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A형 구제역 백신 수입 차질...돼지 확산 차단 총력

[취재N팩트] A형 구제역 백신 수입 차질...돼지 확산 차단 총력

2017.02.13. 오후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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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구제역 백신 수입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경기도 연천에서 발생한 A형 구제역을 막을 백신을 영국에서 사와야 하지만, 재고가 부족해 여의치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고한석 기자!

정부 백신 수입 계획에 차질이 빚어진다고요?

[기자]
현재 방역 당국은 O형 백신과 O형·A형을 동시에 막을 수 있는 O+A형, 이렇게 두 가지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O형 백신은 비교적 보유 물량이 충분해서 앞으로 O형 구제역이 추가 확산해도 대응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A형 백신입니다.

A형 구제역이 발병한 경기도 연천 인근 지역에는 백신을 접종했지만, 만약 다른 지역으로 퍼진다면 A형이 부족합니다.

A형 구제역은 2010년 소에 발생한 이후 나온 적이 없고, 천만 마리에 이르는 돼지에는 아예 접종하지 않아서 보유 물량이 얼마 없습니다.

방역 당국은 O+A형 백신을 긴급 수입하기로 했지만, 아직 제조사인 영국 메리알에서 뚜렷한 답이 없습니다.

재고 물량이 부족하고, 다른 나라에 팔 백신을 한국으로 돌리기도 어려워 보입니다.

방역 당국은 애초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에 수입하기로 계약한 160만 마리 분량의 O+A형 백신이라도 일찍 달라고 메리알사에 요청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아 보입니다.

[앵커]
돼지는 A형 구제역에 면역이 아예 없는데, 만약 돼지로 번지면 큰일이겠군요?

[기자]
우리나라에서 돼지는 A형 구제역에 걸린 적이 없어서 지금껏 A형 백신을 맞지 않았습니다.

국내에서 사육하는 돼지 천만 마리 모두 A형 구제역에 면역이 없다는 얘기입니다.

만약 추가로 A형 구제역이 발생하면 전국 모든 돼지와 소에 A형 백신을 추가로 놔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보유 물량은 99만 마리분에 불과합니다.

현재로써는 소독이나 이동 금지가 A형 구제역을 막을 수단의 전부인 셈입니다.

[앵커]
이번 구제역 바이러스는 해외에서 유입된 거라고요?

[기자]
방역 당국은 보은과 정읍에서 나온 O형 바이러스는 2015년 방글라데시와 지난해 러시아에서 발생한 바이러스와 거의 비슷하다고 밝혔습니다.

경기도 연천 A형은 지난해 베트남과 미얀마에서 발생한 것과 유사합니다.

이번 구제역 바이러스가 과거 국내에서 발생한 바이러스가 남아 있다가 재발했거나, 변이를 일으킨 건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또, 해외에서 언제든 새로운 바이러스가 유입될 수 있어서 허술한 방역 체계를 근본적으로 뜯어고쳐야 한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앵커]
구제역 발생 농가 항체 형성률이 100%인 곳도 있습니다.

왜 그런가요?

[기자]
항체는 백신을 맞거나, 구제역에 걸리면 생깁니다.

방역 당국은 이 두 가지 경우가 합쳐져서 항체 형성률이 높게 나왔다고 설명합니다.

예를 들어 특정 구제역 발생 농가 소들의 항체 형성률이 100%라고 한다면 절반은 백신을 맞아서, 나머지는 구제역에 걸려서 항체가 생겨난 것일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러나 이건 방역 당국의 사후적인 해석이고, 항체가 백신 때문에 생겼는지, 구제역에 걸려서 생겼는지는 확인할 길이 없습니다.

농가들은 백신을 제때 제대로 놨다고 주장하고 있어서 백신 효능에 대한 의문은 여전합니다.

[앵커]
백신 접종 지침이 오히려 혼란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있는데요?

[기자]
백신 접종 지침이 지나치게 복잡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구제역 백신은 기름 성분이 있어서 온도가 너무 낮으면 흡수가 잘 안 됩니다.

그런데도 지침을 보면, 냉장 보관된 백신을 꺼낸 뒤 가급적 빨리 사용하라고 나옵니다.

또 그리고는 그 아래 세부 내용에다 냉장고에서 꺼내 15도에서 20도 사이 상온에서 놓아 둘 필요가 있다고 반대로 말합니다.

결국 백신 보관 온도가 중요하다는 얘기인데, 전문가조차 헷갈린다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앵커]
항체 형성률이 낮으면 농가에서는 과태료까지 문다는 데, 억울한 사례가 적지 않겠군요?

[기자]
항체 형성률이 기준에 못 미치면 처음엔 200만 원, 3년 안에 또 걸리면 4백만 원을 추가로 내야 하고, 3번 적발되면 과태료가 천만 원입니다.

벌써 충북에서만 14개 농장이 적발돼 과태료를 물게 생겼습니다.

전국적으로 검사가 마무리되면 적발 농장은 훨씬 늘어날 전망입니다.

구제역 날벼락을 맞은 축산 농가들은 과태료까지 걱정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농림축산식품부에서 YTN 고한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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