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통] 신동빈 회장 귀국...반격 카드는?

[뉴스통] 신동빈 회장 귀국...반격 카드는?

2015.08.03. 오후 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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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분쟁에 휘말린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이 오후에 귀국했습니다.

애초 지난주 귀국예정이었던 신동빈 회장이 급거 귀국한 배경을 놓고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는데요.

형인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이 아버지 신격호 회장의 지시서와 육성을 잇달아 공개하면서 수세에 몰리자 이를 만회하기 위해 귀국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신동빈 회장은 형인 신동주 전 부회장이 신격호 총괄회장과 함께 경영권 탈환을 시도한 지난주 이를 막기 위해 일본을 방문했고, 오늘 오후 귀국길에 올랐습니다.

신동빈 회장은 귀국 직후 포토라인 앞에 서서 이번 사태에 대한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먼저 국민 여러분께 이런 사태가 일어난 것에 대해서 진짜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미안합니다. 이런 사태가 빨리 해결되고 총괄 회장님의 창업 정신에 따라 국내외 있는 우리 그룹 기업들이 빨리 정상화되고 발전시키는 게 제 역할이라고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형이 해임지시서를 공개했는데요. 여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말씀 부탁합니다.)
"법적인 효력이나 그런 거 없는 서류라고 그렇게 생각합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귀국하면서 손에 쥔 반격카드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신동빈 회장은 향후 예상되는 아버지 신격호 회장과 형인 신동주 전 부회장과의 주주총회 표 대결을 의식해 일본에 머물며 우호세력 확보에 주력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신 회장이 귀국한 이상, 좀 더 적극적인 행동에 나설 것이란 관측입니다.

무엇보다 국내에서는 그동안 흐트러진 사내 분위기를 진화하고 자신이 '원롯데'라는 점을 분명히 할 전망인데요.

아버지 신격호 회장에게 명확한 의사를 재확인받는 일에도 주력할 것으로 보입니다.

동생이 반격의 카드를 가지고 돌아온 만큼, 신동주 전 부회장은 출국을 미루고 남아서 상황을 챙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대신 오늘 먼저 일본으로 떠난 아내 조은주 씨가 주총 표 대결에 대비하기 위해 광윤사와 롯데홀딩스 우리사주회 등 우호세력을 설득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동안 신동주 전 부회장은 아버지의 해임 지시서와 육성 등을 차례로 공개하며 신동빈 회장을 압박해 왔는데요.

어제는 신격호 총괄 회장의 경영권 분쟁과 관련된 동영상까지 공개했습니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저는 오늘 분명히 하고자 하는 것은 제가 둘째 아들 신동빈을 한국 롯데 회장·한국 롯데홀딩스 대표로 임명한 적이 없습니다. 70년간 롯데그룹을 키워온 아버지인 저를 배제하라고 한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고 용서할 수도 없습니다."

하지만 공개된 신격호 총괄회장의 발언 내용이 논리에 맞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우선 신동빈 회장을 한국 롯데 회장으로 임명한 적이 없다고 했지만 신동빈 회장은 이미 2011년에 한국 롯데 회장으로 공식 임명돼 5년째 한국 롯데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신동주, 한국은 신동빈이라는 후계구도로 10년간 경영 체제를 이어 온 상황에서 이해할 수 없는 발언이라는 분석인데요.

또 신격호 총괄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를 ‘한국 롯데홀딩스'라고 잘못 발언한 것에 대해서도 의문이 드는 상황입니다.

추가 폭로가 계속되면서 신동빈 회장 측도 즉각 반박에 나섰는데요.

고령의 총괄 회장을 이용해 법적 효력도 없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며 그룹의 안정을 해치는 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날이 갈수록 두 형제의 싸움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두 형제의 편에 선 인물들도 관심을 끌고 있는데요.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은 신선호, 신영자. 신동인 등 친족 일가가 자리하고 있고. 신동빈 회장 측에는 롯데그룹 이인원 정책 본부장, 롯데그룹 황각규 운영실장 등 전문 경영인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신동빈 회장 측과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이 끝내 타협하지 못할 경우 결국 주주 총회에서 결판이 날 것으로 보이는데요.

두 형제 모두 주주 총회에서 본인들의 승리를 장담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지분을 얼마나 가져야 승리의 깃발을 가져올 수 있는 걸까요?

[김방희, 생활경제연구소장]
"캐스팅보트 성격을 가진 지분이 있다는 건 분명합니다. 정체불명의 지분들이 있거든요. 그러니까 일본 주식회사 L펀드라는 지분도 있고 광윤사에는 우리 종업원지주에 해당하는 종업원지주회라는 것도 있습니다. 서로 이 부분을 자기표현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승리를 아마 장담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보시면 각자 가지고 있는 지분에 제 3자 지분들이 꽤 있습니다. 지금 우리사주조합이라는 게 12%가 있습니다. 신격호 명예회장의 지분도 28%가 있죠. 이 부분이 어떻게 행사되느냐가 사실 지주회사의 입장에서 상당히 중요하고요. 또 광윤사의 경우에는 정체불명의 펀드들이 지분을 가지고 있으므로 어떻게 보면 후진적 지배구조가 롯데그룹의 미래, 특히 후계구도를 예측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그러니까 양측 다 지금 주주총회와 이런 부분에서의 지분매집 다툼에 주력할 겁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귀국 직후 신격호 총괄회장이 머무르고 있는 롯데호텔을 찾아 아버지 신 회장을 약 5분간 만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매우 짧은 시간인데요, 신동빈 회장의 잘 다녀왔다는 말에 신격호 회장은 '어허'라는 한 마디를 남겼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두 부자의 회동, 어떤 이야기가 오고 간 걸까요?

그룹 경영권을 놓고 형제, 친족간 볼썽사나운 세 다툼으로 번진 롯데의 막장 드라마.

아버지 신격호 회장과 신동빈 회장이 모두 국민께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지만, 반성 없어 계속되고 있는 그들만의 싸움을 지켜보는 국민의 배신감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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