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경제] 낙수효과 대신 히든챔피언 찾으면 경제성공

[생생경제] 낙수효과 대신 히든챔피언 찾으면 경제성공

2017.02.23. 오후 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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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경제] 낙수효과 대신 히든챔피언 찾으면 경제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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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인터뷰]

- 낙수효과 동반성장에 기여하는 바 없어
- 세계적인 추세는 4차산업에 맞춘 강소기업 육성
- 비를 뿌리듯 지원하지 말고 히든챔피언을 찾아서 집중.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우성 PD
■ 대담 : 문종진 명지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 김우성 PD(이하 김우성)> 우리나라는 대기업 중심의 성장을 이뤘습니다. 그 성장도 박수받을만한 일이었죠. 고소득층이 늘어나면 중소기업과 중저소득층도 잘 살 수 있다, 낙수효과를 많은 분들이 믿어왔는데요. 그간 논란이 있었습니다. 낙수효과는 먹히지 않는다, 오히려 분수효과, 아래로 돈을 더 쓰는 것이 옳다는 얘기를 드린 적 있다. 그런데 중소기업연구소 보고서를 통해서 봤더니 대·중·소 기업 간 파급효과는커녕 디커플링, 서로 따로 놀고 있는 현상이 심화된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다시 말해 대기업 위주의 성장방식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얘기인데요. 우리나라는 여전히 대기업 중심 경제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대안은 무엇이며 어떤 이야기를 해보아야 할지 전문가 모셔서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강소기업학회장 역임하고 계신 문종진 명지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전화로 연결합니다. 안녕하십니까?

◆ 문종진 명지대학교 경영대학 교수(이하 문종진) 네, 안녕하세요.

◇ 김우성> 낙수 효과가 사실 오래전부터 얘기되어 온 바가 있습니다. 경제에서는 중요한 개념으로 얘기되는데요. 풀어서 설명 부탁드립니다.

◆ 문종진> 그동안 우리 경제는 대기업 위주의 수출 증대와 투자 증대가 이뤄지면 그 결과로 중소기업 성장도 일어나고 일자리도 창출되고 가계 소득도 늘어나는, 이와 같은 선순환을 기대하고 있었는데요. 이런 부분을 낙수 효과라고 하는데 다른 말로 하자면 풍요로운 자가 더 풍요로워지면 가난한 사람도 자연스럽게 부자들의 돈이 흘러가 동반성장되는 것 아니냐, 이런 식의 개념을 얘기합니다.

◇ 김우성> 그렇다면 맞냐, 아니냐 논란 이전에 지금의 실태를 봐야 하겠는데요. 지금은 디커플링이 심화되고 있다. 즉 낙수 효과가 미치지 않고 있다는 말이 나오는데요. 어떤 상황인가요?

◆ 문종진> 통계를 보면 대기업들 생산 거점이 해외로 이동하고 공장 설비도 자동화하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종전처럼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동반해 성장하는 커플링 현상이 일어나는 게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로 나타나고 있다, 그게 디커플링 현상인데요. 구체적인 통계 숫자를 보면, 1, 2차 대기업과 거래하는 1차 밴더, 2차 밴더, 3차 밴더가 있는데요. 1차, 2차, 3차로 내려갈수록 파급 효과가 줄어듭니다. 대신 1차 협력업체의 경우 상대적으로 맨 먼저 거래를 하니까 효과가 나타나는 데 2차, 3차는 이와 같이 파급효과가 나타나지 않습니다. 금융위기 이후에는 종전 부분적으로 나타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관계가 사라지고 오히려 디커플링, 아무런 관계없는 그러한 현상이 나타난다는 거죠.

◇ 김우성> 대기업들 역시 발전하고, 공장 자동화 이야기는 4차 산업의 화두인데요. 결과적으로 중소기업들이 혜택을 못 보고 있다. 같이 살아가는 동반 성장이 안 되고 있다는 얘기인데요. 상위 5개 그룹을 보니, 30대 그룹의 이익의 95%를 차지한다, 또 중소기업 대비해서 봤을 때 굉장히 많은 이익을 가져간다, 결국 이 분배의 문제일 텐데요. 어떻게 보세요?

◆ 문종진> 이런 부분이 통계에서 나타난 것처럼 상위 그룹이 전부 다 이익 상당 부분을 가져가고, 이런 부분에 대한 효과로 나타나는 반면 중소기업은 그에 대해 수출 비중이나 이런 부분이 상대적으로 낮아서 동반성장이 되고 있지 않다. 예를 들면 우리가 대기업 위주의 수출을 하는 바람에 수출의 고용 유발 효과를 보면, 1995년은 12.6명에서 2014년에는 8.1명으로 떨어졌습니다. 수출 부가가치 유발 계수도 0.698에서 0.564로 떨어지기 때문에 대기업이 고용 비중도 전체 12%에 불과하지만 획기적 구조 개편이 있어야겠다는 점이 통계로 나타나고 있죠.

◇ 김우성> 대기업이 잘 되는 것을 잘못됐다고 하는 게 아니라 그만큼 사회적으로 함께 영향을 미치고 긍정적으로 나눠주는 부분, 그런 것 때문에 여러 혜택을 줘서 키운 부분이 있는데 그게 없다는 게 조금 걱정입니다. 앞서 말씀하신 것이 사실 1~3, 4, 5차까지 생산 구조를 가지고 있지 않았습니까. 대기업에서부터 협력업체 단계 수가 멀어질수록 힘들어진다. 그 이유는 근본적으로 대기업의 이익 분배 선순환 구조 자체가 안 돌아가고 있다고 봐도 되는 문제인가요?

◆ 문종진> 낙수가 되지 않는데요. 이런 부분을 위해서 정부에서 추진한 것은 중소기업 적합 업종을 선정해서 대기업이 진출하는 것을 막고 정부 발주 사업에 중소기업이 직접 참여하도록 하게 하는 것, 끝으로 두 가지는 그동안 정부가 추진하고 상당 부분 이뤄지고 있는데요. 초과이익 공유제가 있습니다. 대기업이 많은 이익을 가져가면 중소기업의 희생에 의해 많은 이익이 나는 것 아니겠느냐, 런칭 개런티, 탤런트나 영화 제작 시 하는 것처럼 일정 이익을 초과해서 수익이 발생하면 하청 업체 1~3차 밴더도 같이 나눠서 공유하는, 이와 같은 초과 이익 공유제가 필요할 것 아니냐, 이런 부분이 제기되는데요. 그런 부분도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이해관계 상충되는 부분이 있으니 사회적 합의를 이뤄가도록 해야겠죠.

◇ 김우성>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부분이며 논의의 테이블에 올려야 한다는 말씀이신데요. 4차 산업 얘기도 계속 합니다. 일자리 문제도 만만치 않은데요. 중소기업이 사실 많은 70% 가까운 인력을 고용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돈은 더 적게 가져가고, 고용에 있어서의 문제, 어떤 해법을 찾아야 할까요?

◆ 문종진> 그래서 지금 보면 중소기업이 고용의 88%, 대기업이 12% 정도 고용을 하고 있는데요. 문제는 이러한 고용을 확대해나가기 위해서는 일차적으로 가능성 있는 중소기업을 선정해야겠다. 기존에는 무조건 일률적으로 모든 중소기업을 보호한다, 이런 식의 차원의 정책보다 중소기업 중에서도 세계 시장 점유율이 1~3위 내의 자신의 마켓을 가지고 있는, 그러한 제품을 생산하는 업종을 선정해서 그런 중소기업 위주로 육성하고 지원해나가면 이런 기업들이 경쟁력 있어서 상대적으로 고용도 많이 하고 나름대로 부가가치도 많이 창출한다는 식의 정책 방향이 바뀌어야 하지 않나, 이러한 지적이 있습니다.

◇ 김우성> 한 지역에 넓게 비를 뿌리듯 중소기업을 육성하자는 게 아니라 정확히 성장 가능성 있는 곳에. 사실상 강소기업이라고 부르지 않습니까. 독일의 사례에 비춰서 사실 강소 기업이 주된 경쟁력이라는 칼럼을 쓰신 적 있는데요. 어떤 내용인가요?

◆ 문종진> 독일에서는 유명한 헤르만 지몬이라는 경제학자가 있는데요. 이분이 얘기하길, 독일이 수출 강대국인데 굉장히 강국으로 자라난 배경을 보면, 몇 개 대기업에 의해서 자기들 수출이 크게 늘어난 것이 아니라 수출 능력이 뛰어난 중간 규모 사이즈 회사들이 많으면 고용도 많이 일어나고 수출도 많이 일어나고, 이와 같이 세계 시장 점유율이 1~3위 내에 들면서도 잘 알려지지 않는, 매출의 45% 이하의 기업을 강소기업 또는 히든 챔피언이라고 부르면서 이런 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했죠. 독일의 경우 1천 개 정도 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엔 이런 부분이 계속 30개 내외, 독일은 전체 이런 기업들이 하는 부분이 26% 이상 되는데 우리는 1%도 안 되는, 0.35% 내외이다. 이런 기업을 육성하면 수출도 늘고 고용도 늘고 부가가치도 늘게 된다는 게 독일의 강소기업 육성 사례라고 보면 됩니다.

◇ 김우성> 오늘도 저희가 내수 관련 인터뷰를 또 준비하고 있는데요. 일자리가 결국 근본 해결책이라고 하는데 독일 사례를 보면 답이 나오네요. 이런 부분에 좀 더 성장과 육성을 도와줘야 하는데 아직은 대기업 중심인 면도 있습니다. 낙수효과, 즉 대기업과 탑 플레이어를 키워주면 뒤따라오는 분들이 혜택을 입는다는 건데, 아예 패러다임 자체를 강소기업을 키우는 방향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볼 필요도 있겠네요.

◆ 문종진> 네. 어차피 4차 산업혁명이 되면 없어지는 일자리 710만 개인데요. 새롭게 생기는 건 200만 개밖에 안 되기 때문에 500만 개의 직업은 없어지거든요. 이런 부분이 자동화되고 새로운 기술 AI 로봇 등을 도입하면서 감축되는 인력을 새로운 수요가 창출한 부분으로 전환하는 대책을 세우면서 상대적으로 인력 고용 창출이 강한 강소기업이 추진하는 업종에 중점적으로 육성시켜나가자, 이것이 강소기업 중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나가는 얘기입니다.

◇ 김우성> 이견이 없을 것 같습니다. 앞서 말씀하신 것처럼 국민적 합의 테이블 위에서 이 문제를 들여다보자는 얘기를 하셨는데요. 아직 제도들이나 한국, 국내 여건을 보면 말씀하신 강소기업을 키우는 것과는 반대로 가지 않나요, 어떻습니까? 어려운 점들 어떤 것부터 극복해야 할까요?

◆ 문종진> 독일이 이와 같이 강소 기업 위주로 수출이 진행된다는 점을 알고 2011년부터 히든 챔피언, 강소 기업을 선정해왔는데요. 산자부나 중소기업청, 수출입은행, 증권거래소, 각 기관별로 산발적으로 혼재되어 선정합니다. 그러면 선정 기준도 예를 들면 강소기업은 해외에 경쟁력 있는 업체이니 해외 시장 점유율, 이런 부분을 해야 하는데 그냥 일반적인 매출액, 이런 부분으로 선정하다 보니까 우리가 질적인 선정기준보다 양적인 선정기준으로 함에 따라서 국내에서 그냥 조금 큰 기업을 선정하는 식으로 하다 보니까 수출 경쟁력 있는 업체를 제대로 선정 못하고 있는 것 아닌가 아쉬움이 남게 되죠. 이런 부분에 대해 향후 기관별로 일관적인 지원 대책이나 선정 기준을 일원화해서 지원 정책도 체계적으로 효율성을 높여 나가는 방법이 도입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 김우성> 강소 기업을 히든챔피언이라고 한다고 하는데, 히든이 숨겨져 있다는 뜻 아닙니까. 정말 잘 찾는 식견과 이야기가 필요한 것 같다는 공감을 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드립니다.

◆ 문종진> 감사합니다.

◇ 김우성> 지금까지 문종진 명지대학교 경영대학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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