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단 횡단 부추기는 '띄엄띄엄' 횡단보도

무단 횡단 부추기는 '띄엄띄엄' 횡단보도

2016.05.31. 오후 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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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 해 평균 260여 명이 횡단보도 없는 도로를 무단으로 건너다가 차에 치여 숨진다고 합니다.

일차적인 잘못은 보행자에게 있지만, 우리나라 횡단보도 간격이 다른 나라에 비해 너무 띄엄띄엄한 것도 문제라는 지적입니다.

고한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주차된 차량 사이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학생을 그대로 들이받습니다.

태연하게 무단횡단하는 사람을 급하게 핸들을 꺾어 겨우 피합니다.

무단횡단으로 인한 사고는 일반 교통사고보다 사망에 이를 확률이 두 배 이상 높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없어서, 건널목이 멀어서, 조급증이 부른 아슬아슬한 무단 횡단은 지금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무단횡단 보행자 : 사람들이 필요한 곳에 횡단보도가 없고 저쪽에 있어서….]

건널목 없는 도로를 건너다가 차에 치여 숨지는 사람은 한 해 평균 260여 명에 이릅니다.

무단 횡단은 보행자의 잘못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횡단 보도는 너무 띄엄띄엄 있어서 무단 횡단을 부추긴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어린이·노약자 보호구역이거나, 주민 민원 같은 특별한 이유가 없는 이상, 현행 도로교통법상 횡단보도 사이의 거리는 반드시 200m를 띄어야 합니다.

미국과 일본은 우리의 절반에 불과하고, 영국과 프랑스는 횡단보도 설치 간격을 제한하지 않습니다.

생활권 이면도로의 경우 횡단보도 설치 기준을 지금의 절반으로 줄여 100m로 하면, 무단 횡단이 25% 감소할 거라는 연구 결과도 나왔습니다.

[조준한 /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 : 폭 12m 미만의 생활권 이면도로의 횡단보도 설치 기준은 200m 미만으로 완화하고, 차량 소통이 중요시되는 간선도로는 현행대로 200m를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횡단보도 간격이 좁더라도 신호등의 동시 신호, 연속 진행 같은 연동 기법을 적용하면, 차량 소통에도 크게 무리가 없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합니다.

YTN 고한석[hsgo@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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