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치료만 보상"...두 번 우는 암 환자

"직접 치료만 보상"...두 번 우는 암 환자

2015.12.01. 오후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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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암에 걸렸을 때를 대비해 매달 꼬박꼬박 보험료를 냈는데, 막상 수술하고 나서 보험금을 받지 못한다면 얼마나 억울할까요?

첫 수술 뒤 추가 수술이나 치료를 받을 때 이런 문제가 생긴다고 합니다.

애매한 약관이 문제였습니다.

이강진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8월 후두암 수술을 받은 박경준 씨.

이후 3차례 더 수술을 받았는데, 추가 수술을 모두 보상해줄 수 없다는 보험사의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박경준, 후두암 수술 환자]
"100만 원을 받으려면 받고, 그렇지 않으면 한 푼도 못 주겠다. 아니면 금감원에 민원을 넣든지, 아니면 민사로 받던지 마음대로 해라."

이런 암 보험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소비자원에 최근 4년 동안 접수된 암 보험 피해 상담은 225건으로, 대부분 보험금을 못 받거나 적게 받았다는 내용입니다.

보험사도 할 말은 있습니다.

암 때문에 수술한 게 아니라는 병원의 소견서를 근거로 제시합니다.

[보험사 관계자]
"암에 대한 직접적인 치료가 아니기 때문에, 수술비 (지급 사유에) 해당이 안 됩니다. 수술에 대해서는 주치의 소견을 다 받았고요."

문제는 바로 '암의 직접적인 치료를 목적으로'라는 애매한 항목 때문입니다.

환자는 추가 수술도 당연히 암 때문이라고 생각하지만, 보험사는 직접 치료라는 항목을 좁게 해석하는 겁니다.

이런 분쟁에서 환자의 요구가 받아들여지는 경우는 30%밖에 안 됩니다.

[장맹원, 한국소비자원 조사관]
"불명확한 규정들은 암 보험의 분쟁으로 이어지게 되고 보험의 신뢰성도 떨어지게 됩니다. 따라서 암 보험 약관의 불명확한 규정들을 명확하게 개선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소비자원은 적어도 항암 치료나 말기 암 환자 치료에 대해서는 시급히 약관을 개선해야 한다고 금융 당국에 건의하기로 했습니다.

YTN 이강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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