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가정 양립'의 정착, 인식 변화가 열쇠

'일·가정 양립'의 정착, 인식 변화가 열쇠

2016.09.18. 오전 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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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여성의 사회 진출은 이제 보편적인 일이 됐지만, 여전히 출산·육아 때문에 직장을 포기하는 여성이 적지 않습니다.

성공적인 일·가정 양립을 위해서는 개인이 아닌 사회가 아이를 낳고 기른다는 인식의 전환이 가장 시급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고한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입사 7년 차, 한창 일할 나이에 첫 아이를 가지게 된 정락연 씨.

유난히 입덧까지 심해 힘겨웠지만, 최근 회사가 출산 전 휴직을 제도화한 덕분에 마음 편히 쉬면서 태교를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정락연 / 출산 전 휴직 직장인 : 아기 낳을 때까지 충분하게 부모로서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있다 보니까 스트레스를 받거나 힘든 부분은 없고, 순수히 아이를 위한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저출산과 고용 문제가 심각해진 상황에서 출산·육아를 위해 일을 잠시 멈추는 건, 더 이상 '인력 손실'이 아닙니다.

KT&G는 휴직이나 휴가를 떠난 동료들의 빈자리를 메우는 '대체 근무 요원'을 만들어 업무 공백을 줄이고 일자리도 늘렸습니다.

[엄문경 / KT&G 대체 근무 요원 : 직원들도 마음 편하게 휴가 갈 수 있고, 동료들이 '고맙다. 고생했다'는 말을 할 때 정말 보람을 느낍니다.]

그러나 일·가정 양립은 일부 대기업에만 국한된 얘기고 대부분 일터에서는 여전히 꿈 같은 일입니다.

통계청 조사 결과 30대 여성의 65%가 취업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육아 부담'을 꼽았습니다.

정부가 최근 육아 부담을 덜어주는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체감도는 크게 떨어집니다.

여성 직장인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육아 휴직, 유연 근무제 등이 현장에서 잘 적용되지 않는다는 답변이 절반에 가까웠습니다.

원인의 대부분은 상사와 동료의 따가운 눈총과 인사 평가에서 불이익을 받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이었습니다.

[강민정 /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여성고용·인재연구실 센터장 : 육아 휴직자가 죄인처럼 갔다 와야 하는…. 당당하게 육아휴직을 쓸 수 있어야 하는 데, 그런 분위기가 아닌 거죠. 육아 휴직 재원을 늘리려면 육아휴직에 대한 이미지나 인식을 (먼저 개선해야 합니다.)]

북유럽 복지 국가들이 육아 휴직자에게 이전 소득의 90%까지 보장해 주는 것과 비교할 때, 월 최대 100만 원인 우리의 육아휴직급여가 턱없이 적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YTN 고한석[hsgo@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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