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출발새아침] "롯데 형제의 난, 지분보다 강력한건 아버지의 말한마디"

[신율의출발새아침] "롯데 형제의 난, 지분보다 강력한건 아버지의 말한마디"

2015.08.03. 오전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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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율의출발새아침] "롯데 형제의 난, 지분보다 강력한건 아버지의 말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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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신율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5년 8월 3일(월요일)
□ 출연자 : 정선섭 재벌닷컴 대표

- 국적불명 롯데? 주인은 일본, 돈벌어주는건 한국
- 롯데 형제의 난, 한국임직원들도 목숨 건 싸움
- 경영권 분쟁으로 문닫은 기업 많아, 경영위기 맞은 그룹도 다수
- 롯데 형제의 난, 8.15사면에도 영향 줄 것

◇ 신율 앵커(이하 신율): 요새 신문 1면에 매일 등장하는 회사가 바로 롯데 그룹입니다. 벌서 일주일 째 후계자 다툼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신동주-신동빈 형제의 난에서, 신격호-동빈 부자 갈등으로 양상이 조금 바뀌는 거 같은데요. 신격호 회장은 대국민 사과를 했죠. 그리고 사과를 하면서 “둘째 아들 신동빈을 한국롯데회장, 한국롯데홀딩스 대표로 임명한 적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도저히 이해 할 수도, 용서도 할 수 없다는 말도 덧붙였는데요. 오늘 귀국할 것으로 알려진 신동빈 회장의 답이 궁금합니다. 2라운드로 접어든 롯데 경영권 다툼, 재벌닷컴 정선섭 대표와 자세히 짚어봅니다. 정 대표님 안녕하십니까?

◆ 정선섭 재벌닷컴 대표(이하 정선섭): 네 안녕하세요.

◇ 신율: 롯데 그룹이 싸우면서 본의 아니게 어떤 논란이 있냐면, 롯데 그룹이 우리나라 기업이냐? 일본기업이냐? 여기에 사람들이 관심을 갖거든요. 어떻게 봐야 하나요?

◆ 정선섭: 소재지의 국적을 따지면 한국 롯데는 한국 기업이고, 일본 롯데는 일본 기업이겠죠. 그런데 롯데 그룹의 지배구조를 보게 되면, 일본 롯데홀딩스가 한국 롯데를 지배하고 있고, 호텔 롯데가 한국의 다른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는, 이런 구조이기 때문에, 주인은 일본 기업이고, 돈을 버는 것은 한국 기업이고, 그렇게 말 할 수 있겠죠.

◇ 신율: 그렇군요. 어제 신격호 회장이 “신동빈을 한국 롯데 회장, 한국 롯데홀딩스 대표로 임명한 적이 없다.” 이렇게 이야기했는데요. 롯데홀딩스를 한국 롯데홀딩스로 표현해도 되나요?

◆ 정선섭: 아니요. 롯데홀딩스라는 회사는 한국에 없고요. 일본 롯데홀딩스를 아마 표현을 잘 못한 것 같아요.

◇ 신율: 알겠습니다. 그런데 지금 신동주 전 부회장하고 동생인 신동빈 회장하고, 오늘 만날 수 있을 거라고 보십니까?

◆ 정선섭: 만나긴 어렵겠죠. 오늘 신동빈 회장이 귀국한다고 하니까, 지난 31일에도 항공편을 예약했다가 취소했기 때문에, 와야 오는 것이겠지만, 어쨌든 올 가능성은 높다고 할 수 있겠죠. 출국하고 귀국하는 시간이 다를테니까 만나기는 어렵겠죠.

◇ 신율: 그런데 어쨌든 들어오기는 들어온다고 이야기했을 때, 신동빈 회장이 우리나라에 들어온다는 의미는 어떤 걸까요?

◆ 정선섭: 일본에서 그동안 머물면서 아마 주주총회, 이런 걸 앞두고, 현지에 있는 임원들이나 임직원들을 다독였을 가능성이 있고요. 분위기를 좀 잡았겠죠. 그리고 이제 한국에 들어와서는 지금 어차피 아버지의 생각이 형에게 쏠려 있으니까, 현재 필요한 것은 한국 내의 임직원들을 다독일 필요가 있겠죠.

◇ 신율: 그런데 와서 아버지인 신격호 회장을 만날 수 있을까요?

◆ 정선섭: 글쎄요. 신격호 회장의 현재 분위기로 봐서는 아마 만나기가 그렇게 쉽지는 않을 것 같아요. 왜 그런가 하면, 일단 신영자 이사장이라든가, 그 가족들이 롯데 그룹 호텔 34층을 점거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지난번에는 그동안에 나온 이야기를 보면, 신격호 회장이 신동빈 회장을 보려고 했는데 신동빈 회장이 안 만났다는 것 아닙니까? 그런 이야기도 있고요. 또 신동빈 회장이 부친을 만나려고 했더니 안 만나려고 했다. 이런 이야기도 있었기 때문에, 만남이 이루어진다면 어떤 결론이 날 가능성이 있어요. 타협의 여지가 있겠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그런 것도 불투명하다고 봐야 되겠죠.

◇ 신율: 그런데 어쨌든 지금 신동주 전 부회장 같은 경우에는, ‘일본에서 주총이 열리면 자신이 유리하다’, 이런 이야기를 했는데요. 제가 여쭙고 싶은 것은, 신격호 회장의 말 한 마디가 아직도 주주총회라든지, 롯데 그룹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다. 이렇게 보는 게 맞을까요?

◆ 정선섭: 그건 당연하죠. 지금 가지고 있는 지분율을 떠나서, 창업주가 가지고 있는 힘이라는 것은, 그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지금 지분이 어쩌구 저쩌구 하면서 장차남이 자신들에게 유리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실제로, 저는 일본에 가보지는 않았지만, 통상적인 걸 보면 일본에서도 창업주가 가지고 있는 카리스마라고 할까요. 그런 게 굉장히 크고요. 거기 임직원들에게도 미치는 영향이 크죠.

◇ 신율: 그렇군요. 그런데 임직원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말씀하셨는데, 지금 한국 롯데 측은 예를 들면 신격호 회장이 자필 서명이 담긴 지시서, 이런 것도 법적 효력이 없다. 이렇게 나오고 있잖아요? 그렇게 이야기가 나온다는 것은 신격호 회장의 절대적인 카리스마에 복종하는 모습은 아니지 않을까요?

◆ 정선섭: 만약에 그 지지서가 법적 효력이 있다고 이야기를 해버리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그 영향력이, 사실상 신동빈 회장 측은 손을 드는 결과인데, 그렇게 말 할 수는 없을 것이고요. 그리고 이 지지서가 법적 효력이 있느냐? 없느냐? 하는 문제는, 이건 법적 효력을 따질 필요는 없어요. 왜냐면 이 지지서가 언제 어떤 의미로 사용되느냐에 따라서 다르기 때문에, 법적 효력에 대한 논란은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 신율: 제가 여쭤보고 싶었던 핵심은 뭐냐면, 지금 한국 롯데 측이 그런 이야기를 했는데, 그렇다면 그건 결국 신격호 회장과는 다른 길을 걷는다는 느낌을 줄 수 밖에 없는 거고, 신격호 회장도 어제 그랬지 않습니까? “신동빈의 눈과 귀를 가리는..” 이런 이야기를 했는데요. 결국은 그렇다면 우리나라 롯데 임직원들이 또 다른 피해를 볼 가능성도 있는 것 아니겠어요?

◆ 정선섭: 당연하죠. 지금 이런 형제 간의 갈등이 벌어지면서 나타나는 현상 중에 하나가, 임직원들, 특히 임원들 사이에 편 가름이 있다는 겁니다. 이미 측근이 누구고, 책사가 누구고, 이런 이야기가 나오잖아요. 그건 다시 이야기하면, 누가 잡느냐에 따라서 자기의 운명이 달렸다. 이러다보니까 줄 서기를 하게 되는 거죠. 우리가 통상적으로 재벌가의 싸움을 보면, 그 이면에는 가신들의 전쟁이 있어요. 지금 롯데 그룹에서 벌어지는 현상이 그와 유사하리라, 이렇게 추정할 수 있죠.

◇ 신율: 그러니까 결국 밑에 단계에서도 목숨을 건 사생결단 싸움을 벌일 수 밖에 없다는 말씀이시네요?

◆ 정선섭: 그렇죠.

◇ 신율: 그런데 어쨌든 법적 효력을 떠나서, 그렇게 창업주의 절대적인 카리스마가 존재하는 것이 우리나라 혹은 일본의 재벌 그룹의 모습이라면, 사실 주말에 왔던 시게미쓰 하쓰코여사, 두 형제의 어머니이죠. 이런 분의 중계역할이나, 다른 분들의 역할 같은 것도 그렇게 큰 의미를 줄 수는 없겠네요?

◆ 정선섭: 하쓰코 씨의 경우에는 어느 한 쪽의 편을 들기 어려울 거예요. 둘 다 자신의 친 자식인데, 어느 한 편을 서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영원히 원수가 되기 때문에, 오히려 화해하는 쪽으로, 그리고 한국에 왔던 이유는, 제가 보기에는 신격호 회장의 의사를 정확히 알고 싶었던 것 같아요. 그랬을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 신율: 아, 그렇군요. 그랬을 가능성을 사실로 했을 때는, 지금 일각에서 제기되는 신격호 회장의 건강이상설, 이런 건 사실 상 불신해도 된다고 봐도 되지 않겠어요?

◆ 정선섭: 94세의 고령의 나이에 건강이 정상이라고 하면, 그건 좀 과장된 해석인 것 같고요. 걸어다니거나 이런 모습들이 육체적으로 고령인 건 확실한 것 같은데요. 그런데 의식 상태는 그럴까요? 저는 거기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있는데, 예를 들면 지지서라는 것의 글자를 보면, 굉장히 힘이 있더라고요. 그런 점에서 의식 상태는 그래도 있지 않겠나? 이런 생각을 해봐요.

◇ 신율: 그리고 어제인가요? TV에서 동영상으로 보여준 모습 있지 않습니까? 그 모습을 보더라도 정신이 혼미하거나, 그런 것 같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 정선섭: 그럼요. 신격호 회장은 잘 아시다시피, 연세에 비해서 굉장히 활동력도 강하고, 재무에 대한 파악력도 굉장히 강하고, 그런 것으로 알려져 있죠.

◇ 신율: 그러니까 결국 신격호 회장이 건강이 미약하다든지, 이런 것들은 하나의 음해일 수 있다고 할 수 있겠군요.

◆ 정선섭: 그건 누군가의 이해에 의해서 말이 오갈 수는 있겠죠.

◇ 신율: 그렇군요. 그렇다면 어쨌든 주총이 열린다고 하더라도 신격호 회장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 이렇게 볼 수 있겠네요?

◆ 정선섭: 그럼요. 일단 대주주이면서, 가지고 있는 영향력이 일단 있기 때문에, 어느 쪽의 손을 드느냐에 따라서 상황이 많이 달라질 수 있는 거죠.

◇ 신율: 그리고 또 한 가지는 뭐냐면, 어쨌든 둘 중에 누군가가 승자가 될 것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둘 중의 하나가 승자가 되든, 롯데의 이미지에는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았던 것 같아요. 과거에 다른 재벌 기업에서도 형제의 난이 있지 않았습니까? 그런 사례를 봤을 때, 어느 정도의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보십니까?

◆ 정선섭: 어느 정도라고 계량적이라고 말씀드리기는 어렵습니다만, 롯데 그룹의 경우에는 이미지가 일본에서도 그렇고 한국에서도 그렇고, 조금 모호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단 말이에요. 이번 상황에서 롯데에 대한 국내에서의 이미지는, 예를 들면 ‘경박단소한 사업에 치중하면서 서비스업 쪽에서 돈만 벌었다’ 이런 비난도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국적불명, 이런 것까지 나오면서, 이미지에 크게 타격을 입죠. 그리고 통상 재벌가의 싸움을 보면, 형제나 혈족 간의 분쟁이 끝난 뒤에 문을 닫은 곳이 굉장히 많습니다. 진로 그룹도 문 닫았었고, 지금 금호라든가 두산이라든가, 경영위기에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기업의 장래를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죠.

◇ 신율: 그렇군요.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더 여쭙겠습니다. 지금 롯데 그룹의 이 문제가, 8월 15일 광복절에 경제계 인사의 특사에도 영향을 미칠 거라고 보십니까?

◆ 정선섭: 저는 재벌에 대해서 국민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들에, 굉장히 부정적인 역할을 할 거라고 봅니다. 그래서 아마 정치권에서도 사면 문제 등을 생각할 때, 아마 영향이 없지는 않을 거라고 봅니다. 만약에 사면을 단행했을 때 오는 역풍이 있을 수 있으니까, 조심스럽겠죠.

◇ 신율: 사실 이번 롯데 그룹의 싸움을 보면서, 우리나라 재벌의 소유구조라는 것이 아직도 굉장히 원시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 정선섭: 네, 전 근대적이고, 봉건적이다. 이런 생각을 많이 갖게되죠.

◇ 신율: 21세기인데 19세기적인 지배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런 점을 굉장히 안타깝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은데요.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정선섭: 네 감사합니다.

◇ 신율: 지금까지 정선섭 재벌닷컴 대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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