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경제]은행서 내쫓긴 중소기업의 3중고

[생생경제]은행서 내쫓긴 중소기업의 3중고

2016.11.25. 오후 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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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경제]은행서 내쫓긴 중소기업의 3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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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인터뷰]

- 대기업 위주의 정책
- 금리를 이용한 은행수익 위한 방어적 태도
- 열심히 일해도 힘든 2중적 구조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우성 PD
■ 대담 : 이원섭 중소기업중앙회 정책총괄실장

◇ 김우성 PD(이하 김우성)> 최순실 사태와 관련해 수십억 원 후원금을 출연해 논란이 되고 있는 대기업, 이 대기업과는 상반되게 중소기업들은 생산주문이 들어와도 자금이 없어서 생산을 못 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곳이 많다고 합니다. 급기야 고금리 제2금융권 대출로까지 몰리고 있다고 합니다. 정부와 지자체 다양한 중소기업 정책 많다고 하는데 왜 이렇게 자금난에 허덕여야 할까요, 원인과 대안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이원섭 중소기업중앙회 정책총괄실장 연결해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이원섭 중소기업중앙회 정책총괄실장(이하 이원섭) 네, 안녕하세요.

◇ 김우성> 오늘 기사 제목이기도 하고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는데요. 주문이 들어와도 운영할 수 있는 자금이 없어서 생산을 못 한다, 정말 말이 안 되는 상황인데요. 중소기업들 어떤 상황입니까?

◆ 이원섭> 우리나라 중소 벤처 기업들이 창업 후 3년 후 생존율이 41% 정도 되거든요. OECD 회원국 중 최하위권이고, 소상공인의 경우 10명 중 7명이 5년 내에 폐업해서 생존율이 낮은 편입니다. 최근 중소기업 자금난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우선 시중은행이 수익에만 우선하는 보신주의적 영업태도가 있고요. 그래서 시중은행이 금리를 정하는 기준이 되는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작년에는 1.75였다가 금년에는 1.25로 낮춰졌는데도 불구하고 가계나 기업대출 금리는 오히려 인상하고 있고요. 이런 것들은 다른 나라 은행과는 달리 저금리에도 불구하고 국내 은행이 이자 수익이 늘어나는 기이한 현상이 나타나거든요. 그러다 보니 가뜩이나 국내외 경기 불황이다, 기타 등등 어려운 상황에 있는 중소기업, 소상공인에 대해서 오히려 은행이 다른 곳에서 늘어난 것을 줄이기 위해 건전성 관리라는 목적으로 중소기업 소상공인의 대출을 줄이고 있거든요. 그러다 보니 자금난이 계속 늘어나는,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 김우성> 중소기업이 주문이 들어오고 생산하고 땀 흘려 일하고 있는데도 은행들이 담보 같은 것들을 운운하고 금리를 높여서 이렇게 문턱을 높이는 상황인데요. 참 많은 분들이 이해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혹시 파산하거나 어려워 진 중소기업 규모가 파악된 점 있습니까?

◆ 이원섭> 보통 중소기업들이 파산하거나 폐업을 하는 게 단순히 자금난 때문은 아니고요. 자금난도 물론 있고 사업 전환이나 여러 이유로 폐업을 하지만 기본적으로 중소기업은 연간 70만, 80만 정도 창업되고 계속 없어지는 것들이 반복됩니다. 그런데 최근 은행권들이 강하게 강화하다 보니까 이런 것들이 좀 더 심해진다는 얘기가 나오고요. 그런 점에서 실태 조사를 하고 있습니다. 결과는 아직 안 나왔지만.

◇ 김우성> 최근에 심해진다는 말을 덧붙여줬습니다. 앞서 말씀하신 벤처나 창업, 비단 IT가 아니더라도 다양한 중소기업이 만들어졌다가 2~3년 만에 문을 닫는다, 이것을 데스밸리, 죽음의 계곡이라고 부른다고요? 이유가 있을까요?

◆ 이원섭> 보통 데스밸리는 3~7년 정도 초기에 창업하고, 가장 필요한 때가 3~7년 사이인데, 이때 우리나라 정책이 창업 쪽은 지원이 많이 되어있습니다. 중간에 이어지는 부분에 대해서는 지원이 약하거든요. 그 부분 지원이 끊어지다 보니까 죽음의 계곡, 데스밸리라는 이름을 붙이는데요. 이런 것들이 정부 지원 정책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사실 가장 큰 자금을 담당하는, 금융을 담당하는 은행들의 문제점도 크다고 생각합니다.

◇ 김우성> 만들어지는 거야 지원책이 많지만, 이때를 버텨야 살아남고 장기적 기업이 되는데 이 힘든 시기가 힘들고, 답답함이 은행으로 쏠리는 건데요. 대출 규제를 이렇게까지, 원성이 나올 정도라고 하는데 얼마나 강화된 겁니까?

◆ 이원섭> 보통 대출 심사를 엄격히 하면서 대출을 줄여가는 태도를 보이는데요. 이곳은 사실 정부가 대출 규제를 한다, 이런 것이라기 보단 은행이 대외적으로는 건전성을 유지한다, 건전성을 빌미로 사전적으로 중소기업 대출을 줄이는 모습을 보이거든요. 소위 우리가 얘기하는 비올 때 우산을 빼앗는, 전형적인 모습인데요. 은행의 전체 기업 대출을 보면 이제 중소기업 비중이 높긴 합니다. 예를 들어서 대기업은 22%, 중소기업이 78% 정도 되는데요. 이것은 대기업들은 사실 그동안 매년 발생한 이익금을 적립한 사내유보금이 풍부하고요. 대기업들은 최근 투자가 불안하다는 이유로 투자를 안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은행을 이용해야 할 필요성이 적어졌거든요. 그러다 보니 대기업들이 비율이 적은데요. 어쨌든 최근 조선업이나 여러 가지 대기업 구조조정이나 미국 대통령 당선 등 가능성을 봤을 때 단순히 규제 때문은 아니고, 전반적인 상황에 의해서 중소기업들, 대출이 줄어들지 않나, 규제가 강화되지 않나 생각합니다.

◇ 김우성> 신용보증기금이나 기술보증기금, 중소기업에서 많이 이용하고 있는데요. 매출액 3분의 1까지 무담보 대출이 가능했는데 지금은 담보를 요구한다는 얘기도 있네요.

◆ 이원섭> 전반적으로 그렇게까지는 아닌 것으로 보이긴 한데요. 지금 신보와 기보가 전체 보증 규모 60조 정도 되는데요. 전체적으로 조금 줄이는 추세에는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당초 대외적으로는 조금 우수한 기업, 오래된 기업 위주로 보증을 줄이는 방향으로 잡긴 잡았는데, 그러다 보니 그렇지 않은 일반 기업들까지 영향은 있는 것 같습니다.

◇ 김우성> 대기업이 전체 글로벌 경기 현황을 보고 투자나 확대를 줄이면 중소기업들도 그 여파를 받게 되고요. 거기에다가 또 은행에서 대기업과 비교해 중소기업에 조금 더 표현이 그렇지만, 찬밥이고, 여러 가지 이중고, 삼중고를 겪게 되는데요. 그래서 지금 뉴스 나온 것을 보니 2금융권으로 몰리고 있다, 돈은 급하고 당장 사람 구해서 물건 만들어내야하고, 서비스를 해야 하니까 그런 건데요. 어느 정도 상황입니까?

◆ 이원섭> 은행으로부터 대출이 거부된 중소기업은 어쨌든 사업을 해야 하기에 저축은행이나 캐피탈 등 비은행 예금기관을 이용할 수밖에 없거든요. 통계를 보니까 비은행 예금기관의 중소기업 대출금 잔액이 지난 9월 기준 75조 원이었거든요. 전월 달보다 2조 원 정도 늘어난 거고요. 1년 전과 비교하면 18조 원, 32%가량 급증한 거로 보입니다.

◇ 김우성> 이정도 수준이면 풍선효과 아닌가요? 은행 막으니 결국 제2금융권으로,

◆ 이원섭> 맞습니다. 그러다 보니 제2금융권은 은행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은 금리를 받거든요. 예를 들면 10개 신용 등급 중에서 가운데에 해당하는 5등급의 경우 보통 6% 정도, 저축은행은 12%, 카드사나 캐피탈은 18%에 해당하는 금리가 적용되는 거로 보이거든요. 그러다 보니 은행이 중소기업 대출을 거절하면 중소기업은 바로 2~3배 금리를 부담하는 상황이 이어집니다.

◇ 김우성> 울며 겨자 먹기라는 단어가 떠오릅니다. 이렇게 될 경우 글로벌 경기상황, 미국 금리, 여러 가지 심상치 않은데요. 정부가 위험할 것 같으니 빚을 줄이라고 제2금융권 관리도 강화하겠다고 나섰는데요. 더 힘들어지지 않습니까? 정부가 돕겠다고 안을 내놓았는데 어떻게 보세요?

◆ 이원섭> 아무래도 정부가 집단 대출이나 제2 금융권, 비주택담보대출관리 등을 골자로 가계부채대책도 내오고 하는데요. 제가 볼 때는 시중은행이나 제2금융 기관들이 그동안 가계대출에 많이 의존했거든요. 이 부분 상당히 문제가 되고 이것을 중소기업 부문으로 강화하거나 줄이거나 어떤 강화를 해서 면하려는 거로 보이거든요. 그러다 보니 중소기업들은 계속 기업 활동을 해왔을 뿐인데, 이런 외적인 상황에 의해 기업 경영 부담이나 비용, 이런 부분이 저절로 늘어나게 되죠. 문제인 것 같습니다.

◇ 김우성> 결국 기업이 생존할 수 없다면 은행도 정부도 어려워지는 건 마찬가지일 텐데, 좀 시각을 넓혔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IT 쪽은 지원하겠다, 창조경제부터 ICT 쪽 힘을 쏟는데요. 전통적인 제조업들은 더 힘든 상황인가요? 어떻습니까?

◆ 이원섭> 제조업들도 그렇고 지금 전반적으로 봤을 때 의료나 ICT, 제약의 경우에 몰리기는 합니다. 정부 정책도 신산업이나 이런 쪽에 많이 하긴 했는데요. 사실 제조업이 힘들긴 하지만 제조업이나 소상공인의 경우 그동안 꾸준히 보증이나 대출이 이어져 왔습니다. 제조업의 경우 설비나 공장, 이런 게 있다 보니 꾸준히 해온 부분들은 있는데, 이런 외적인 상황으로 인해서 아무래도 전통 제조업이 다른 일반 신산업보단 자금 사정이 더 어려운 것으로 보이긴 합니다.

◇ 김우성> 돈의 흐름이라는 게 일반 ICT 서비스보다는 제조업이 좀 더 불리하기에 그렇기도 할 텐데요. 말씀하신 것처럼 그간 우려나 중소기업 지원책들이 그래도 꽤 되어있다, 일부 사업하시는 분들은 무슨 말이냐, 실효성이 없다, 이렇게 말들은 많이 오갔습니다. 4차 산업혁명과 같은 세계적 경제 흐름에서 주도권을 잡은 게 결국 중소기업들이더라고요. 중소기업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당장 대출 문제로도 힘든 상황입니다. 어떤 대책이 필요할까요? 장기적인 이야기 부탁드립니다.

◆ 이원섭> 우선 시대가 변하고 있거든요. 4차 산업혁명 등 전 세계가 같이 영향이 있겠지만, 전통적 인력이나 기술, 이런 부분에 대해 정부 정책 방향도 바꿔야 하고, 중소기업들도 혁신성을 높여서 바뀌는 것도 필요합니다. 단기적으로는 정부가 가진 여러 가지 정책적 지원 수단, 인력이나 금융, 이런 부분은 합리적으로 진행되어야 하고요. 장기적으로는 지금 경제적 구조, 인력과 자금이 대기업에 집중되었던 대기업 중심 경제 구조를 중소기업 중심이 된 경제구조, 그것을 저는 바른 시장경제라고 하는데요. 그런 방향으로 큰 틀이 바뀌는 게 같이 동시에 진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김우성> 바른 시장경제, 정권 출범부터 계속 말이 나온 경제 민주화 문제도 그렇고요. 조금 빨리 해결되었으면, 어떻게든 새로운 전기가 마련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이원섭> 감사합니다.

◇ 김우성> 지금까지 이원섭 중소기업중앙회 정책총괄실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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