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 낳을 엄두 안 난다"...중하위 계층 소득 높여야

"애 낳을 엄두 안 난다"...중하위 계층 소득 높여야

2017.02.23. 오전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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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청년들이 결혼과 출산을 꺼리는 이유는 아이 낳아 키우는 일이 경제적으로 너무 버겁기 때문입니다.

특히, 소득 수준 중하위 계층의 결혼 기피 현상이 심각해서, 양극화를 해소하는 것이 저출산 해법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차유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대형 출산 전문 병원입니다.

저출산 여파로 최근 5년 사이 분만 건수는 30% 정도 줄었습니다.

반면, 35세 이상 고령 산모 비율이 크게 늘었습니다.

[한유정 / 제일병원 산부인과 의사 : 35세 이상 고령 산모가 30% 이상 차지하는 것 같고 만 42세 이상 산모도 5%로 예정보다 훨씬 고령 산모 빈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35세 이상 고령 산모 비율은 26.3%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여성 평균 출산 나이는 갈수록 늦어져 32.4세까지 높아졌습니다.

결혼이 늦어지고, 출산율이 떨어지는 건, 여성의 사회 활동이 늘고, 개인주의 성향이 퍼진 영향도 있습니다.

그러나 취업난에다 결혼 비용, 주거비 부담에 자녀 교육비와 불안한 노후를 생각하면, 결혼하고 애 낳을 엄두가 안 난다는 게 근본적인 이유입니다.

[정남주 / 28살·미혼 여성 : 육아에도 문제가 있지만, 집을 구하는 것도 어려우니까 결혼하는 거가 꺼려지는 것 같아요.]

특히, 소득 격차가 커지면서, 결혼에서도 양극화가 뚜렷이 나타납니다.

20, 30대 소득 수준을 10단계로 나눠 비교하면, 가장 많이 버는 10분위 남성 혼인율은 82.5%입니다.

그러나 적게 벌수록 혼인율은 떨어져 중위 계층인 5·6분위는 40%도 안 되고, 최하위 1분위는 6.9%에 불과합니다.

인구에서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중하위 계층 소득을 높이는 것이 저출산 해법이라는 얘기입니다.

[김유선 /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박사 : 적정한 임금을 받고 미래에 대해서 그림 그릴 수 있는 안정된 일자리 제공하는 게 다른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봅니다.]

지난 10년 동안 정부가 보육과 여성 재취업 등 저출산 대책에 쓴 돈이 무려 80조 원이지만, 결과적으로는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고, 양극화를 줄여나가는 게 출산율을 높이는 가장 빠른 길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YTN 차유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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