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조선' 사태 누가 책임지나?...채권단·정부 책임론

'STX조선' 사태 누가 책임지나?...채권단·정부 책임론

2016.05.27. 오후 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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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무려 4조 5천억 원을 쏟아붓고도 회생의 기회를 찾지 못했던 STX조선해양이 법정관리를 신청했습니다.

제때 과감한 처방을 내리지 못하면서 기업은 기업대로 망가지고, 엄청난 세금만 낭비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채권단은 물론 정부도 책임을 져야 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대건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STX조선해양이 12조 원의 부채를 안고 채권단의 공동 관리 즉 자율협약에 들어간 것은 지난 2013년 4월.

이후 3년간 신규 자금만 4조 5천억 원이 투입됐습니다.

하지만 2013년 1조 5천억 원에 이어, 지난해에도 천8백억 원의 손실을 내는 등 회생의 돌파구를 찾지 못했습니다.

그런데도 지난해 말, 산업은행 주도의 채권단은 '특단의 대책'이라며 중소형 조선사로의 전환을 공식 발표합니다.

당시 "추가 위험 부담 없이 정상화를 추진할 수 있고, 내년부터는 안정적인 영업 이익까지 낼 수 있다"고 호언장담하면서 4천5백억 원을 추가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입장이 불과 다섯 달 만에 180도로 확 바뀝니다.

"자금 부족이 확대되고 정상적인 선박의 건조조차 불가능하다"며 부랴부랴 법정관리를 신청하기로 한 겁니다.

막대한 혈세는 혈세대로 들어가고 효과적인 구조조정의 골든타임마저 놓쳤다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당연히 채권단은 물론 금융당국의 책임론까지 불거지고 있습니다.

전문성도 부족하고, 정치권 등의 눈치를 보느라 부실을 덮기에 급급했던 결과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김남근 / 변호사·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실행위원 : 산업은행이 자신들이 관리하는 부실 기업들을 제대로 감독하지 않으면서 구조조정해야 하는 내용을 계속해서 누적시키다 보니까….]

이러다 보니 현재 진행되는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당장 채권단은 지난해 부채 비율이 7,000%를 넘어선 대우조선해양에 새로 4조 2천억 원을 쏟아부었습니다.

올해 100억 달러 규모의 새로운 일감을 예상한 조치였지만, 수주 절벽에 막혀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습니다.

[김윤경 /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채권단보다는 민간 위주의 시장 친화적인 구조조정의 방향 필요하고요 정부의 대원칙 수립이 조속히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이참에 대기업 대상으로 남발되는 자율협약 만능주의에서 벗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YTN 이대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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