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경제]신불자 양산 등록금 체감 수준은 미국 앞서

[생생경제]신불자 양산 등록금 체감 수준은 미국 앞서

2017.01.20. 오후 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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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경제]신불자 양산 등록금 체감 수준은 미국 앞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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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인터뷰]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우성 PD
■ 대담 : 설성호 청춘희년네트워크 본부장


◇ 김우성 PD(이하 김우성)> 맏아들을 대학교육 시키기 위해 다른 형제들이 희생하는 이야기들, 과거 드라마에 많이 나옵니다. 요즘은 그렇지 않습니다. 다 보냅니다. 그런데 대학 교육에 들어가는 비용과 부담은 과거와 지금,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학자금 대출이 청년실업과 함께 청년 세대에게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대출을 받아서 학자금을 충당하고요. 졸업은 했지만 취업은 안 되고 있습니다. 결국 빚만 지고 있으며 이 빚을 갚지 못해 채무 불이행자가 되어버리는 청년들이 늘고 있습니다. 신용정보원의 빅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25살 청년 10명 중 4명이 빚을 지고 있고요. 2015년 기준으로 학자금을 빌린 대출 총 규모가 13조 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좋은 직장을 위해서 시간과 돈을 투자해 대학에 들어갔는데, 결국 신용불량자가 되어버리는 청년들, 왜 이런 문제가 발생하며 현황은 어떤지 직접 그 청년문제 해결하는 분과 함께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설성호 청춘희년네트워크 본부장 전화로 연결합니다. 안녕하십니까?

◆ 설성호 청춘희년네트워크 본부장(이하 설성호) 네, 안녕하세요.

◇ 김우성> 속해 있는 단체 이름이 조금 낯설면서도 특이한데요, 청춘희년네트워크. 어떤 곳인가요?

◆ 설성호> 청춘희년네트워크는 청년들이 채무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재무 교육이나 상담 등을 통해서 재무 역량을 스스로 길러서 채무의 늪에서 스스로 벗어날 수 있도록 돕는 곳입니다.

◇ 김우성> 청년들이 금융, 재무에 관련된 부분을 스스로 극복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교육도 하는 곳이라고 합니다. 신용정보원 자료 제가 앞서 소개해드렸는데요. 10명 중 4명이 빚을 지고 살고 있다, 게다가 학자금은 13조 원에 달한다, 현재 상황, 어떤 상황인가요?

◆ 설성호> 한국장학재단 통계에 의하면 작년 한 해에 학자금 대출 규모가 3조 1,964억 원이라고 되어 있는데요. 지금 연간 학자금 대출액이 늘고 있는 상황이고요. 이게 이제 2014년부터 3조 원이 넘어서게 됐는데요. 그 이후로는 떨어지지 않고 늘어나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말씀하신 것처럼 학자금 대출 잔액이 13조 원에 달하고 있으며 이용자가 91만 명이 넘고 있습니다. 작년의 경우 학자금 대출을 못 갚아서 채무조정을 신청한 청년들만 3만 명이 넘었고요. 계속해서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죠.

◇ 김우성> 3조, 13조, 3만 명이라고 하면 잘 안 와 닿을 수 있는데요. 굉장히 많은 숫자입니다. 전체 학생 수에 비해서도 많은데요. 이렇게 학자금 대출이 증가하는 이유, 단순하게 말하면 지금 있는 돈으로는 대학 학비를 못 내기 때문이라는 말인 것 같은데요. 구체적으로 증가 원인을 무엇으로 봐야 할까요?

◆ 설성호> 직접적인 원인으로는, 등록금은 너무 비싼데 집에서는 1년에 1천만 원 되는 등록금을 지원해줄 여력이 안 된다는 거고요. 집마다 대학생이 2명 이상인 경우 더더욱 어려운 상황이고 대출 말고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라고 보고요. 더 근본적으로는 대학에 가지 않으면 안 될 것만 같은 입시 위주 교육이나 사회적 토양 자체가 더 문제라고 봅니다.

◇ 김우성> 사실 대학을 가도 딱히 답이 안 나오는데, 안 가면 더 불이익을 당하는 구조적인 문제를 말씀해주셨고요. 학생들이 빚을 내서 대학 공부를 하고 졸업해도 취직이 바로 된다면 조금 형편이 어려워도 빚을 갚아나갈 텐데요. 취업이 잘 안 되지 않습니까? 보통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나요?

◆ 설성호> 작년에 통계청에서 실시한 경제활동인구조사 결과에 의하면 평균 구직 기간이 11.2개월이고요. 취업관련 기관인 인크루트에 의해서 발표한 통계에 의하면 13.3개월 정도로 조사되는 상황입니다.

◇ 김우성> 평균치로 봐도 1년 정도 걸린다, 비싸지는 등록금. 어떤 형편이 문제가 아니라, 꽤 괜찮은 중산층도 고등학교 때 대학 입시를 위해 쓴 사교육비 때문에 또 대학에 들어갈 등록금은 감당이 안 되는 상황을 말씀하시더라고요. 결국 대학뿐만 아니라 계속 이러한 교육비 지출이 있다는 건데요. 등록금이 비싸지지 않았습니까? OECD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미국 다음이라고 하더라고요?

◆ 설성호> 그러한 조사 자료가 있는데요. 미국 다음이라고 하지만, OECD 국가 중에서 고등 교육 관련해서 정부 부담 대 민간 부담 비중으로 보자면, OECD 국가 평균은, 정부 부담 8에 민간 부담이 2인데요. 미국의 경우 1대 1이고, 우리나라는 반대로 3.5가 정부 부담, 민간 부담은 6.5의 비율을 가지고 있거든요. 체감상으로 보자면 한국이 등록금 부담률이 가장 높은 곳이라고 볼 수 있죠.

◇ 김우성> 체감 등록금 부담은 우리가 제일 높다, 정부 부담이 이렇게 밖에 안 되는 건 원래 그런가요, 아니면 그나마 늘어서 그런가요?

◆ 설성호> 2012년 이후로는 교육부가 등록금 완화 정책으로 대학 등록금 인상률 한도를 정해주고 있거든요. 그래서 최근 들어서는 계속 낮아지는 상황이고, 정부 정책이 그렇다 보니 대학도 정책이 시작된 이후로는 등록금을 동결 수준으로 하고 있는 상황이긴 한데요. 그렇지 않으면 정부에서 평가를 낮게 받기 때문에 지원을 못 받아서, 대학들도 눈치를 본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비싼 거죠, 대학 등록금이.

◇ 김우성> 그나마 브레이크를 건 것이 이 정도이고요, 정부에서 지원하는 금액은 적습니다. 학생들이 대학을 다니면서 학자금 대출로 빚을 지게 되면, 연체율 경우도 높을 것 같아요. 실제로 수입이 없기 때문에 장기 연체자로 이어지고 신용 악순환이 될 가능성도 높다고 볼 수 있겠죠?

◆ 설성호> 네. 지금 대학 졸업과 함께 25세 전후로 사실 채무 발생률이 높은 상황인데요, 그래서 지금 다른 연령대에 비해서 두 배 가까이 연체 발생률이 높은 상황이고요. 그리고 실제로 학자금 대출 연체자들도 많지만 신용회복위원회의 발표에 따르면, 작년 20대 개인 워크아웃 신청률이 전분기보다 8.8% 증가했고, 프리워크아웃의 경우에는 41.7%나 증가한 것이 있거든요. 주목할 점은 전 연령대에서 유일하게 20대만 워크아웃 신청률이 늘고 있는 상황이고요. 개인회생 신청률도 마찬가지로 계속 늘고 있는 상황인데요. 개인회생은 소득이 발생해야 유지되는 채무조정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소득이 중단되거나 아니면 워낙 소득 자체가 작기 때문에 개인회생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더 이상 어려운 경우가 많아서 끝까지 면책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는 게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 김우성> 어려운 청년들에게 금융, 재무 관련한 도움을 주고 계신 곳입니다. 청년희년네트워크의 설성호 본부장과 얘기를 나누고 있는데요. 이러한 상황이면 개인 능력으로 어쩔 수 없지 않습니까? 정부가 이자를 동결하거나 거치기간을 주고, 이렇게 혜택을 준다고 해도 혼자서는 빠져나오기 어려운 상황인데요. 효과 없는 정책이라고 볼 수 있지 않나요? 어떻습니까?

◆ 설성호> 단편적으로는 말할 수는 없는데요. 지금 학자금대출로만 보면, 일반학자금은 고정금리로 진행되고 있고 든든학자금은 변동금리인데요. 문제는 일반학자금이 처음에 시작되었을 때 정부 보증으로 한 경우 7%대였고요. 나중에 조금 더 내려가긴 했지만 한국장학재단이 시작되고 나서도 초반에는 5%대였습니다. 지금은 2.5%까지 내려오긴 했지만 초기에 학자금대출을 받았던 사람들은 사실 낮은 금리가 아니거든요.

◇ 김우성> 7%면 높은 거죠. 중금리로 불리는데요.

◆ 설성호> 그런데 그게 고정금리로 계속 상환되고 있다 보니까 학생들 입장에서는 그 이자 부담도 꽤 큰 상황이고요. 든든학자금은 취업 후 상환이라고 하지만 실제로 졸업 이후 3년 이내, 취업을 했어도 일정 소득이 넘어야 상환이 시작되기는 하지만 그래도 소득이 안 되더라도 일정 기간 내에 학자금 대출액의 최소 5%를 상환하지 않으면 장기연체자로 넘어가게 되거든요. 그러니까 제도들이 있다고 하지만, 현장에서 청년들이 느끼는 부담은 여전히 큰 상황입니다. 그러니 묻지마 취업으로 연결되는 경우도 많죠.

◇ 김우성> 이렇게 급하다 보면 판단이 흐려지게 되고요. 피해를 입는 사례도 생길 수 있다는 사례도 말씀해주셨는데요. 결국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취업 준비를 해야 빚을 상환할 수 있는데요, 그러다 보면 취업 준비는 더 안 되고요. 결국 정말 묻지마 취업이라는 얘기까지 해주셨지만, 이래서 흙수저, 금수저 얘기까지 나오는 것 같은데요. 이게 결국 여러 가지 임금 문제도 있겠지만, 좀 등록금이 높아서 생긴 문제가 아닌가요? 근본적 원인을 어떻게 지적하고 계신가요?

◆ 설성호> 아까 앞서도 얘기한 것처럼 한국 등록금이, 그것이 민간 부담으로 느끼는 부분이 너무 높은 것이 기본적인 큰 문제인 것 같고요. 그 외에도 말씀드렸지만, 한국은 대학진학률이 가장 높은 나라입니다. 대학에 가는 것 말고는 다른 어떤 사회 진입의 길은 별로 없고 교육 과정도 입시 위주로 맞춰져 있고요. 그런 것들이 더 큰 문제이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들죠. 그렇게 어렵게 했지만 일자리가 없고 만성적 취업난으로, 채무자로 계속 전락하는 상황이 청년들을 더 힘들게 하는 것 같습니다.

◇ 김우성> 대졸과 고졸 임금 차이도 꽤 많이 나는 편이죠?

◆ 설성호> 사실 이 부분은 37% 정도 차이 난다고 조사 결과가 있는데요. OECD 국가 전체로 보면 오히려 조금 그 임금 차는 다른 나라에 비해 적은 차이라고 할 수는 있는 것 같습니다.

◇ 김우성> 근속과 전문성 차이가 있지만, 독일의 사례만 봐도 마이스터고를 졸업한 사람들이 훨씬 나은 상황인데요. 해법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학자금 대출, 사회부조 일종의 복지 정책으로 바라보고 이자를 면제해주거나 거치기간을 늘려줘야 한다는 얘기와 이렇게 하게 되면 묻지마 대학 진학만 잔뜩 늘어나게 되며 빚에 대해 청년들이 무책임해진다는 두 가지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느 쪽으로 봐야 할지 애매한 상황이거든요. 어떻습니까?

◆ 설성호> 그런 말이 있을 수 있는데요. 이런 이야기를 할 때마다 청년들의 도덕적 해이를 말하기 앞서서 청년들이 왜 이런 상황에 빠질 수밖에 없는지, 왜 대학 진학과 함께 20대를 채무자라는 이유로 시작해야 하는지, 이런 현실을 만든 기성세대의 도덕적 해이도 함께 말해야 하는 것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 우선으로는 등록금을 계속해서 낮추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고요. 장기적으로는 교육 현장에서도 대학 진학 외에 다양하게 사회로 진출할 수 있는 길을 보여주는 게 필요하고요. 그러려면 학벌에 따라 임금이 달라지는 사회적 토양이나 시선에 대한 부분도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 김우성> 당면한 문제인데 쉽지 않은 구조적 문제, 이게 사회 모든 문제의 공통점인 것 같습니다. 미국의 경우도 1,500조 원 가까이 되는 학자금 대출, 해법을 찾았다고 나오거든요. 벤치마킹해서 모델로 삼을 만한 것, 어떤 대안들이 가능할까요?

◆ 설성호> 미국에서는 90년대부터 소득 기준으로 상환 방식에 차등을 두는 것을 도입하고 있는데요. 민간 부분 취업자의 경우 재량소득의 15%를 20년간 갚으면 나머지에 대해서는 이 부분을 면책해주는 것이 있거든요. 이 부분에 대해 또 비영리 단체, 어떤 사회적 가치를 위해 일을 하지만 소득 자체가 높지 않은 일자리에서 일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또 차등 상환 방식을 도입해서, 재량소득의 10%만 10년 동안 갚으면 채무를 면제해주는 방식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 김우성> 등록금 수준, 미국만 하거나 미국보다 더하는 상황인데요. 해결 방법은 왜 미국만큼 되지 않을까요. 같이 고민해야 할 문제인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드립니다.

◆ 설성호> 감사합니다.

◇ 김우성> 지금까지 설성호 청춘희년네트워크 본부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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