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린 배 내놓는 한진해운...그룹도 '첩첩산중'

빌린 배 내놓는 한진해운...그룹도 '첩첩산중'

2016.07.02. 오전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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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한진해운이 빌려서 운영하던 배 일부를 당장 이달(7월)부터 돌려줍니다.

운영 규모 자체를 줄여서 위기를 벗어나 보겠다는 것으로 풀이되는데요.

정작 발등의 불인 자금 마련의 돌파구는 보이지 않습니다.

이정미 기자입니다.

[기자]
한진그룹의 계열사인 대한항공의 조종사 노조가 거리로 나왔습니다.

직접적인 요구 사항은 임금 인상이지만, 배경엔 세무조사까지 요구할 정도로 그룹의 부실 경영을 파헤치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습니다.

[이규남 / 대한항공 조종사노조 위원장 : 한진해운 등 불투명한 지원으로 인해서 대한항공뿐만 아니라 한진그룹 전체의 경영 구조에 대단한 손실을 가져오고 있다고 생각하고….]

내부에서는, 일이 많다는 조종사의 SNS에 조양호 회장이 '개가 웃을 일'이라는 댓글을 단 것을 계기로 지나친 감정싸움을 벌이고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종호 / 대한항공 일반노조 위원장 : 세무조사 청원은 노동조합 유례도 없는 것이고 이것이 다른 노동조합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한진해운의 자구안을 보면 그룹 계열사의 지원이 두드러집니다.

항로 운영권은 주식회사 한진에 팔았고, 한진 상표권은 한진칼에, 도쿄 부동산 지분은 대한항공에 넘겼습니다.

모두 한진그룹 계열사들입니다.

[전준수 / 서강대 경영학과 석좌교수 : 계열사 안에서 그 가치를 인정해주고 살 수 있는 것이지, 계열사 밖에, 또는 외국 기업은 실질적으로 현재 상태에서 한진해운의 위치를 봤을 때는 큰 가치가 없는 것이죠.]

한진해운은 몸집을 줄이기 위해, 빌려서 운영하던 선박 가운데 만기가 돌아오는 배 일부를 이달부터 선사에 돌려주기로 했습니다.

계약을 연장해 전체 운영 규모는 유지하는 게 관례지만, 해운 경기도 좋지 않은 지금 당장은 차라리 줄이는 게 낫다고 본 겁니다.

선박에 싣는 컨테이너 대여비와 기름값도 압박을 받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고, 지원에 대한 그룹 계열사의 분위기까지 나빠지면서 한진해운의 위기감은 더 고조되고 있습니다.

YTN 이정미[smiling37@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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