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 속 사업용 차량 과속운전 증가

경기불황 속 사업용 차량 과속운전 증가

2016.07.23. 오후 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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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과속 운전은 자칫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질 수 있죠.

YTN 데이터 저널리즘 팀이 조사해보니, 택시와 화물차 등 사업차들의 과속 운전이 날로 심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 원인과 실태를 분석했습니다.

함형건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관광버스 1대가 1차선을 이용해 갑자기 속도를 내며 추월에 나섭니다.

그러다 갑자기 앞서 서행하던 승용차와 중앙분리대를 잇따라 들이받고 멈춰 섭니다.

멀리서 레미콘 차량이 내리막길을 달려옵니다.

커브 길을 돌던 찰나, 이 25톤짜리 차량이 갑자기 옆으로 쓰러집니다.

난폭 운전을 한 버스와 트럭의 운전기록은 차량에 달도록 한 디지털 운행기록 장치에도 그대로 담깁니다.

전국 51만 대 사업용 차량의 지난 4년간 운행기록을 보니,교통사고의 주요 원인인 과속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100km 당 평균 과속 횟수가 2013년 4월에는 13.6회 수준이었지만, 올해 4월에는 17.9회로 증가했습니다.

서울 시내버스가 지난 4월 자주 과속 운행을 한 구간을 붉은 색으로 표시했습니다.

왕복 6차선 이상 도로 대부분이 포함됩니다.

올해 들어 전국에서 사업용 차량의 과속이 가장 자주 일어난 구간은 서울 강동구 천호 사거리이며, 교통사고도 38건 발생했습니다.

서초구 뱅뱅 사거리는 교통사고가 73번이나 발생해 주요 과속 구간 중 사고가 가장 많았습니다.

특히 교차로에서 과속이 잦은데, 적색 신호가 켜지기 전에 빠른 속도로 지나가려는 차가 많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어떤 사업차량이 과속 횟수가 늘어나고 있는지 살펴봤습니다.

대표적으로 과속이 빈번한 건, 낮 시간대 뿐 아니라 밤과 새벽 운행이 많은 법인택시입니다.

관광버스도 제한 속도를 넘는 횟수가 매달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화물 트럭의 과속이 최근 들어 급증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화물 트럭은 운행기록 제출률이 5%에 머무르고 있지만, 연간 만 대 정도가 보고하는 만큼 앞으로 계속 주목해야 할 부분입니다.

과속의 배경에는 잘못된 운전 습관과 함께,구조적인 문제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경기 침체'에 '출혈경쟁'을 벌여 경험이 부족한 운전자들로 손바뀜이 심한 점과, 운전자가 택시 회사에 일정한 금액을 내야 하는 사납금 압박도 작용하고 있습니다.

[김기복/ 시민교통안전협회 대표 : 최근 경기 불황에 따라서 과당경쟁을 하는 것도 원인이 될 수 있고요, 운전자 개인에 따라서, 성향에 따라서 과속운전이 늘어날 수도 있습니다. 운행기록장치의 관리만 철저히 잘하면 과속운전 뿐 아니라 난폭운전까지도 충분히 예방할 수 있겠습니다.]

당국이 600억 원을 지원해 사업용 차량에 부착한 디지털 운행기록장치를 활용해 과속 등 난폭 운전을 제재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YTN 함형건[hkhah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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