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가격 모두 '별로'...국산 맥주의 우울한 현주소

맛·가격 모두 '별로'...국산 맥주의 우울한 현주소

2016.08.28. 오전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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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른바 맥주의 계절인데, 국산 맥주 업체들은 즐겁지가 않습니다.

수제 맥주와 수입 맥주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어떤 문제가 있는 걸까요? 이하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저녁 회식이 한창인 레스토랑.

독특한 향이 있는 수제 맥주를 비롯해 수십 가지의 맥주를 고를 수 있습니다.

[정태일 / 서울 수유동 : 병맥주와 달리 수제 맥주는 여기 와야만 먹을 수 있어서 즐겨 찾게 되는 것 같아요.]

[정국현 / 레스토랑 점장 : 예전에는 식사하러 오시는 분들이 음료수로 맥주를 마셨다면, 요즘은 다양한 맥주를 직접 즐기기 위해 오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마트의 명당 자리, 이른바 황금 매대는 수입 맥주가 차지했습니다.

판매량이 꾸준히 늘면서 맥주 수입량은 지난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이예림 / 서울 연희동 : 수입 맥주에 비해서는 (국산 맥주가) 물 탄 것 같고 싱거운 것 같아요.]

맥주는 상온에서 숙성시켜 맛이 묵직한 '에일'과 저온에서 숙성시켜 청량감이 있는 '라거'로 나뉘는데, 국산은 대부분 '라거'입니다.

국산 맥주의 맛이 싱겁게 느껴지는 이유 중의 하나입니다.

[차윤환 / 숭의여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 1000cc를 먹는 분들도 많았거든요. 많은 양을 먹다 보니까 맛이 강하거나 향이 강할 경우 많이 먹기 힘듭니다. 그런 음주문화 때문에 조금 더 맛이 약하고….]

국내 주류 업체들은 맛과 향을 달리한 신제품들을 선보이고 있지만, 경쟁에서 밀리고 있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수입 맥주는 대부분 4캔에 9천 원대 국산과 달리 많이 살수록 높은 할인율을 적용받습니다.

국산 맥주는 각종 세금 때문에 사실상의 가격 규제가 이뤄지지만, 수입 맥주는 상대적으로 가격 할인이 자유롭습니다.

정부는 국산 맥주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곧 공청회를 열어 유통구조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소규모 업체의 진입 장벽을 낮춰 경쟁을 유도하고, 가격 규제를 완화할 것으로 보이는데, 앞으로 맛있고 값싼 우리 맥주를 맛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YTN 이하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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