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점] 오른 집값·묶인 대출...멀어진 내 집 마련

[중점] 오른 집값·묶인 대출...멀어진 내 집 마련

2016.10.23. 오전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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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집값은 오를 대로 올랐는데, 가계 빚을 줄이겠다며 정부는 공공 아파트의 중도금 대출까지 옥죄고 있습니다.

한푼 한푼 모아 집 사려던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은 더 어려워졌고, 부동산 과열이 완화돼 집값이 떨어지기만을 기다려야 하는 형편입니다.

이정미 기자입니다.

[기자]
공공아파트 8백여 가구가 들어설 경기 시흥 은계지구입니다.

2019년 입주를 앞두고 분양이 시작됐지만, 중도금을 대출해주겠다는 은행이 없습니다.

[윤재인 / LH 차장 : 기존에는 저희가 중도금 대출 은행 선정을 하겠다고 하면 은행이 최소 2~3군데 정도는 참여했었는데 지금은 전혀 참여 의사를 표시하는 은행이 없습니다.]

가계 빚을 줄이겠다며 정부가 중도금 대출부터 옥죄면서, 무주택 서민을 상대로 한 공공 아파트까지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겁니다.

중도금 대출이 없으면 무주택자가 이 84제곱미터 공공아파트를 분양받더라도 2년 안에 1억 원 가까이를 개인적으로 마련해 납부해야만 입주가 가능합니다.

당장 목돈이 없는 서민들은 살고 있는 집 전세금을 빼내 월세로 옮겨, 중도금을 마련하거나 신용 대출을 받아야 집을 살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민간 아파트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부가 대출 규제를 발표한 지난 8월 25일 이후 분양한 아파트 가운데 중도금 대출에 성공한 단지는 단 19%에 불과합니다.

빚은 내지 말자는 생각으로 한푼 한푼 돈 모아 집 사려던 서민들은 한숨만 나옵니다.

[최성호 / 서울 상암동 : 차곡차곡 모아서 집도 구매하고 할 계획이었는데, 진작에 집을 구매를 할 걸 그랬나 부담을 좀 안더라도….]

그나마 빚을 내 집을 산 사람들이 안도의 숨을 내쉬는 상황.

하지만 대출 규제에 이자가 올라갈까 봐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안수민 / 서울 하계동 : (집 살 때는) 좀 고민을 하긴 했었는데, 지금 대출 강화된다는 말 들으니까 잘 샀다는 생각은 들거든요. 그런데 이것도 금리가 또 갑자기 변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은 좀 있습니다.]

대출 문턱을 낮춰놓고는 이제야 빚이 많다며 문턱을 높인 정부.

오를 대로 오른 집값에 서민의 내 집 마련만 더 어려워졌지만, 정작 부동산 과열이 꺼지면 돈 빌려 집 산 사람들이 피해를 볼 것이 또 우려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YTN 이정미[smiling37@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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