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경제-중점진단] 경제위기는 결국 성장률의 문제

[생생경제-중점진단] 경제위기는 결국 성장률의 문제

2016.02.17. 오후 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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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경제-중점진단] 경제위기는 결국 성장률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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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점진단 – 한국경제 위기와 해법] 한국경제 위기는? - 공병호 박사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우성 PD
■ 대담 : 공병호 박사

◇김우성> 수요일 새롭게 마련해드리는 코너입니다. 중점기획, 한국경제 위험과 기회. 위기라는 말 속에 다 들어있죠. 지금 듣고 계신 시그널 음악, 비발디 사계 중 겨울인데요. 겨울은 봄의 씨앗이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어려울 때 기회와 또 정확한 진단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이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스튜디오에 오늘 직접 어렵게 모신 분이 있습니다. 한국 경제 위기, 위험과 기회를 엿보는 시간입니다. 공병호 경영연구소의 소장이죠, 공병호 박사님 모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박사님.

◆공병호 박사(이하 공병호)> 반갑습니다.

◇김우성> 앞서 인터뷰도 나오지만 요즘 답이 없는 얘기들만 자꾸 한다는 어려운 상황도 듭니다. 그만큼 경제, 여러 상황이 어렵다는 이야기인데. 지금 박사님께서 보시기에 경제 어렵다는 말이 굉장히 추상적인데. 핵심을 짚어서 우리 경제가 어렵다는 것은 이러이러한 상황이라고 좀 설명해 주실 수 있다면...

◆공병호> 2012년에 경기가 불황 상태 들어간 다음에 계속적으로 지금 성장률이 하향세를 그리고 있죠. 그리고 지난 정부에서 100조 원 정도를 집어넣었고,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서. 다 국채 발행 같은 것을 통해서 일종의 공공부채를 증가시키면서 경기부양책으로 100조를 넣은 거죠. 그런데도 성장률이 실제 2%, 그 다음에 3% 간신히 턱걸이 할 정도. 저성장 상태가 이렇게 오래 지속이 되고, 성장률 자체가 2%대까지 추락하기 때문에. 모든 사람들의 지갑이 얇아진 상태고 고통이 큰 거죠. 그런데 현장을 가보면 소득에 약간 민감한 모든 제품들은 전년 대비 매출액이 거의 두 단위까지 떨어진 제품들이 굉장히 많은 것 같아요. 그러니까 전 방위로 영향을 미치는 것 같아요. 라면 빼고는 다 안 팔린다는 농담을 하시는 분이 있을 정도니까. 가장 큰 문제는 우리가 정말 일본식 장기 불황 형태에 거의 근접한 것이 아니고, 거의 그런 상태로 들어갔다. 이렇게 판단하는 분들이 많고. 제 자신도 그렇게 판단을 하죠. 거의 닮은꼴로 갈 것 같다는 거죠.

◇김우성> 사실 그래서 모두에 말씀하셨던 것처럼 정책 자금이 투입되는 게 오히려 또 디플레를 악화시키고 반복되는 일본식 장기 침체가 아닌가 걱정을 하는데. 이 중에서도 사실은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돈을 풀어서 어떻게 해결해 보고 싶은데도 현재 우리나라의 부채 상황이 만만치 않다. 이런 진단을 해주셨거든요.

◆공병호> 예. 제가 최근에 책을 쓰면서 1997년부터 2014년까지 한국의 국가부채 연 평균 성장률을 한 번 계산해 봤습니다. 그게 13.12%예요. 두 자리 숫자를 기록하는데. 같은 기간의 한국의 GDP 성장률이 4.5%입니다. 우리가 굉장히 반성해야 할 것은 3배 정도 매년 빠른 속도로 빚을 늘리는 거죠. 국가가. 어떻게 감당하겠느냐는 거예요. 그런데 또 나랏일을 하시는 분들도 상황이 딱한 게. 경기가 자꾸 가라앉으니까. 구조 개혁을 통하려면 피를 흘려야 하니까 사람들이 못 받아들이고. 그냥 간단하게 금리를 낮추거나, 공공 자금을 투입해서 경기를 부양시키는 건데. 그 자금 가운데 고스란히 100이 투입되면 60 정도는 체제 내에 남고 40 정도는 낭비되는 형태로 빠져버리는 거죠. 그러니까 정말 우리가 지금 상황이 참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부분을 정부도 국민들에게 솔직하게 알려야 될 것 같고. 그냥 이렇게 자꾸 분식하지 말고, 화장하지 말고. 또 국민들도 이래서 우리가 각 계층이 자꾸 정부한테 이것 도와 달라, 저것 도와 달라, 이것 공짜 달라. 그런데 실질적으로 이렇게 부채 증가 속도를 보면 복지와 관련된 부채는 지출에 대한 부분들은 본격적으로 반영이 아직 안 됐다고 보거든요. 그러면 나라는 점점 늙어 가는데.

◇김우성> 써야 할 돈은 점점 많아지고.

◆공병호> 기본적으로 가정에서 경제가 나오지 않습니까. 가정 경제라는 것은 성장률이 낮아져서 지갑에 들어오는 돈이 줄어들면 씀씀이를 일단 다이어트를 하잖아요. 그런데 어떻게 지갑은 줄어드는데 씀씀이를 부풀리기 해서 늘려가냐 이 이야기예요. 그리고 사회 전체적인 분위기가 나라돈은 공돈이니까 자꾸 받는 거죠. 청년 수당, 실업 수당, 나중에는 주부 수당까지 나올 형편이 되니까. 정말 이렇게 되면 저는 이렇게 봅니다. 우리가 이런 말 하죠. 다음 세대를 위해서 우리가 잘 해야 한다. 저는 탁 까놓고 이야기 하면 다음 세대까지 기다릴 필요 없고. 그러면 10년 뒤를 보고 준비하자. 10년을 당신들 기다릴 필요도 없다는 거죠. 불과 본인들의 두 눈으로 우리가 행한 집단적 선택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불과 몇 년 안에 볼 수도 있다는 이야기에요.

◇김우성> 지금 짚어주신 것처럼 빚이 늘고 있는 속도는 경제가 성장하는 속도의 3배 가까이 된다고 분석하셨고요. 말씀하셨던 것처럼 사실 정부는 여야를 막론하고 공적인 자금을 늘리는 것 외에는 카드가 없지 않느냐. 이 얘기를 정부 당국자뿐만 아니라 여야가 같은 얘기를 하고 있거든요. 당장 그 자금 자체를 줄이면 사실 시장이나 가계, 여러 가지 공공 부분에서 느껴야 될 충격이 크지 않습니까? 그런 부분이 또 우려되는 바도 있을 텐데요.

◆공병호> 그런데 대개 회사를 살리신 분들, 구조 개혁을 통해 회사 부실화 됐을 때 살리는 경험을 해보신 아주 베테랑 구조조정 전문가들을 보면 이런 얘기를 하죠. 암을 수술하는 것이나 회사의 부실화된 것을 재건하는 것이나, 나라가 부실한 부분을 재건하는 것이나 원리가 똑같다. 모든 자연계의 원칙이 같다는 거죠. 그러니까 환부를 잘라내는 고통을 감내하지 않고서는 주사액을 투입하던지, 모든 것은 환부 자체를 더 확산시키거나 병을 전이시키는 데에 결정적인 기여를 하는데. 꼭 같은 원리가 한국 경제에도 똑같이 적용이 된다는 거죠. 우리가 노동 시장이나 이런 부분들을 폼 나게, 근사하게 보이는 쪽으로 가면 우리가 감당할 수 없죠. 아까 신 교수님 말씀하신 부분(2016년 2월 17일 생생인터뷰 “동문서답 수출대책 주력산업 지켜야” - 숙명여대 경제학과 신세돈 교수) 중에 제가 한 가지를 첨부하면. 기업의 수출 경쟁력을 제고하는 데에는 회사 차원의 경영 능력도 중요합니다. 혁신 능력. 그런데 한 사회가 제도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절대 기업의 힘만 가지고는 될 수가 없는 거예요.

◇김우성> 제도 경쟁력.

◆공병호> 제도 경쟁력이죠. 나라가 해줄 수 있는 제도 경쟁력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사람을 고용하거나 내보낼 때의 문제. 그 다음에 입지 규제 같은 문제라든지. 이런 기업이 직접 간접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제도와 관련된, 환율 경쟁력도 마찬가지죠.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나라가 해줄 수 있는 곳까지 해주고 그 다음에 기업의 경영 능력을 기대해야 하는 거죠. 그런데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가 밥을 먹고 사는 것을 천부인권 정도로 생각하는 거예요. 당연한 권리. 그 동안 참 운이 좋았죠. 그러나 지금 상황은 우리가 성공 경험을 축적했던 때와는 너무나 많은 부분이 달라졌기 때문에. 정말 판이 뒤엎어지고 있는 시대를 살 때 우리가 조금 더 과감한 발상의 전환, 생각의 틀을 깨는 것. 기존에는 그 정도면 됐다고 생각하더라도 진짜 한 번 의심을 해볼 것을 다 근본적으로 의심을 해야 되지 않겠냐 생각하는 거죠. 현재 상태로 가면 실업률도 생각할 수 없습니다. 오늘 16년 째 가장 청년 실업률이 높다는 이야기인데. 사람들은 표면만 보면 안 되죠. 그 뒷면에 일자리를 제공하는 고용주 입장에서 현재 제도 하에서 사람을 고용할 수 있겠느냐. 저는 작가니까 그런 입장을 많이 생각해보지 않습니까. 지금 상황에서는 지금과 같은 준조세 부담이나 엄격한 해고 규정 하에서는 한국에서 직접 투자해서 공장 세우고 할 수 있는 그런 게 없는 거죠. 한국의 대표적인 기업도 지금 기업을 팔지 않습니까. 모든 게 나라 전체가 공세적인 태도를 보여야 하는데. 어느 부문을 보더라도 다 방어적이고 수성하는 태도를 보이죠. 그런데 스포츠 경기와 마찬가지로 경제도 전쟁이기 때문에. 공세를 하지 않고 수성하겠다고 하는 순간부터는 내려앉는 거죠.

◇김우성> 지금 시작부터 아주 무겁고 또 중요한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논란이 되는 이야기이기도 하고요. 지금 이 한국 경제 위기에 대해서 먼저 말씀을 드리고 있습니다. 최근에 이 위기에 관련해서 책을 내셨는데, 제목이 ‘3년 후의 한국은 없다’. 굉장히 책 제목이 파격적이었습니다. 3년 뒤면 지금이 2016년이니까 2019년에는 한국이 없어지는 건가.

◆공병호> 원래는 제가 좀 반대한 책 제목인데요. 원래는 ‘이대로 가면 한국은 없다’, 이런 제목이었는데. 아마 너무 복잡하니까 3년 후 한국은 없다고 해서, 내가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상당히 좀 곤란할 것 같아요.

◇김우성> 3년 후에 아직도 한국이 있었으면 좋겠고요. 이 책이나 여러 가지 경제 진단하셨던 것처럼 이 문제가 경제적 어려움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겁니다. 단기적이면 사실 잠시 허리띠 졸라매고 금 모으기 하고 버텨냈었지만. 이게 장기화된다는 것은 사실 아주 심각한 문제인데. 박사님께서 보시기에 이 경제적 어려움이 장기화되는 문제점 중 핵심을 꼽아주신다면요?

◆공병호> 가장 중요한 것은 장기화 되는 추세로 거의 들어간 것 같아요.

◇김우성> 이미 장기화 되었다.

◆공병호> 그 시점이 제가 볼 때는 2012년 정도로 봅니다. 그 때 꺾이면서 재정을 계속 투입을 해서 불씨를 좀 살렸는데. 그 때 이미 2%대로 꺼지는 거예요. 돈이 들어가지 않았으면.

◇김우성> 747 공약이나 이런 것들이 사실은 지켜지지 못했죠.

◆공병호> 글로벌 금융위기 때 완전히 망가졌고. 그러니까 우리가 2012년을 한국이 저성장 시대 도입의 원년 정도로 삼아야 될 것 같아요. 그러면 벌써 4, 5년 정도 시간이 흐른 거죠. 그래서 일본이 경험했던 그런 가격 파괴 현상이라던지. 이런 부분들을 광범위하게 목격할 수 있기 때문에. 가장 큰 문제는 모든 것을 문제를 단순화 시키면 살 길이 보이죠. 이게 복잡하니까 이것도 잘 해야 하고, 저것도 잘 해야 하는데. 가장 단순한 문제는 성장률을 높일 수 있으면 무슨 짓이라도 다 해야겠다.

◇김우성> 성장률을 높이기 위해서 무슨 짓이든 다 할 수 있다.

◆공병호> 그게 다 국가의 가장 중요한 아젠다가 성장률을 우리가 높일 수 있으면, 기존에 우리가 있던 모든 제도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 그렇게 할 수 있느냐예요. 아주 간단합니다.

◇김우성> 사실은 정치적 부담이 있지 않습니까? 그런 문제들이.

◆공병호> 그 때 그것을 차고 나가는 것도 국가적 아젠다를 명확히 하고, 위기의식을 공유한 상태에서 설득을 하고 호소를 할 수 있는 것이 정치적 지도자들이 갖고 있는 굉장히 중요한 사명이죠.

◇김우성> 예. 저희가 뒤에 질문하려고 했던 부분인데 이어서 한 번 여쭤보겠습니다. 사실 경제위기의 논란이 추상적이라는 것은 그만큼 경제에 관련된 리더십이 사회적으로 많이 소개가 안 되고 있기 때문인데. 이 박사님께서 생각하시기에 지금 우리 경제에서 가장 시급한 리더십. 방금 얘기해주신 것과 연관되겠지만 어떻게 보십니까?

◆공병호> 우리가 참 큰 일 난 상태에 있습니다. 절실함이 없는 거예요. 그러니까 어려우면 돈 끌어다 좀 풀고. 이렇게 해서 넘어가는데. 경제팀도 재임하고 있는 동안 무난하게 넘어가는 쪽으로 계속 선택을 하는 거예요.

◇김우성> 지금 유일호 경제팀도 그렇게 보고 계십니까?

◆공병호> 이 분들은 이제 오신지 얼마 안 되셨기 때문에 조금 더 지켜봐야겠죠. 그래서 제가 용어를 하나 만들었습니다. 회사에서 분식회계를 하면 참 큰일 나는 일이죠. 바로 범죄죠. 나라를 이끄는 사람들이 분식 계획을 하면 그것도 큰 범죄입니다. 회사가 주의해야 할 것이 분식회계가 있다면, 나랏일을 하는 사람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정말 주의해야 될 것은 적시에 제대로 된 개혁을 하지 않는. 개혁을 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 있죠. 무언가 시늉을 내는 것처럼 보이는 것. 연금 개혁이 그랬고, 지금 노동 개혁도 다 마찬가지죠. 제 눈에는 다 폼 잡는 겁니다. 우리가 뭐 하고 있습니다.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아무 그게 없는 거예요. 그냥 나 재임하고 있는 동안에, 우리 집권하고 있는 동안에 무난히 넘어가면 되는 거죠.

◇김우성> 그런데 지금 말씀에 대해서 청취자 1587님, ‘공병호 선생님 말씀 백 배 공감합니다. 자주 모셔야 되겠습니다’, 이런 응원의 문자도 주시는데. 제가 조금 비판하는 쪽의 입장을 소개해 드리면. 지금 말씀하신 노동 개혁이라든가, 또 여러 가지 개혁 부분에 대해서 왜 일반 근로자들만 고통 분담을 해야 하느냐. 그리고 노동 개혁도 그게 공정성이 없으면 어떻게 하느냐. 그냥 정말로 경영주 판단에 따라서 너무 손쉽게 일자리를 잃게 되면 어떻게 하느냐. 이런 걱정이 있거든요.

◆공병호> 우려가 있죠. 우려가 있고. 저도 회사 경험을 해봤기 때문에 그런 문제에 걱정되는 부분은 충분히 제가 볼 때는 가능합니다. 그런데 내가 두 가지 개념을 좀 말씀드리고 싶은데요. 우리가 다 열심히 살잖아요. 자기 분야에서는. 자기 분야에서는 다 부분 최적화를 이루어요. 부분적으로 가장 합리적인 행동을 합니다. 그런데 나라 전체를 보면 부분 최적화를 넘어서 전체가 최적화해야 하는데. 전체 최적화란 시각으로 보면 현재와 같은 해고가 엄격한 노동 시장 하에서는 고용주 입장에서 한국 땅에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거의 인센티브가 없다는 거죠. 말씀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이해함에도 불구하고 일자리 만드는 사람 입장에 한 번 서보자는 거죠. 오늘 이 방송을 들으시는 가운데 자영업 하시는 분들은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한 사람을 정규직으로 고용했을 때 본인이 부담해야 될 조세나 준조세 부담들이 얼마나 늘어나는지. 이런 부분에 대한 고려를 하시면 충분히 이해를 할 수 있지 않겠느냐. 그렇게 생각합니다.

◇김우성> 경제 전반에 대한 이야기인데 무척 뜨겁습니다. 애청자 여러분도 많이 반응 주고 계시는데. 지금 오늘 다 이야기 들을 수 없고, 지금도 아쉬우시죠. 방송 끝나가시는데. 그래서 저희가 공병호 박사님 다음 주, 또 기회가 된다면 조금 더 모셔서 이야기, 해법까지도 짚어보는 시간 마련하겠습니다. 오늘은 시간 관계상 여기까지 얘기하고요. 다음 주에 또 원인 조금 더 짚어보면서 해법 얘기해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공병호> 감사합니다.

◇김우성> 공병호 경영연구소의 공병호 박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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