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먹거리'에 발목 잡힌 이재용

'미래의 먹거리'에 발목 잡힌 이재용

2017.02.23. 오전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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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구속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야심 차게 추진해온 '미래의 먹거리' 기업이 삼성바이오로직스입니다.

그런데 이 회사를 둘러싸고 각종 특혜 의혹들이 불거지면서 오히려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되는데 영향까지 끼친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과 금융당국은 이런 의혹들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이대건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2011년에 설립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4년까지 연속 적자에 허덕입니다.

이러면 코스피 상장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2015년 11월, 한국거래소는 규정을 고쳐 매출과 이익에 상관없이 시가 총액과 자본금이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상장을 허용하도록 했습니다.

이 개정으로 유일하게 혜택을 본 기업이 바로 삼성바이오로직스입니다.

시기도 절묘합니다.

박근혜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이 독대를 한 시기가 개정 넉 달 전인 7월입니다.

이후 안종범 전 수석 수첩에 바이오 관련 내용이 적힌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심상정 / 정의당 대표 (16일 국회 정무위원회) :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위해서 주식 상장 요건을 바꾼 거 아니냐? 그럴 때 금융위원장도 인정을 했어요. 국내 유치를 위해서 그렇게 했다.]

[임종룡 / 금융위원장 위원장 : 네 그렇습니다.]

삼성은 의혹이 제기되자 홈페이지를 통해 "상장 과정에 특혜를 받은 적이 없다"는 취지의 해명을 곧바로 내놨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4년 996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합니다.

그런데 이듬해 갑자기 2조 원에 가까운 순이익을 냅니다.

적자에 허덕이다 이익을 낸 것도 큰일인데, 규모 자체도 어마어마합니다.

여기서 등장하는 것이 바로 삼성바이오에피스라는 회사입니다.

원래 바이오로직스의 종속 회사였는데 2015년 회계처리를 통해 관계회사로 변경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미래 가치가 반영돼 막대한 회계상 이득을 본 셈입니다.

이게 바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편법 회계 의혹입니다.

[김관영 / 국민의당 의원 (16일 국회 정무위원회) :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의 가장 핵심적인 이유가 단 하나의 자회사 바이오에피스라는 회사의 회계 처리입니다.]

[진웅섭 / 금감원장 : 한국공인회계사회에서 비상장 회사였기 때문에 감리해서 별 문제점이 없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여기에 대해서도 삼성 측은 "바이오에피스를 관계사로 변경한 것은 국제 회계 기준상 의무사항이었다며 전혀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상장 특혜'와 '편법 회계', 두 가지 의혹에 대해 삼성과 금융 당국 모두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여러 의혹 가운데 정상적인 정책 결정인 경우 물론 문제는 없습니다.

다만 여기서 돈을 건넸거나 다른 대가가 있었다면 상황은 180도 달라집니다.

특검에서도 이 점을 주목하고 있는 겁니다.

아직 최종 결론이 나진 않았지만 현재로선 '미래의 먹거리'로 내세웠던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거꾸로 이재용 부회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건 확실해 보입니다.

YTN 이대건[dglee@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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