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하는 해운사' 사외이사는 뭐 했나?

'침몰하는 해운사' 사외이사는 뭐 했나?

2016.05.05. 오전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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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영진의 횡포를 막고 경영이 제대로 이뤄지는지 견제하고 감시하는 역할을 하는 게 기업 사외이사입니다.

그런데 최근 구조조정 대상에 오른 침몰하는 해운업체의 사외이사는 어떤 역할을 했을까요?

최재민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은 공통점이 있습니다.

총수가 사망한 뒤 경영 경험이 별로 없는 총수 부인이 경영권 바통을 이어받았다는 겁니다.

이 때문에 사외이사의 역할은 그만큼 큽니다.

경영이 잘 이뤄지는지 견제하고 감시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현대상선과 한진해운 이사회에서 2007년 이후 지난해까지 처리한 안건은 각각 275건과 243건입니다.

하지만 반대 의견을 낸 사외이사는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사실상 거수기 역할만 한 겁니다.

해운경기 호황기에 낙관론에 빠져 비싼 용선료로 10년 이상의 장기계약을 맺은 오판에도,

부실에 허덕이면서도 대형 호텔을 인수하겠다고 했을 때도 도장을 찍었습니다.

그리고는 하는 업무보다 과다한 보수를 챙겼습니다.

한진해운 사외이사의 지난해 평균 보수는 5,800만 원

지난해 이사회가 9번 열렸으니 회의에 한 번 참석하고 640만 원 이상을 챙긴 셈입니다.

10년 이상 현대상선 사외이사를 하는 한 외국인은 10번에 1번가량만 이사회에 참석하고서도 보수를 챙겼습니다.

금융당국이 유명무실한 사외이사 제도를 손질하겠다고 혁신안을 내놓아도 법 개정으로 연결되지 않고 흐지부지됐습니다.

위기를 자초한 경영진과 사외이사는 물론 금융당국과 국회도 부실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YTN 최재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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