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득 자영업자 탈루 소득 1조 넘어

고소득 자영업자 탈루 소득 1조 넘어

2015.09.04. 오후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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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의 지하경제 양성화 정책에도 불구하고 고소득 자영업자의 탈세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제대로 신고하지 않은 소득이 사상 처음으로 1조 원을 넘어섰습니다.

신윤정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강남의 한 룸살롱 사장은 손님들이 어떻게 결제하느냐에 따라 장부를 따로 관리했습니다.

카드로 결제한 술값은 세무서에 제출하는 가짜 장부에 적었습니다.

현금으로 술값을 받으면 업소에서 1km 떨어진 비밀 사무실로 옮긴 뒤, 진짜 장부에 기록을 남겼습니다.

은밀한 탈세 행위는 국세청 조사관들이 현금 운반 현장을 덮치면서 막을 내렸습니다.

이렇게 국세청이 적발한 고소득 자영업자의 탈루 소득이 지난해 처음으로 1조 원을 넘었습니다.

탈루 소득이 한 해 전보다 2백60억 원이 늘어났고, 5년 전보다는 2.5배 수준으로 급증한 것입니다.

지난해 세무조사를 받은 870명은 평균적으로 소득의 43%를 뒤로 빼돌렸으며, 결국, 5천4백억 원의 세금을 추징당했습니다.

하지만 국세청이 잡아낸 탈세 사례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지적입니다.

실제로 국회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자영업자의 소득세 탈세 규모는 한해 11조 6천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특히 소득이 많은 상위 10%의 탈세 규모가 하위 10%보다 94배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선택, 한국납세자연맹 회장]
"탈세를 했을 때, 적발 가능성이 굉장히 낮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현금 사용 비중이 높기 때문에, 5만 원권 이런 게 있기 때문에 탈세를 쉽게 할 수 있는 거죠."

성실하게 세금을 내는 사람만 손해를 본다는 뿌리 깊은 인식을 바꾸려면 고소득 자영업자에 대한 보다 집중적인 관리가 필요합니다.

YTN 신윤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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