보원> 물론 그러한 우려들을 표명하셔서 지금 계속 국민의 혈세가 들어가는 것을 정당화시키려고 하는 분들이 있는데요. 그러한 논리 때문에 우리가 여기까지 온 거거든요. 그러니까 그분들의 논리는 지금 이 깊은 병에 걸리게 된 그러한 원인들을 똑같이 반복하자는 겁니다. 그래서 저는 정말 환자가 병이 나으려면 굉장히 고통스러운 수술을 겪지 않으면 낫지 않아요. 그렇게 하면서 그것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대량 실업의 문제나 경제에 주는 어떤 부정적 측면, 그것들을 어떻게 잘 관리할 것인가, 그것을 동시에 고려하면서 수술을 해야 하는데, 수술도 하지 않고 그냥 유야무야 넘어가겠다는 것은 사실은 병이 깊어져서 죽음까지 이를 수 있다는 것을 감수하는 거라고 볼 수밖에 없죠.

◇ 김우성> 청취자분들께서도, 국민들께서도 교수님이 해주신 지적에 대한 생각을 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과연 대우조선해양, 산업계는 대가를 치르고 새롭게 거듭남을 모색하는가, 이 부분을 집중해서 봐야 할 것 같고요. 관련해서 여러 번 이러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기술 집약적 산업으로 체질 개선을 하고, 또 조금 더 고부가가치로 변화하라. 이 얘기는 쏙 들어가고 6조 원 지원 이야기만 나와 있거든요. 이 대안은 어떻게 보세요? 어떻게 실천이 가능할까요?

◆ 김보원> 제가 볼 때 대우조선해양, 나아가 우리나라 조선해양 산업이 사는 길은 지금까지 낮은 수준의 기술, 노동집약적인 이러한 형태의 조선해양 산업으로는 앞으로 비전이 없습니다. 그러면 덩치를 가지고 싸우는 이러한 전략에서 벗어나서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고부가가치, 기술집약적인, 그러한 방향으로 가야 하는데 그것도 고통이 따르거든요. 그래서 제가 생각할 때는 지금 이러한 고통의 기회를 잘 살려서 그러한 엄청난 대 전환이 가능하도록 아주 정교한 전략이 나와야 하는데, 지금은 다 쓰러져가는 어떠한 시설이나 장비, 눈에 보이는 것을 살리기 위해 급급하다 보니까 실제로 보다 중요한 변화나 혁신이 오히려 안 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러한 생각을 합니다.

◇ 김우성> 지금 병의 원인은 아직도 건드리지 못하고, 말씀대로 스쳐 가는 소나기에 대한 대응만 나오고 있는데요. 정치의 계절이지 않습니까. 장미 선거가 치러진다고 하는데요. 다음 정부에도 이것은 무거운 숙제일 것 같습니다. 왜냐면 경제 위기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시는 분들도 계시거든요. 해결해야 할 텐데요. 어떻게 보세요, 새로운 정부가 들어섰을 때 대우조선해양의 해결 원칙을 제안해주신다면요?

◆ 김보원> 해결 원칙은 단순합니다. 기업은 자신들의 경영에 책임을 져야 하는 거고요. 그다음 기업이 스스로 혁신하고 개혁할 수 있는 그러한 아이디어를 내놓지 못하면 국민의 혈세가 들어가서는 안 되는 겁니다. 그리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에서 하나하나 임시방편적인 대응을 하는 것이 아니라 과연 우리나라가 조선해양산업에 5년, 10년 뒤 우리나라 위상은 어디에 갈 것이며 시장은 어떻게 움직일 것이냐, 큰 그림을 그려서 그 안에서 세세한 전략이 나오고 고통을 분담하는, 그러한 큰 그림이 나와야만 가능한 거고요. 그것은 사실 정권이 바뀌거나 정치권이 바뀌더라도 변함없는 진리이기에 그러한 경제 정책에 너무 정치적인 원리라고 할까요, 정치적 논쟁거리가 너무 깊게 들어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 김우성> 교수님께서 말씀해주신 고통 분담, 국민만 고통 분담하는 것은 고통 분담이 아니라는 생각도 듭니다. 오늘 말씀 감사드립니다.

◆ 김보원> 감사합니다.

◇ 김우성> 지금까지 김보원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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