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처방 → 소비 절벽'...악순환 우려

'단기 처방 → 소비 절벽'...악순환 우려

2016.02.09. 오전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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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내수 부양책들의 효과가 사라지면서 소비가 급감하자, 정부가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를 6개월 연장했습니다.

하반기에 쓸 재정도 앞당겨 투입하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이런 단기 처방은 한계가 있어서 악순환을 낳을 거라는 우려도 큽니다.

고한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승용차 판매 대리점입니다.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가 6개월 연장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뚝 끊겼던 문의가 조금씩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구매 대기자들은 대부분 차를 샀기 때문에, 판매가 크게 늘었던 지난해와는 상황이 다릅니다.

[남인섭 / 현대자동차 지점장 : 지난 연말에 많은 분들이 이미 개별소비세 인하로 인해 대차(차량 교체) 수요로 차량을 바꿨어요. 아직 구매 못 한 분들이 다시 개별소비세 인하되니까 차량 구매를 결정하거나…]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잇따라 열릴 대규모 할인 행사 역시, 기대에 못 미칠 거라는 우려가 나옵니다.

미국처럼 제조업체가 재고를 떨이로 파는 게 아니어서,할인 폭이 크지 않다는 걸 소비자들은 알기 때문입니다.

[이규상 / 서울 화곡동 : 워낙 거창하게 홍보해서 들어가 보기는 했는데, 별로 할인율도 높지 않고, 다른 할인 행사와 그렇게 차이가 있는 것 같지도 않아서 사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정부가 인위적으로 소비를 끌어 올리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단기 대책이 반복되면 악순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실제로 자동차 개소세 인하가 종료됐던 지난달 국내 차 판매는 40% 급감해 이른바 '소비 절벽'이 현실이 됐습니다.

결국, 추가 경기 부양책은 없다던 유일호 경제 부총리가 취임 21일 만에 개별소비세 인하 연장 카드를 꺼냈지만, 기간이 끝나는 오는 6월 이후가 걱정입니다.

경기 부양을 위해 1분기에 재정과 정책금융 21조 원을 조기 투입하겠다는 계획도 나중에 쓸 돈을 앞당겨 쓰는 셈이어서, 하반기에는 정부의 경기 대응 능력이 떨어지고 성장도 둔화할 수 있습니다.

[이근태 /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지금은 단기적으로 소비나 수출을 끌어 올려서 성장률 목표를 맞추는 게 중요한 시점은 아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경제의 힘을 키워서 잠재적인 성장률을 높이는 데 주력해야 하지 않을까…]

장기적으로 가계 소득을 늘려 성장을 이끌겠다던 최경환 전 경제 부총리의 '소득 주도 성장론'도 구체적인 성과를 내지 못한 채 단기 처방이 반복되면서, 우리 경제는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YTN 고한석[hsgo@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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