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 A급 회사채도 '외면'...기업 자금 조달 비상

신용 A급 회사채도 '외면'...기업 자금 조달 비상

2015.10.13. 오전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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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기업 부실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회사채 시장이 꽁꽁 얼어붙고 있습니다.

신용등급이 좋은 회사들까지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으면서 자금 조달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염혜원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달 한진은 8백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전액 미매각.

채권을 사겠다고 나선 사람이 아무도 없었던 겁니다.

국고채보다 수익률이 높은 회사채지만, 요즘은 일부 대기업을 빼고는 사겠다고 나서는 투자자가 없습니다.

이런 분위기 탓에 회사채 발행 규모는 지난 7월 12조9천억 원에서 8월에는 7조5천억 원까지 줄었습니다.

급기야 이번 주에는 기업체 단 1곳만이 9백억 원 규모의 채권을 발행하는 데 그쳤습니다.

3년 만기 AO 등급 회사채와 국고채의 금리 차이도 4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벌어졌습니다.

수요가 없으니 회사채의 가격은 떨어지고, 금리는 계속 오르기 때문입니다.

최근 들어 대우조선해양의 대규모 적자 등 기업의 신용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
"시장에서 신용위험 회피 현상이 굉장히 확대되고 있습니다. 조금이라도 신용 우려가 있는 기업은 자금 공급이 거의 끊어지고 있고요."

얼어붙은 시장 상황에 기업들은 발행 시기를 늦추며 고민하고 있지만, 꼭 필요한 자금도 조달하기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에 연말까지는 기관투자자들이 결산을 앞두고 회사채 보유 비중을 줄이는 시기여서 상황은 더 좋지 않습니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나서 한계기업 정리에 착수한 것은 회사채 시장에 호재가 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전문가들은 금융 지원에 기대 연명하는 이른바 좀비 기업의 청산이, 부실 우려로 위축된 투자심리를 살리는 불씨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YTN 염혜원[hyewo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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