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점] '응답하라 1988' 이후 30년...우리 경제는?

[중점] '응답하라 1988' 이후 30년...우리 경제는?

2015.11.29. 오전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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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는 80년대 경제 상황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 많이 나오는데요.

30년 가까이 지나는 동안 변화상을 들여다보면, 눈부신 성장 뒤에 경기 침체를 겪고 있는 우리 경제에 던지는 시사점이 적지 않습니다.

고한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예금이자 1%대 초저금리 시대인 지금은 상상하기 힘든 일입니다.

이 드라마의 배경인 1988년의 경제 상황이 마치 다른 나라 얘기처럼 들리듯, 한 세대·30년 가까운 시간 동안 우리 경제는 엄청난 변화를 겪었습니다.

1988년 2천억 달러에 못 미쳤던 국내 총생산, GDP는 지난해 1조 4,100억 달러로 7배 넘게 급증했습니다.

4,600달러 정도였던 1인당 국민소득은 이제 3만 달러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이렇게 눈부신 성장을 했지만, 성장의 열매가 골고루 돌아가지 못해 오히려 소득 불평등은 깊어졌습니다.

우선 대표적인 소득 분배 지표인 지니계수를 보면, 우리 사회는 '응답하라 1988 시대'보다 더 불평등합니다.

상위 20%의 소득을 하위 20%의 소득으로 나눈 '5분위 배율'도 높아져 빈부 격차는 커졌습니다.

중위 소득의 절반도 못 버는 빈곤층 비율인 '상대적 빈곤율'은 7.8%에서 13.5%로 늘었습니다.

전체 고용은 부진한 상황에 비정규직이 늘면서 기업의 이윤이 가계로 돌아가지 못한 것이 한 요인으로 지적됩니다.

외환 위기 이후 성과 중심의 임금제 확산과, 조세 정책이 소득 불평등을 해소하지 못한 점도 작용했습니다.

[김낙년,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
"1980년 이후 소득세 최고 세율이 인하됐습니다. 사회적 약자의 소득을 보전할 필요에 대해 사회가 합의한다면 재원을 마련할 길이 없으니까 소득세를 올려서 대응해야…."

저금리 저물가 저성장에 고령화까지 겹친 지금, '응답하라 1988 시대' 같은 고도성장을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이 때문에, 이제는 성장 중심에서 복지를 키우고 임금을 개선해 내수를 살리는 방향으로 경제 정책의 무게 추를 옮겨야 한다는 지적이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YTN 고한석[hsgo@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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