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창수 회장 유임...껍데기만 남은 전경련

허창수 회장 유임...껍데기만 남은 전경련

2017.02.24. 오후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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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순실 사태에 연루돼 해체 위기에 몰려 있는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차기 회장은 결국 허창수 GS그룹 회장이 다시 한 번 하는 것으로 결정됐습니다.

대안이 없었다는 얘기인데요.

사실상 전경련의 대대적인 쇄신은 어렵고, 유명무실한 단체로 전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취재 기자 연결해서 좀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박소정 기자!

지금 전경련 정기총회가 열리고 있나요?

[기자]
전경련 정기총회는 1년에 한 번 열리는데 오늘 가장 중요한 안건은 회장단 선임이었습니다.

참석 대상 회원사는 540여 개, 이 가운데 과반 이상이 참석해야 하는데요.

현재 실제로 참석한 인원은 80여 명인데, 위임장을 제출하거나 한 기업들을 포함하면 300여 개 회사가 총회에서 투표권을 행사합니다.

조금 전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전경련 회장 연임 안건이 통과됐습니다.

지난 6년 동안 3차례 연임한 허 회장은 네 번째로 전경련 회장직을 또 맡게 된 겁니다.

허 회장은 회장 유임을 수락하는 인삿말에서 전경련이 회원사와 국민에게 걱정과 심려를 끼쳐드린 점,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고 말하고, 앞으로 환골탈태해 완전히 새로운 기관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습니다.

총회장에 들어서면서 취재진이 여러 질문을 던졌는데요.

이 같이 말했습니다.

[허창수 / 전경련 회장 유임 : (왜 연임 결정 하신 겁니까?) 더 좋은 분에게 물려주기 위해서….]

[앵커]
어젯밤까지도 회장이 확정되지 않았다고 하는데, 허창수 회장 유임은 어떻게 결정된 건가요?

[기자]
어제까지만 해도 손경식 CJ그룹 회장이 차기 회장을 맡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계속 나왔었죠.

그러나 손경식 회장은 마지막까지 결정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CJ 또한 현재 최순실 사태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라 기업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이유로 주변에서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면서 차기 회장 선임은 안갯속에 빠진 상황에서 어젯밤 전경련 회장단이 허 회장을 설득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애초 오늘 물러나겠다고 공언했던 허 회장은 어려움에 빠진 전경련의 상황을 수습할 사람이 없다는 설득해 비판받을 것을 예상하고도 연임하기로 마음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승철 상근부회장은 오늘부로 물러납니다.

이 부회장의 뒤를 이어 상근부회장에는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이 임명됐습니다.

[앵커]
차기 회장이 누구냐에 따라 전경련 구원 투수가 될지 말지 달려있었는데, 허 회장 유임을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자]
애초 최악의 경우 회장 없이 공석이 되어 비상체제로 운영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었는데, 최악은 면했다는 게 전경련 내부의 평가입니다.

하지만 현재 최순실 사태의 책임을 져야 할 허 회장이 유임된 데 대해 그만큼 전경련이 새로 태어나기는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높습니다.

사실상 해체와 다름없다는 말도 나옵니다.

일단 허 회장은 전경련을 강하게 쇄신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외부의 부당한 압력에 단호하게 대처하고, 정경유착 재발방지를 위한 시스템을 마련하겠다, 사업과 회계 등 전경련의 모든 활동을 상세하게 공개하겠다고 했습니다.

3대 혁신 방안으로 정경유착 근절, 전경련 투명성 강화, 싱크탱크 기능 강화를 내세웠는데요.

그를 위해 빠른 시일 안에 우선 내부인사 3명, 외부인사 3명으로 구성한 혁신위원회를 출범시켜 구체적인 혁신안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이 혁신위에서 그동안 논의해온 쇄신안을 확정하고 실천하겠다는 계획인데요.

과연 전경련의 생각대로 제대로 실행될지는 미지수입니다.

이미 예산의 대부분을 내고 있던 삼성 엘지 SK 현대차까지 4대 그룹이 모두 탈퇴한 데다, 다른 기업들의 탈퇴도 잇따르고 있어 전경련이 제대로 된 역할을 하기는 이미 어려워졌다는 시각이 높습니다.

유명무실한 단체로 전락할 것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앵커]
지금 또 커다란 비판에 직면해있는 전경련 인사가 오늘 물러난 이승철 상근부회장 아닙니까?

퇴직금 논란에 휩싸여 있는데요.

[기자]
미르와 K스포츠재단에 대기업들의 돈을 모으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이승철 부회장의 퇴직금 규모가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전경련의 상근 임원 퇴직금 지급 기준을 적용하면 18년간 임원으로 재직한 이 부회장의 경우 퇴직금 규모가 무려 20억 원에 달한다는 말이 나왔죠.

물론 정확히 확인된 건 아닙니다.

전경련은 이승철 상근부회장의 퇴직금 규모와 퇴직가산금 지급 여부 등은 개인정보라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주도적으로 정경유착의 고리 역할을 한 데다 재계 이미지를 훼손한 인사가 거액의 퇴직금을 받는 것이 올바르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이에 대해 이 부회장도 전경련도 어떤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데요.

오늘 이 부회장은 총회에 참석했는데, 정문이 아닌 다른 통로로 들어가 직접 만날 수 없었습니다.

지금까지 YTN 박소정[sojung@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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